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 뉴스목록
-
'오피스' 홍원찬 감독 "칸영화제 관객 반응 예상 밖"미드나잇 상영…배성우 "내가 끔찍한 짓을 해야 칸에 초청돼" (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제68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오피스'가 초청된 비경쟁 '미드나잇 상영'은 이름 그대로 한밤에 상영되는 장르영화 중심 부문이다. '오피스'는 19일 새벽(현지시간) 칸 영화제에서 가장 큰 극장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처음 공개된 '오피스'는 공포와 스릴러를 접목해 이 부문에 잘 어울리는 영화다. 상영회에서는 관객이 깜짝 놀라거나 무서워할 법한 장면에서 웃음소리나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이날 오후 칸 해변에 있는 한국관에서 만난 '오피스'의 홍원찬 감독과 배우 배성우는 이런 관객의 반응이 예상 밖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홍 감독은 "관객들이 별로 무서워하거나 깜짝 놀라지 않아서 재미있기도 하고 의도대로 전달되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며 "'이 포인트에서 두려워할까'가 항상 고민인데 다른 나라 관객에게는 다른 반응이 나오는 걸 보니 정서 차이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오피스'는 홍 감독의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이 때문에 자동으로 칸 영화제가 초청 감독 가운데 신인 감독에게 주는 황금카메라상 후보가 됐다. 이날 저녁 진행된 황금카메라상 후보 26명에 대한 포토콜 행사에서 그는 역시 연출 데뷔작을 들고 칸을 찾은 할리우드 배우 내털리 포트먼과 나란히 서서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기도 했다. 홍 감독은 수상에 큰 기대는 없다면서 무엇보다 시간이 촉박한 가운데 영화를 출품해 기술적인 면에서 완벽하지 못했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고 했다. 홍 감독은 "컴퓨터그래픽(CG), 색보정(DI) 같은 기술적인 면에서 영화가 최종본이 아니다"라며 "상영 전에 걱정이 많았는데 별일 없어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칸에 온 것은 영광스럽고 자극이 되는 일이지만, 사실 개봉해서 한국 관객 만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영화 만드는 작가는 결국 다음 작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다시 시작하는 데 대한 고민을 더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피스'는 자신의 가족을 살해하고 종적을 감춘 회사원 김병국(배성우)이 다시 회사에 출근한 모습이 CCTV에서 발견되고 회사 인턴 이미례(고아성)를 비롯한 동료들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는 이야기다. 약육강식의 세계인 직장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을 추적하는 이 영화에는 공포와 스릴러 요소가 뒤섞여 있다. 홍 감독은 "처음 아이템으로는 호러에 가까웠지만, 사회적인 부분이 있으니 현실성을 살려야겠다 싶어 스릴러 쪽으로 손을 봤다"며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정하면서 공포와 스릴러 요소를 혼합했다"고 설명했다. 홍원찬 감독, 배우 배성우 홍 감독과 함께 칸을 찾은 배우 배성우는 이번에 '진기록'을 세웠다. 올해 칸 영화제에 초청된 영화가 모두 그가 공연한 적이 있는 배우들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집으로 가는 길'을 같이 찍은 전도연은 '무뢰한'으로, '몬스터'에서 함께한 김고은은 '차이나타운'으로 각각 이번에 칸을 찾았다. 또한 '마돈나'의 서영희와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을 찍었다. '김복남 살인사건'은 2010년 칸 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됐던 작품이지만, 당시 그는 칸을 방문하지는 않았다. 배성우는 "내가 끔찍한 일을 할 때마다 (작품이) 칸에 오나 보다"며 "내가 나올 때 관객들이 싫어하면 좋다"며 웃었다. 그는 '김복남'과 '마돈나' 두 작품에서 모두 악행을 저지르는 역할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칸에서의 경험이 앞으로 연기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질문을 받자 배성우는 "일단 영어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연기 자체는 좋아서 즐겁게 하는 일이므로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cherora@yna.co.kr
-
5.17 용인시 복음화 대성회 큰 감동의 물결용인 10개 지역 연합회 회장들의 선창과 1만명의 대답은 하나였다. “예수 그리스도” 시청광장은 예수 그리스도로 가득했다. 이 땅을 창조한 분도 “예수 그리스도” / 인류를 구원한 분도 “예수 그리스도” / 죽음을 이기신 분도 “예수 그리스도” / 죄에서 자유를 주신 분도 “예수 그리스도” / 성도들과 영원히 함께 하는 분도 “예수그리스도” / 성도에게 능력 주시는 분도 “예수 그리스도” / 교회에 머리가 되시는 분도 “예수 그리스도” / 용인지역 20만 성도를 가장 사랑하는 분도 “예수 그리스도” / 용인지역 100만 영혼을 가장 귀히 여기는 분도 “예수그리스도” / 이 땅에 다시 오실 분도 “예수 그리스도” 라는 구호제창이 있었는데 감동과 일치, 연합과 사랑, 결단과 믿음이 담긴 고백이었다. 용인지역 800교회와 20만 성도는 하나였다. 예수 그리스도가 머리가 되시고 용인지역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었다. 기독교의 본질을 회복하는 시간 이었고, 한국교회에 모델을 보여주는 시간이 되었다. 대성회 공동대회장 김종원목사 인도로 시작된 대성회는 대표대회장 임오길 목사의 개회선언을 통해 "하나님은 출애굽기 20장 6절에서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고 약속하셨다." 면서 "이번 대성회를 통해 개인과 가정, 용인시, 대한민국이 복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명예대회장 박영규 목사의 환영사로 진행 되었으며, 2.000명 연합성가대가 찬양하는 "할렐루야" 찬양이 울려 퍼질 때 대성회에 참석한 1만명이 모두 일어나 함께 하나님께 영광 돌렸다. 전주 바울교회 원팔연 목사가 “선민이여 꿈을 가집시다”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하였다. 설교에서 원목사는 요셉이 꿈을 꾸면서부터 핍박이 시작 됐지만 끝까지 유혹을 물리치고 믿음으로 승리하게 된 것처럼 우리 성도들도 꿈을 가지고 승리하므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자고 하였다. 이날 특별기도회 순서는 준비부위원장 임병선목사 인도로 진행되었는데 민규식목사, 김종우목사, 곽승욱목사, 조복희목사, 박은조목사가 각각 진행하였으며 교역자 부부찬양대가 “보라 내가 새일을” 이란 찬양을 불렀다. 감사와 환영순서는 공동준비위원 신용수목사가 인도 했는데 명예대회장 소강석 목사는 축사를 통하여 용인시 기독인들이 함께 뭉쳐야 하기에 힘을 합하기 위하여 주일 저녁예배를 교회에서 안 드리고 이 자리에서 함께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상임대회장 윤호균 목사는 격려사를 통하여 성도들이 함께 하나님을 섬기며 연합하여 나아갈 때 용인시 복음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하였다. 정찬민 용인시장은 인사말을 통하여 영적 성장과 지역안정을 위한 복음의 빛을 전달하는 복된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하였으며, 신현수 용인시의회 의장은 인사말을 통하여 100만 도시로 성장을 앞두고 있는 용인시에 성도들의 기도는 용인시를 희망과 사랑이 넘치는 도시가 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행사를 축하하고 격려하였다. 이날 성금 전달식도 있었다. 용인시기독교총연합회(이하 용기총)에서 용인시청에 이웃에 써달라고 1천만원을 용기총 실무회장 이철수 목사가 정찬민 용인시장에게 전달 하였다. 특별순서로는 테너 박주옥, 팝페라가수 임지은, 찬양사역자 송정미, 그리고 라이즈업워십밴드 등이 함께하여 행사를 더욱 다채롭고 은혜스럽게 하였으며 대표고문 변우상 목사의 축도로 은혜스럽게 대성회를 성황리에 마무리하였다. 대성회 대회장 이철수목사는 환영사 글을 통해 ‘금번 5.17 용인시 복음화 대성회야말로 용인의 영적 구도를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고, 준비위원장 김정민목사는 감사의 글을 통해 ‘대성회를 위해 힘써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무엇보다 지난 5개월동안 준비를 위해 함께 해주신 대회장 이철수 목사님을 비롯하여 우리 실무임원 전형주 목사님, 신동권 목사님, 김태진 목사님, 임병선 목사님, 유석윤 목사님, 이병희 목사님, 김현기 목사님, 최광희 목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라고 감사의 글을 전했다. 찬양사역자 - 송정미 팝페라가수 - 임지은 / 테너 - 박주옥 성금전달식 - 좌로부터(용인시장 정찬민). (준비위원장 김정민). (대회장 이철수) 송정미 찬양사역자와 용기총 임원진.
-
창작연희극으로 재탄생하는 지저스서양의 대표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를 한국의 연희극으로 탈바꿈시키는 공연이 시도된다. 한국예술종합학교(총장 김봉렬)는 전통예술원 연희과 제19회 정기발표회로 창작연희극‘Jesus Christ Superstar'를 5월 21일(목), 22일(금) 오후 7시 30분, 5월 23일(토) 오후 4시 3회에 걸쳐 석관동캠퍼스 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이번 공연 작품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와 그의 파트너인 팀라이스의 ‘Jesus Christ Superstar’. 자유와 평화를 갈구하는 록 오페라 스타일의 뮤지컬로 록과 로큰롤, 팝발라드 등 우리에게 익숙한 노래가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원작을 전통예술원 연희과 학생들이 표현해 낼 수 있는 전통연희와 접목하여 한국적 뮤지컬로 재창작해 관객 앞에 선보인다. 전통연희의 극술을 모티브로 하고 전통적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공연의 완성도를 높여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작품은 이태훈 연출에 의해 재구성되었으며, 총 2막으로 나뉘고 24개의 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러 국악기와 베이스 및 일렉기타, 드럼 등의 악기가 편성됐으며, 안무는 무대움직임, 한국무용, 재즈 안무가의 지도로 만들어졌다. 특히 만 15세 입학으로 화제를 모은 김태현군이 극 전체의 리듬을 이끄는 드럼 연주를 맡는다. 전통예술원 연희과 최창주 교수는 “이번 공연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의 다양한 예술과 뮤지션 등의 만남과 협업 등을 통해 서로 다름을 알고 또한 역시 같음을 깨달으며 서로 가진 것들을 교환하여 자양분으로 작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의도를 밝혔다. 전통예술원 연희과는 한국전통예술의 여러 분야 중에서 풍물·탈춤·무속·전문예인집단 연희 등 과거 우리 민족의 생활속에서 향유되고 전승된 다양한 전통연희를 실기중심으로 학습하여 전통연희의 본질과 정서를 회복하는데 1차 교육목표가 있고, 나아가 이를 창조적으로 계승하고 현대와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연희예술 · 연희극을 만들어 내어 미래의 전통예술 창달에 이바지 하는데 궁극적 목적이 있다. < 창작연희극 ‘Jesus Christ Superstar’를 연습하는 전통예술원 연희과 학생들의 모습>
-
<★토크> 장미희 "장모란은 새로운 캐릭터…뿌듯했어요"KBS '착하지 않은 여자들'서 우아하고 귀여운 장모란 창조 연기·패션 큰 화제…"나이요? 의식하지 않고 살아요"(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아름다운 밤이에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면 전혀 이상하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한국 영화 시상식에서, 그것도 1990년대에 불쑥 이런 '버터 같은' 말을 내뱉었더니 '파장'이 엄청났다. 너무 뜬금없어 황당함을 안겨줬고, 정말 신선했지만 폭소를 유발했던 이 수상소감은 두고두고 입에 오르내리고, 패러디 되면서 대중문화계의 최고 유행어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 발언의 '저작권자'가 자신의 발언을 패러디하는 날이 오기도 했다. 세월은 그렇게 바위에 구멍도 내고, 물길도 바꾼다. 지난 14일 종영한 KBS 2TV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서 우아하고 귀여운, 기품있으면서 코믹한 중년 여성 장모란을 창조해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영원한 여배우' 장미희(58)다. "장모란은 기존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캐릭터가 아닌, 새로운 캐릭터여서 정말 좋았어요. 장모란 캐릭터뿐만 아니라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라는 좋은 작품을 해냈다는 뿌듯함이 큽니다. 잘 끝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요." 그간 부지런히 촬영장과 강단(명지전문대 연극영상과 교수)을 오가며 활동했지만, 인터뷰에는 인색했던 장미희를 18일 전화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장미희만이 할 수 있는 우아하고 귀여운 캐릭터가 탄생했다.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기본적으로 작가 선생님이 잘 써주신 덕분이다. 초반에는 장모란이 냉소적이고 절제된 모습의 묘령의 여인이었다. 그러다 초중반 순옥(김혜자 분)과 공동의 아픔을 인식하고 서로를 이해하면서, 어려서부터 갖고 있었지만 누구에도 보여주지 않았던 좋은 천성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장모란이 순옥을 가족 같은 언니로 여기기 시작하면서 그를 둘러쌌던 오랜 어둠이 걷히고 본래의 따뜻함이 나왔다. --공원에서 순옥과 셀카봉을 찍는 장면은 특히 압권이었다. 너무 천연덕스럽게 코믹 연기가 나왔다. ▲셀카봉이라는 것을 촬영 날 처음 봤다. 너무 재미있고 좋더라.(웃음) 그 장면이 장모란에게는 전환점이 되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그전까지 순옥의 꼬집고 할퀴는 말에 서러워서 울다가 함께 사진 찍으면서 모란이 이전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그래서 나도 준비를 많이 한 장면이다. --코믹 연기가 너무 자연스러워 시청자가 놀랐다. ▲보통 드라마는 기획의도와 초반 대본만 보고는 전체 상황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그런데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4회까지만 대본을 읽었는데 아주 확실하게 전체 그림이 그려졌다. 그만큼 김인영 작가의 대본이 좋았다. 거기에 PD가 명연출이었다. 배우가 어떤 연기를 해도 두려움 없이 할 수 있도록 캐릭터에 맞게 잘 잡아주는 노련한 연출이었다. 배우가 그러면 안되지만 사실 장모란을 연기하면서 오그라드는 지점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다 극복하고 주저 없이 연기하도록 현장에서 유현기 PD가 잘 이끌어줬다. 한동안 귀부인 캐릭터를 많이 해서 지루한 면도 없지 않았는데 그러던 차에 이렇게 따뜻하고 착한 캐릭터를 만나 너무 좋았다. --인간 장미희 안에 이런 코믹함이 자리하고 있나. 과거의 청순하거나 도도한 이미지와는 많이 다르다. ▲텍스트가 좋아야 배우의 연기가 무한대로 나온다. 코믹함이 내 안에 내재해 있든 아니든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대본이 내게서 그런 것을 끌어낸 것이다. 어떤 연기자도 자신이 코미디를 한다고 생각하고 연기하지 않는다. 보는 이들이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코미디언이 아니므로 웃겨야겠다고 연기하는 게 아니라 캐릭터를 분석하고 개연성에 의해 연기를 한다. 난 오로지 작품 안에서 연기를 하는 것이지 이미지를 좇지 않는다. 작품 활동 외에는 인터뷰도, 예능프로그램도 출연하지 않기에 대중에게는 내가 작품 속 이미지로 기억된다. 그런데 저마다 기억하는 이미지가 다르다. 누구는 '깊고 푸른 밤'을, 누구는 '겨울여자'를, 또 누군가는 '엄마가 뿔났다' 속의 내 모습을 나로 기억한다. 그동안 내가 출연한 작품 편수만큼 내게는 다양한 이미지가 있는데 그걸 일일이 신경쓰고 좇는 건 공허한 일이다. --'아름다운 밤이에요~'를 스스로 패러디할 줄은 몰랐다. ▲초고에는 없던 대사인데 수정 원고에 들어왔다. 장미희 개인과 장모란이라는 캐릭터의 공존을 통해 친숙함을 유도하려는 작가의 의도라고 생각했다. 그 의도를 받아들여 대본 안의 대사로 충실히 소화했다. 또 요즘은 그 말을 많이 하지 않나.(웃음) --많이 여유로워진 것 같다. ▲아무래도 그렇지 않겠나. 나이 먹으면서 '아~ 그렇구나' 하는 순간이 많아졌다. 많은 이해가 생겼다. 따져봐야 별 차이가 없더라. (웃음) 두려움, 불안감 등에서 자유로워졌으니 그런 의미에서는 많이 여유로워졌다. --나이를 실감하고 사나. ▲실감할 때도 있고 잊고 살 때도 있는데 비교적 의식을 안 하고 사는 것 같다. 누구로부터도 평소 나이를 확인받지 않는 생활을 한다. 보통은 엄마로서 나이를 실감하지만 내 경우는 어려서부터 쭉 배역과 학교 안에서 살아와서 별로 나이를 실감하는 순간이 없다. 아, 예전에는 학생들이 '제가 팬이에요' 하다가 요즘에는 '우리 엄마가 팬이에요'라고 하는 게 달라졌다면 달라진 것이다.(웃음) 책과 삶 속에서 의식이 발전돼 나가고는 있겠지만 나이를 의식하지는 않고 있다.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미모와 패션감각이 화제였다. 헤어스타일부터 액세서리 하나까지 모두 세련됨의 최고봉을 걸었다는 평가다. ▲한동안 채식을 하다가 운동을 하면서 소고기, 닭고기는 먹는다. 특별히 뭔가를 챙겨 먹기보다는 좋지 않은 것을 안 하려고 한다. 술, 담배, 유흥을 하지 않고 촬영이 없을 때는 운동을 하면서 음식을 조절한다. 인스턴트음식 안 먹고 생활습관을 나태하지 않게 하려고 한다. 관리는 배우의 숙명이다. 더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관리가 되지 않으면 배우로서는 그만둬야 한다. 패션은 '엄마가 뿔났다' 때부터 작업한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하고 있고, 나 스스로도 관심을 많이 기울인다. 패션은 캐릭터의 일환이기 때문에 당연히 내가 신경을 써야 한다. 그래서 직접 많은 옷을 구매한다. 새로운 것을 보여 드리고 싶어 외국의 샵을 통해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귀부인 역이라 협찬을 받지 않으면 의상 구매비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클 것 같다. ▲그런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부유한 캐릭터를 많이 해서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배우가 자기 캐릭터를 위해 의상을 준비하는 것은 나로서는 당연한 것이다. (협찬에만 의존해) 남들이 입는 것을 똑같이 입고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른 연기자들과의 호흡은 어떠했나. ▲김혜자 선배님이야 대연기자이고 즉흥 연기의 대가이시라 더 보탤 말이 없고, 채시라 씨도 굉장히 성실한 연기자고 몸을 사리지 않는다. 또 다른 연기자 모두 스타성이 아닌 연기로 승부를 겨루려는 분들이라 정말 좋았다. 어쩜 그리 다들 연기를 잘하나 싶었다. 좋은 대본과 좋은 스태프가 조화롭게 만나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이번 드라마는 그게 다 맞아떨어졌다. 그래서 다들 끝내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여유로워진 만큼 연기할 때도 편안한가. ▲연기는 계속 어렵다. 매번 새롭고, 준비하고 연구해야 하는 게 너무 많다. 어려서는 몰라서 못한 게 있었지만 지금은 내 한계를 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더 많은 고민을 한다. 게을러서, 지성이 부족해서 연기가 제대로 안 나오면 그것만큼 부끄러운 일이 어디 있나. 그런 아픔을 매번 줄이려고 노력한다. --'장미빛 연인들'도 그렇고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서도 여전히 멜로가 어울린다. ▲멜로는 어려서부터 내 주전공이다.(웃음)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아무르' 같은 영화처럼 좋은 작품만 있다면 멜로는 계속 하고 싶다. 사랑에 있어 연령제한이 어디 있나. 사랑의 농도와 종류는 다양하다. 고령화사회에서 나이든 사랑은 어떤 것이지, 좋은 텍스트를 통해 보여주고 싶다. pretty@yna.co.kr
-
<주말영화> 악의연대기·매드맥스, 모처럼 신작 경쟁(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이번 주말 극장가에서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개봉 4주 만에 모처럼 신작들이 경쟁다운 경쟁을 펼친다. '악의 연대기'와 '매드 맥스-분노의 도로'가 한국영화 대 외화 대결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백운학 감독이 연출하고 손현주가 주연을 맡은 '악의 연대기'는 승진 심사를 눈앞에 둔 강력반장 최창식이 얼떨결에 살인을 저지르고 그 시신이 경찰서 앞에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심리 추리극이다.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는 휘몰아치는 추격 액션과 독특한 세계관을 갖춰 마니아층을 형성한 시리즈물이 30년 만에 부활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다. 원조 영화를 만들었던 조지 밀러 감독이 또다시 메가폰을 잡아 노익장을 과시한다. '어벤져스'는 4주차를 맞아 힘이 빠졌으나 950만명을 넘긴 만큼 이번 주말 1천만명을 돌파할지가, 손익분기점을 넘겨 착실하게 관객 수를 올려 가고 있는 '차이나타운'은 150만명을 넘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트래쉬', '해피 홀리데이' '위아영' '리틀 포레스트2-겨울과 봄' 등 사이즈는 작지만 국내외에서 좋은 평을 받고 있는 외화도 이번 주에 새로 개봉했다. '어바웃 타임'의 각본가 리처드 커티스, '빌리 엘리어트'의 감독 스티븐 달드리가 손잡은 '트래쉬'는 브라질 빈민가의 세 소년이 정의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통해 가장 밑바닥에 있는 쓰레기 더미에서 조용히 빛나는 희망을 담았다. 영국에서 온 '해피 홀리데이'는 생일을 맞이한 할아버지, 별거 중인 아들 부부, 귀여운 손주 등 3대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보여준다. '위아영'은 유명 다큐멘터리 감독 조시(벤 스틸러)와 아내 코넬리아(나오미 와츠)가 자유로운 영혼의 제이미(애덤 드라이버)와 다비(어맨다 사이프리드) 커플과 만나면서 벌어지는 혼란을 그렸다. 일본에서 찾아온 '리틀 포레스트2'는 자급자족 하는 '슬로푸드' 방식의 삶을 소재로 느림의 미학을 소개한다. 한국 독립영화 '명령불복종 교사'(서동일)도 개봉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2008년 전국적으로 시행된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에 저항해 해임된 교사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cherora@yna.co.kr
-
'세계 최고의 영화축제' 칸 국제영화제 13일 개막세계 유명 감독 영화 19편 황금종려상 겨뤄한국영화 2편 '주목할 만한 시선' 초청…전도연 4번째 칸 입성공식 장편 경쟁 부문에 초청된 세계 각국의 영화 19편이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루게 된다. 한국영화는 3년 연속 이 부문에 진출하지 못했으나 새로운 경향의 작품을 소개하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두 편이 초청받았다. ◇ "황금종려상은 누구 품에"…유럽 대거 진출, 아시아 3편 칸의 공식 장편 경쟁 부문은 세계 영화의 경향과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최전선으로 꼽히며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최고 영예로 평가받는다. 올해도 각국의 이름 난 감독들이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룬다. 아시아 영화로는 일본 고레다 히로카즈의 '바닷마을 다이어리', 중국 자장커(賈樟柯)의 '산허구런'(山河故人), 대만 허우샤오셴(侯孝賢)의 '섭은낭'이 진출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동명 만화를 바탕으로 바닷가 마을에 사는 자매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아와세 하루카, 나가사와 마사미, 가호 등이 출연했다. '니인양'은 중화권 대표 배우 수치(舒淇)와 장첸(張震)이 주연한 영화로 당나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무협사극이며 '산허구런'은 감독의 뮤즈이자 아내인 자오타오(趙濤)가 출연한 영화다. 미국 영화로는 2003년 '엘리펀트'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미국 구스 반 산트가 연출하고 '인터스텔라'의 매슈 매커너히가 출연한 '씨 오브 트리'가 있다. '파 프롬 헤븐'의 토드 헤인스 감독이 배우 케이트 블랜쳇, 루니 마라 함께한 로맨스 '캐롤'도 칸을 찾는다. 유럽 비영어권 영화의 약진은 올해 눈에 띄는 부분이다. 특히 과거 칸 영화제의 사랑을 받은 여러 감독이 신작을 들고 향한다. 2008년 심사위원상을 받은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의 '라 조비네차', 2001년 '아들의 방'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난니 모레티 감독의 '내 어머니', 2012년 '리얼리티'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마테오 가로네의 '테일 오브 테일스' 등 이탈리아 출신 감독들의 신작이 많다. 프랑스 감독들도 대거 '홈그라운드'에서 경쟁한다. 2009년 '예언자'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자크 오디아르는 '디판'으로 초청됐으며 스테판 브리제의 '라 루아 뒤 마르셰', 발레리 돈젤리의 '마르게리트&줄리앙', 마이웬의 '몬 루아', 귀욤 니클로스의 '밸리 오브 러브'도 있다. 그밖에 2012년 '주목할 만한 시선 상'을 받은 멕시코 젊은 감독 미첼 프랑코는 '크로닉'으로, 2009년 같은 상을 받은 그리스 요르고스 란티모스는 '더 랍스터'로 칸에 다시 초청받았다. 노르웨이 출신 요아킴 트리에는 '라우더 댄 밤즈', 캐나다 출신 드니 빌뇌브는 '시카리오'를, 호주 저스틴 커젤은 '맥베스'를, 헝가리 출신 라슬로 네메스는 '사울 피아'를 각각 들고 칸을 찾는다. 이들 영화를 심사할 심사위원단은 조엘·이선 코언 형제가 이끈다. 소피 마르소, 로시 드 팔마, 시에나 밀러, 제이크 질렌할 등 배우들과 멕시코 출신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싱어송라이터 로키에 트라오레, 자비에 돌란 감독도 심사에 나선다. 영화제 개막작에는 프랑스 여성감독 에마뉘엘 베르코의 '스탠딩 톨'이 선정돼 비경쟁 부문으로 상영된다. 비경쟁 부문에는 우디 앨런의 '이래셔널 맨'과 아시프 카파디아가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에이미', 조지 밀러의 '매드맥스-분노의 도로, 마크 오스본의 애니메이션 '더 리틀 프린스'도 초대됐다. 세계 영화계에 영향을 끼쳤으나 황금종려상을 받지 못한 감독에게 주어지는 '명예 종려상'은 87세 프랑스 여성감독 아녜스 바르다가 받게 됐다. ◇ '주목할 만한 시선'을 주목하라…'무뢰한' '마돈나' 한국영화가 공식 장편 경쟁 부문은 물론이고 공식 단편 경쟁, 학생 경쟁인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모두 초청되지 못한 점은 국내 영화팬들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2012년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와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을 마지막으로 한국영화계는 3년 연속 공식 장편 경쟁작을 배출하지 못했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진출해 아쉬움을 다소나마 덜어낸 한국 영화로는 '마돈나'와 '무뢰한'이 있다. 오승욱 감독의 '무뢰한'은 형사와 살인자의 여자 사이의 사랑을 그린 멜로 영화로 배우 전도연과 김남길이 주연한다. 전도연은 이 영화로 네 번째 칸에 입성하게 됐다. 앞서 2007년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칸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2010년 '하녀'로 장편 경쟁 부문에 진출했고 작년에는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마돈나'는 칸 영화제에서 카날플뤼스상,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언급상을 받은 신수원 감독의 신작이다. 세상에서 잊힌 여성의 과거 행적을 밟으면서 현재와 과거, 두 여자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영화로, 서영희, 권소현, 김영민이 주연을 맡았다. 이들 영화가 경쟁하게 되는 '주목할 만한 시선' 상영작은 세계 각국에서 제작됐다. 일본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해안가로의 여행', 루마니아 출신 코르넬리우 포룸보이우 감독의 '코모아라', 멕시코 다비드 파블로스의 '라스 엘레지다스', 인도 구르빈데르 싱의 '샤우티 쿠트' 등이 있다. 모두 19편이 초청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개막작은 역시 칸 수상과 심사위원 경력이 있는 일본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안'이다. 이들을 평가할 심사위원단은 이탈리아 출신 감독 이사벨라 로셀리니가 이끈다. 사우디 아라비아 감독 하이파 알만수르, 레바논 감독 겸 배우 나딘 라바키, 그리스 감독 파노스 H. 코우트라스, 프랑스 배우 타하르 라힘이 심사위원으로 활동한다. 또한 홍원찬 감독이 연출하고 고아성과 박성웅이 주연을 맡은 '오피스'는 대중성 있는 영화들이 상영되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았다. cherora@yna.co.kr
-
<빅데이터 돋보기> 영화 어벤져스는 '오빠'랑 '오후 11시에'다음소프트 SNS 분석…아이언맨>캡틴 아메리카>헐크 순으로 언급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1명으로도 벅찬데 영웅이 6명씩이나 등장한다. 너무 복잡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사람들의 발길은 영화관으로 향했다. 영화 어벤져스2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관심은 남달랐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집계한 어벤져스2의 관객 수는 개봉 12일 만에 800만명을 돌파해 전작의 기록을 깼다. 개봉 당일인 지난달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어벤져스를 언급한 횟수는 1만건을 넘어섰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는 3월 22일부터 4월 29일 사이 영화 어벤져스2를 주제로 트위터 10만1천123건, 블로그 1만994건의 문건을 분석해 그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영화 개봉 전에는 어벤져스2의 '부정' 감성 비율이 41%로, '긍정' 감성 비율(30%)보다 높았다. 부정 감성은 서울에서 어벤져스2를 촬영하면 막대한 경제효과가 난다는 주장이 과연 맞는지 의문을 제기한 것과 관련이 있었다. 캠틴 아메리카 역할의 크리스 에반스와 아이어맨 역할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 구설에 오른 영향도 있다. 하지만, 영화 개봉 후에는 긍정 감성비율은 47%로 오르고, 부정 감성비율은 26%로 떨어졌다. SNS에서 가장 화제였던 캐릭터는 단연 아이언맨. 개봉 전 한 달부터 개봉 후 일주일 사이 아이언맨이 SNS에 등장한 횟수는 1만6천419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아이언맨을 주제로 감성분석을 해보면 긍정적인 감성비율이 75%에 달한다. 연관 표현으로는 '대단하다', '재미있다'가 자주 등장했다. 이어 캡틴 아메리카가 1만 2천935번 언급돼 2위, 헐크가 1만1천814번 거론돼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 등장인물은 영화 홍보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서울에서 영화 어벤저스2를 촬영했다는 점도 SNS에서 이슈가 됐다. 영화 개봉 전보다는 개봉 후에 서울이 배경이 된 장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어벤져스 SNS 연관어 순위에서 서울씬은 영화 개봉 전만 해도 트위터 40위, 블로그 87위였으나 개봉 후 트위터 13위, 블로그 60위로 뛰어올랐다. 영화를 봤다고 SNS에 인증을 남긴 글을 분석해보면 아이맥스(IMAX)와 3D가 가장 인기가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맥스는 1천511회, 3D는 753회 등장했다. 시·청각뿐 아니라 촉각과 후각 등 온몸의 감각을 자극하는 4D로도 어벤져스2를 상영했으나, 언급횟수는 195회에 그쳤다. 영화를 가장 많이 보러 가는 시간대는 저녁 11시. 실시간으로 글이 올라오는 트위터의 시계열을 분석한 결과다. 이어 오전 10시, 오후 7시 순이었다. 개봉 후 일주일간 가장 많이 영화 어벤져스2를 보러 간 요일은 목요일로 나타났다. 개봉 요일이 목요일이었던 게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어벤져스2를 함께 보러 간 사람으로 '오빠'가 거론된 횟수가 434건으로 가장 많았다. 오빠는 친오빠일수도 있지만 '연인'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이어 친구 388건, 동생 201건으로 그 뒤를 따랐다. runran@yna.co.kr
-
<새영화 뒷이야기> 명량 다큐영화에 연출 아닌 배 12척이…(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전남 장흥에 있는 회령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를 인도받고 명량해전의 준비를 시작한 곳이다. 작년 1천7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역대 흥행수익 1위로 등극한 영화 '명량'의 프리퀄(전편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 다큐 영화 '명량: 회오리 바다를 향하여'에는 놀랄 만한 장면이 나온다. 영화 명량의 김한민 감독과 배우 오타니 료헤이, 이해영, 장준녕 등 4명이 이번 다큐영화 촬영을 위해 회령포에 도착했는데, 바다 위에 어선 12척이 전투 진용을 갖춘 것처럼 나란히 떠 있었던 것. 거짓말 같은 상황에 감독과 배우뿐 아니라 스태프들도 모두 놀라 한참 동안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봤다는 후문이다. 영화에서도 언급되지만, 이 장면은 연출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이순신 장군의 수군재건로 곳곳에 숨겨진 극적인 사건들을 95분의 긴 호흡으로 풀어낸 이번 영화 촬영 중에는 이런 '계시적인' 일화가 하나 더 있다. 제작진과 출연진이 의병과 153명의 화엄사 승병이 힘을 합쳐 왜적과 싸운 곳이자 이순신의 주요 수군 재건로 가운데 하나였던 전남 구례의 석주관성에 가기 전날이었다. 김 감독과 배우 등 4명은 화개장터에 들러 석주관 '칠의사의 묘'(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목숨을 던져 나라를 지킨 의사들의 묘)에 올릴 제사용품을 직접 샀다고 한다. 전남 구례군과 경남 하동군의 경계에 있는 화개장터는 영·호남 주민의 만남의 장소이자 화합의 상징으로 전통 5일장이 번성한 곳이다. 이상하게도 출연진이 다녀간 다음 날 화개장터는 전체 점포 80개 가운데 41개가 소실되는 큰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사고였으나, 영화 출연진과 제작진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한민 감독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영화 명량이 작년에 잘 됐지만, 사실 어떤 굉장한 느낌이 나를 짓눌렀다. 단순히 흥행이 잘된다고 즐거워할 스코어가 아니라, 뭔가 굉장히 계시적인 메시지가 숨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7일 개봉한 이 영화는 명량해전의 승리가 과장됐다는 일본의 역사 왜곡과 사관을 바로잡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야기 전개 방식은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 임명교서를 받은 뒤 16일에 걸쳐 무기와 군사를 모으며 이동했던 수군 재건의 행적을 난중일기에 맞춰 따라가는 형식이다. 경남 하동 노량마을부터 전남 진도 벽파진까지 총 450㎞에 이르는 충무공의 여정을 추적했다. 당시 인간적 고뇌를 느꼈을 장군의 행적이 긴박했던 정유재란의 전황과 맞물리며 그 시대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이번 작품은 섬세한 컴퓨터그래픽(CG)과 삽화를 통해 역사적 지식과 재미를 모두 얻을 수 있는 '에듀테인먼트 영화'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지리산 둘레길, 보성강, 낙안읍성, 화엄사, 백사정, 회령포 등 한국의 아름다운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장소를 헬리캠(드론)으로 항공 촬영한 웅장하고도 생생한 영상미도 돋보인다. redflag@yna.co.kr
-
중국 영화계 거물, 326억원 피카소 명작 사들여반고흐 작품 옆에 선 왕중쥔 회장(AP=연합뉴스DB)왕중쥔 회장, 작년엔 고흐 작품 낙찰받아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지난해 빈센트 반 고흐의 명작을 사들였던 중국 영화계의 거물이 이번에는 피카소의 작품을 손에 넣어 화제를 뿌리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 소더비 경매에 나온 20세기 미술 거장 파블로 피카소(1881∼1973년)의 '소파에 앉은 여인(Femme au Chignon Dans un Fauteuil)'을 2천990만 달러(326억7천173만 원)에 낙찰받은 사람은 중국 화이브러더스(Huayi Brothers·華誼兄弟)의 왕중쥔(王中軍) 회장으로 밝혀졌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왕 회장은 1994년 형제와 함께 설립한 화이브러더스를 중국의 3대 메이저 스튜디오의 하나로 성장시켰으며, 현재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하나로 꼽힌다. 피카소의 이 인물화는 전문가 감정가인 1800만 달러(196억6천860만 원)보다 훨씬 비싸게 팔렸다는 점 외에도, 미국 영화계의 '로열 패밀리'로 통하는 골드윈가(家)의 소유였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미국 영화제작자인 새뮤얼 골드윈은 `1956년 이 작품을 구매해 70여년 간 소장해왔다. 그가 지난 1월 사망하자 유족들이 처분을 결정했다. 왕 회장은 "이 그림을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졌고, 그에 얽힌 이야기와도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다. 이 그림의 주인공은 피카소의 연인인 프랑소아즈 쥘로로 알려져 있다. 왕 회장은 작년에도 소더비 경매에서 고흐의 명작 '정물, 데이지와 양귀비 꽃병'을 당시 6천180만 달러(672억4천만 원)에 낙찰받은 바 있다. quintet@yna.co.kr
-
<새영화 뒷이야기> 김혜수, 차이나타운 보스 되기까지배우와 분장팀 콘셉트 사진 하루 수십장씩 주고받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29일 개봉한 '차이나타운'은 장르 이름 그대로 검정과 무채색이 어울릴 법한 누아르 영화지만, 색채가 살아있는 영화다. 실제 차이나타운에서 영감을 얻은 한준희 감독과 이목원 미술감독은 일영(김고은)과 엄마(김혜수)에게 그들만의 색(色)을 부여해 이들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확연히 구현하려 했다. 제작진은 차이나타운에서 자라나 자신만의 입지를 굳히지 못한 일영에게 악착같이 살아남아야 하는 생존 본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붉은색을 부여했다. 반면 일영을 비롯한 차이나타운을 지배하는 엄마는 그와 보색관계인 녹색을 상징 색으로 한다. 일영은 녹색에 지배당한다. 일영이 태어나 홀로 버려진 지하철 보관함, 엄마가 이끄는 조직의 근거지인 사진관 등 일영을 둘러싼 모든 것이 녹색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일영이 엄마의 세상을 극복하려 하면서 색채 역시 반전을 시도한다. 녹색에 뒤덮인 사진관이 핏빛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스크린을 채우는 색채에 더해 시각적으로 이 영화의 중요한 관람 포인트는 역시 베테랑 배우 김혜수의 변신이다. 송종희 분장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은 유럽의 히피부터 러시아 여자 마피아, 황학동과 청계천 노숙자들의 스타일까지 샅샅이 자료를 뒤지며 엄마의 분장을 검토했다. 김혜수도 하루에도 수십장씩 콘셉트 사진을 보내 의견을 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엄마'의 모습은 그가 보낸 세월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간직하게 됐다. 빳빳하게 선 머리카락은 비정한 차이나타운에서 쓰러지지 않고 버텨낸 시간을 상징하고 몸에 보형물을 채워 넣어 만든 두둑한 뱃살은 식구들의 중심으로 살면서 견딘 세월의 무게를 보여준다. 김혜수는 "시각적으로 엄마의 존재감을 어떻게 드러낼지가 내게도 중요한 숙제였다"며 "일부러 뻣뻣하게 만든 게 아니라 완전히 방치된 피부, 완전히 방치된 머리카락이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몸매는 그냥 살쪘다는 느낌이 아니라 세월을 지나며 완전히 무너져 버린 느낌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몸속도 썩었을 거다, 당뇨병, 고혈압, 통풍이 있을 거고 뇌졸중을 조심해야 하는 사람일 거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영 역을 맡은 김고은은 그와 정반대로 분장을 최소화했다. 남자아이처럼 짧은 머리, 화장기 없는 얼굴은 엄마와 대비되는 젊고 약한 모습인 동시에 또래 보통 소녀들과는 다른 세상을 사는 젊은 여자의 모습이다. 송종희 분장감독은 "일영의 감정이 어떤 것의 방해도 받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려면 그녀의 얼굴은 애써 거칠게 보일 필요가 없었고 최대한 군더더기같이 보일 수 있는 부분을 배제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거친 삶과는 달리 잡티 하나 없던 일영의 얼굴은 채무자를 만나러 가 유리에 베이거나 목숨을 위협받는 격렬한 상황에서 상처가 났을 때 깨끗한 외모와 대비되는 효과를 더욱 크게 발휘한다.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