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유치보다 제주도민 안전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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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유치보다 제주도민 안전이 우선이다

(서울=연합뉴스) 제주도에 관광객이 늘면서 이들의 범죄가 끊이지 않아 도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제주시 성당에서 기도하던 중 중국인 첸모(50) 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치료를 받던 김 모(61·여) 씨가 끝내 숨을 거뒀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으로 부인을 잃은 김 씨 남편(64)은 혼절해 119구급대가 출동했다고 한다. 피의자 첸 씨는 지난 13일 무사증으로 입국, 22일 출국 예정인 관광객이었다. 그는 피해자를 보고 갑자기 바람 난 전 아내들이 생각나서 홧김에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이번 중국인 묻지마 칼부림은 지난 12일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 음식점에서 여주인과 손님을 때려 뇌출혈과 얼굴골절 등 상해를 입힌 데 뒤이은 것이다. 당시 중국 관광객 8명은 외부에서 사 온 술을 음식점 안에서 마시려다 실랑이가 벌어지자 집단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올해 5월에는 관광가이드 일을 하던 중국인 쉬 모(33) 씨가 평소 알던 중국인 여성을 살해한 뒤 돈을 뺏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중국인들에 의한 강력 범죄가 잇따르자 제주 지역사회가 불안으로 술렁이고 있다. 중국인들이 많이 몰리는 제주시 연동, 노형동 일대 주민들은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제주에서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 347명 가운데 69.2%인 240명이 중국인이었다. 또 살인, 강간 등 외국인이 저지른 강력 범죄의 대부분이 중국인에 의한 것이었다. 제주경찰청은 외국인 범죄가 빈발하는 제주시 연동·노형동을 외사치안안전구역으로 설정했지만, 범죄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제주도 내 중국인 범죄 증가는 이곳에 중국인이 급증한 때문이다. 등록 외국인, 불법 체류자, 무사증입국 관광객 등 제주에 머무는 중국인이 최소 3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제주도 내 외국인 관광과 투자 활성화를 위해 입국 및 체류 조건을 크게 완화한 데 따른 것이다. 제주도를 30일 이내로 관광하거나 단기 방문하는 중국인들은 사증 없이 입국할 수 있다. 5억 원 이상을 투자하면 영주권도 얻는다. 이 때문에 제주도 내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자가 급증해 2014년 6월 말 현재 중국인 소유 토지는 국토 최남단 마라도의 20배 가까운 면적인 592만2천㎡에 이르렀다. 중국인 소유 토지 면적은 2009년 2만㎡에서 5년 새 약 300배 늘어났다. 중국인들의 부동산 투자로 땅값이 치솟고, 중국인에 의한 범죄가 증가하자 주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제주도 내 중국인 불법 체류자들의 우리 본토 밀입국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식점 집단 폭행이 일어나고 나서 중국 당국은 피의자들을 '여행 비문명행위 기록'(블랙리스트)에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은 한국에 최대의 외국인 관광 시장이다.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이것이 우리의 치안 불안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중국 당국과 협력하거나 출입국 심사를 강화해 우범자나 범죄 위험인물을 걸러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무비자 입국제도나 투자유치 정책의 부작용이 더 커지기 전에 보완하는 것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외국인이 많은 지역의 치안을 확보해 도민이 불안에 떨지 않게 해야 한다. 제주도의 세계적인 청정 관광지 명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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