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식당가의 변신…오너家 화수분→맛집 경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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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식당가의 변신…오너家 화수분→맛집 경연장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백화점 식당가가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오너와의 특수관계가 아니면 입점을 꿈도 꾸지 못하는 공간이었으나 시대가 변하면서 전국의 유명 맛집들이 모여 경연을 벌이는 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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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강남점 꼴라주 [신세계백화점 제공]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14층 식당가에는 기존에 없던 유명 맛집들이 대거 입점해 9월 중순 개장할 예정이다.


 

최근 유행하는 고급 초밥전문점의 원조격인 '스시초희'와 스타 셰프 최현석의 유러피언 캐주얼 레스토랑 '엘본그랑카페', 중화요리 대가 여경옥 셰프의 중식 맛집 '루이' 등이 포함됐다.


과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롯데백화점 본점 식당가는 총수 일가와의 특수관계가 아니면 입점을 꿈도 꾸기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소공동 본점에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가 운영하는 비빔밥전문점 유경과 냉면전문점 유원정, 커피전문점 마가레트 등이 입점해 있었고 이중 유원정과 마가레트는 지금도 성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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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식당가 유원정 [연합뉴스 자료사진]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서씨 회사와의 관계를 단계적으로 정리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경쟁력 있는 유명 맛집 위주로 식당가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거 정지선·교선 오너 형제가 대주주인 식품계열사 현대그린푸드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던 현대백화점도 전국의 유명 맛집 위주로 식당가를 재편하고 있다.


팥빙수 전문점 '밀탑'의 성공으로 재미를 봤던 현대백화점은 최근 무역센터점 지하 1층에 서래마을 맛집인 이탈리안 레스토랑 '르지우'의 정호균 셰프가 처음 선보이는 이탈리안 퓨전 레스토랑 '시그니처랩'을 선보였다.


'시그니처랩'은 백화점에서는 유일하게 고정 메뉴 외에 2~4주 단위로 신규 메뉴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제철 식품을 활용한 창의적 메뉴 구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현대백화점은 설명했다.


또 이달 초 압구정 본점 지하 1층에는 '장미 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이탈리안 젤라토 브랜드 '아모리노'를 업계 최초로 선보여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압구정 본점과 신촌점, 무역센터점 등에서 지금도 성업 중인 본가스시와 한솔냉면 등은 현대그린푸드에서 운영하는 식당이어서 오너 일가와의 관계가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본가스시와 한솔냉면은 오너 일가와 관련이 있어서라기보다 그 자체로 맛집으로 이름난 식당들"이라며 "이제는 식당 자체의 경쟁력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만큼 유명 맛집을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수 년 전 계열사인 신세계SVN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신세계백화점도 최근 식당가에 유명 맛집들을 대거 유치했다.


올해 초 증축 오픈한 신세계 강남점의 11층 식당가에는 그동안 백화점에 매장을 내지 않았던 냉면 맛집 '평양면옥'이 처음으로 입점했고, 유명 요리사인 이형준씨가 운영하는 프랑스식당 '꼴라주'도 선보였다.


신세계 영등포점도 트렌디한 맛집이 몰려 있는 강남과 홍대에서 줄을 서 기다리지 않으면 맛볼 수 없는 유명 식당들을 다수 끌어왔다.


불맛 짬뽕으로 유명한 중식 브랜드 '초마'와 개인 취향대로 양과 굽기 조절이 가능한 스테이크 전문점 '후쿠오카 함바그', 가로수길 프리미엄 떡볶이 '빌라 드 스파이시' 등이 대표적이라고 신세계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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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시그니처랩 [현대백화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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