예상보다 빠른 확산세…1천100명대 건너뛰고 1천241명 직행(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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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빠른 확산세…1천100명대 건너뛰고 1천241명 직행(종합)

1천241명 신규확진, 코로나19 유행후 최다…지역발생 일평균 1천6명연말연시 특별방역 효과 주목…안 통하면 거리두기 3단계 격상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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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이브에도 임시선별진료소에 길게 늘어선 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당국의 예상보다 빨라지는 분위기다.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집단감염이 속출하면서 일일 신규 확진자가 1천200명 선까지 넘으면서 또다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방역당국의 예측을 약간 웃도는 것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이번 주 하루 확진자 규모를 1천∼1천200명으로 예상했었다.

특히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도 28%에 육박하면서 정부의 방역 대응에 비상등이 켜졌다. 감염경로 불명 사례가 많으면 많을수록 'n차 전파'의 위험이 커져 코로나19 확산세도 더 거세지게 된다.

정부는 전국 식당 5인 이상 모임 금지, 겨울 스포츠시설 운영 중단, 해돋이 명소 폐쇄 등을 골자로 한 연말연시 특별방역 대책을 통해 최대한 유행을 억제해 본다는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통하지 않을 경우 남는 카드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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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진료소에도 찾아온 크리스마스

 

직전 최다 기록은 지난 20일의 1천97명이었는데 닷새 만에 깨진 것이다.

신규 확진자 수는 3차 대유행 여파로 최근 1천명 선을 오르내리다가 이날은 1천100명대도 건너뛰고 곧바로 1천200명대로 직행했다.

이달 18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일간(12.19∼25)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1천64명→1천51명→1천97명→926명→867명→1천90명→985명→1천241명이다.

이 기간 하루 평균 1천37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지역발생 확진자도 일평균 1천6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1천명을 넘어섰다. 3단계 격상 기준(전국 800∼1천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환자 증가시)을 꽉 채우고도 남는 셈이다.

최근의 확산세는 의료기관·요양시설 등 취약시설과 직장·학교·어린이집·소모임 등 일상 공간의 집단감염이 동시에 터져 나오는 영향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확산세가 올겨울 내로는 잡히지 않고, 앞으로 1천200명대를 넘는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감염이 수도권을 넘어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데다 특정한 집단감염에 속하지 않고 어디서 감염됐는지 모르는 환자도 계속 나오고 있어 당분간 신규 확진자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감염자 숫자를 줄이는 특별한 조치가 필요한 때로, 지금이라도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감염경로 불명 사흘째 27%대…기모란 교수 "연내에 감염 재생산지수 1 이하로 떨어뜨려야“


이런 상황에서 감염경로 불명 사례 비율도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전날까지 2주간 새로 확진된 1만3천439명 가운데 27.8%에 해당하는 3천731명의 감염경로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비율은 이달 들어 6일까지는 15∼16%대를 유지했으나 8일(20.7%) 20%를 넘은 뒤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22∼24일(27.1%→27.4%→27.8%) 사흘간은 연속 27%대를 나타냈다.

확진자 10명 중 3명가량은 감염 경로를 모르는 것으로, 이는 지금도 어디선가 '조용한 전파'가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당국의 역학조사 역량이 확진자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방역당국은 이번 3차 대유행을 유례없는 '강력한 도전'으로 규정하면서 국민적 협조를 구하고 있다.

특히 이날 성탄절을 비롯해 연말연시에 가급적 외출하지 말고 집에 머물러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방대본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주말 성탄절 연휴를 맞아 각종 모임·행사가 증가해 사람 간 접촉이 늘어나고 감염이 더 확산하면 이후에 많은 사람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위기가 올 수도 있다"면서 "계획한 모든 모임과 약속을 취소하고 집에서 안전하게 연휴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금은 특정한 지역이나 공간에 대한 방역이 효과를 내기 힘든 시점으로, 전 국민이 최대한 집에 머물면서 접촉을 줄어야 한다"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모두 알고 있고, 이제는 다시 실천해야 하는 때"라고 말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감염 재생산지수를 보면 1.16 정도인데 '폭증'은 아니지만 어쨌든 '증가' 양상임을 나타낸다"면서 "(사람 간) 접촉을 줄이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검사를 공격적으로 해서 연내에 감염 재생산지수를 1 이하로 떨어뜨려서 새해 확진자 수가 감소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주변의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1을 초과하면 '유행 지속', 1 미만이면 '발생 감소'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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