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와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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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많은 사람들이 짐과 십자가를 혼돈하고 있다. 짐과 십자가는 다르다. 흔히 질병의 십자가, 가난의 십자가, 시어미니 십자가, 남편과 아내의 십자가, 자식의 십자가 등 어려운 일은 다 십자가로 말한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십자가가 아니라 짐이다.


짐은 자신이 져야 할 고통을 말하고 십자가는 자신의 죄나 잘못 없어도 그리스도 때문에 당하는 고통이 십자가이다. 바울의 육신의 병은 십자가가 아니라 병 짐이다. 그러나 아무 죄도 없이 그리스도를 위해 복음을 전하다가 사십에 하나 감한 매를 맞았고, 옥에도 가서 큰 고난을 받았다. 이 고난은 자신의 잘못 때문에 지는 고난이 아니라 그리스도 때문에 받는 고난의 십자가이다.

 

성경은 짐에 대하여 말하기를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11:28-30)라는 말씀처럼 짐은 지고 올 것이 아니라 주님께 내려놓고 쉬라고 하였다. 병 짐, 수고의 짐, 근심의 짐, 모든 짐은 그리스도의 사랑과 능력으로 지면 쉬우니 이 짐은 가볍고 쉽다고 하며 짐은 내려놓으라고 하셨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던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9:23) 라고 하셨다. 그러나 보통사람들은 주님의 가르침과는 반대로 살아가고 있다. 져야 할 십자가는 벗어 버리고 벗어야 할 짐은 매일 매일 지고 다니는 것이다. 주님께 맡겨야 할 짐과 내가 져야 할 십자가를 혼돈하면 날마다 십자가는 벗어 던지고 수고와 질병과 고난의 짐만 매일 지고 다니게 되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셔서 주님이 지셔야 할 짐을 우리에게 맡기는 분이 아니라 오히려 짐을 대신 져 주신 분이시다. 성경은 우리의 연약한 것을 친히 담당하시고 병을 짊어지셨도다”(8:17)라고 말씀하고 있다. 또한 우리가 매일 매일 져야 할 짐도 자신의 힘으로 지려면 힘들어 지지 못하나 때로는 사랑과 주님의 능력으로 지면 그 짐은 가볍고 쉽게 지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십자가 없는 영광이 없음같이 십자가 지지 않고 영광의 면류관을 쓸 수는 없는 것이다. 마라톤 선수가 풀코스로 다 달리는 수고가 있은 후에 면류관이 쓰는 것 같이 선한 싸움 싸우고 달려갈길 마치고 믿음을 지켜야 생명의 면류관을 쓰게 될 것이다.

 

무거운 짐들은 주님께 맡기고, 져야 할 짐이 있다면 내 짐은 가볍고 내 짐은 쉬우니라 하신 말씀의 뜻을 알아야 한다. 소의 멍에가 등에 맞으면 짐을 쉽게 끌고 갈 수 있다고 한다. 주님의 능력을 받으면 짐을 쉽고 가볍게 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십자가는 벗어던지면 안 된다. 성경은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의 몸 된 교회를 위하여 내 육체에 채우노라는 바울의 고백이 우리의 고백이 되어야 한다. 벗어야할 짐은 매일 매일 지고 다니고 져야할 십자가는 벗어 던지는 삶에서 짐은 주께 맡겨 쉼을 얻고 십자가는 즐거움으로 지고 사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기대해 본다.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정인찬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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