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첫 흑인여성 법무 FIFA 수사로 "놀라운 국제무대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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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첫 흑인여성 법무 FIFA 수사로 "놀라운 국제무대 데뷔"

14328538571190.jpg미국, FIFA 잡는 '세계경찰'(AP Photo/Mark Lennihan)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미국 최초 흑인 여성 법무장관인 로레타 린치(55)가 국제무대에 화려한 데뷔를 했다.

 

27일(현지시간) 국제축구연맹(FIFA) 간부들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를 발표하면서다.

 

민주·공화당 간 인신매매처벌법안을 둘러싼 충돌로 지명 166일 만에야 가까스로 의회 인준의 문턱을 넘었던 그가 불과 취임 한 달여 만에 지구촌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대형 부패의혹 사건의 수사를 지휘하게 된 것.

 

린치 장관은 이날 뇌물수수 의혹으로 유럽에서 체포된 FIFA 간부들에 대한 기소 방침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이들은 자신들만의 이익을 꾀하고 자신들만의 지갑을 불렸다"고 성토했다.

 

또 "미 법무부는 이러한 관행을 종식하고 부패를 척결하며 범죄자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뉴욕에서 한 이 기자회견은 CNN은 물론 ESPN 등 스포츠 전문 네트워크 등을 뜨겁게 달궜다.

 

이를 두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8일 '로레타 린치, 국제무대에 놀라운 데뷔'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폴리티코는 "취임 한 달이 지나서 그녀가 미국이 주도하는 FIFA 부패 척결을 수사한다는 극적인 발표를 통해 더욱 주목받는 데뷔를 했다"고 전했다.

 

독일의 타블로이드신문 빌트도 "린치가 지진처럼 FIFA를 충격에 빠뜨렸다"고 보도했다.

 

마크 코랄로 존 애시크로프트 전 미 법무장관의 보좌관은 "그녀가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들의 기소방침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했다"며 "그녀가 어떤 인물인지 미국인에게 각인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오랜 정치적 동지인 댄 파이퍼 전 백악관 선임고문은 "많은 미국인은 정부가 하는 어떤 일보다 이러한 정보를 소비할 것"이라며 "ESPN과 인터넷 사이에서 이 소식이 넓게 퍼졌다"고 말했다.

 

'폴리티코 유럽'에는 "세계 축구계는 새로운 영웅을 갖게 됐다"며 "펠레와 마라도나, 메시에 아오 로레타 린치"라는 내용을 담은 한 기고 글도 실렸다.

 

다만, 이번 수사로 미국이 2026년 월드컵 유치 경쟁에서 멀어졌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폴리티코는 "이는 축구계를 정화하기 위해 미국인들이 치러야 할 대가"라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 사법당국의 FIFA 수사에 대해 "자국의 사법권을 다른 나라로 확대하려는 (미국의) 노골적인 시도"라고 강하게 비난하는 등 국제사회의 반발도 린치 장관에게는 부담이다. 

 

코랄로 전 보좌관은 "린치 장관의 '축구계에 대한 십자군 전쟁'이 외국에서 힘든 상황에 봉착할 수 있겠지만, 그녀가 미국인들과 미 의회의 폭넓은 지지는 받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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