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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탈출구가 보이지 않았다…기자가 직접 들어가 본 세월호1천162일 만에 객실·화물칸 내부 실물 언론에 최초 공개 지금은 바닥이 된 세월호 좌현 벽체를 딛고 3층 중앙 로비에 들어서자 머리 위 22m 높이에 있는 우현 창문이 아득히 멀게만 느껴졌다. 3층 중앙로비 좌현에서 올려다본 우현부.지금은 작업자 통로가 널찍하게 뚫려있지만, 배가 기울면서 내부 구조물이 쏟아지고 바닷물이 들이찼을 참사 상황을 떠올리니 탈출구가 보이지 않았다.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 맹골수도 아래로 침몰했던 세월호 내부 실물이 21일 언론에 최초로 공개됐다. 참사 1천162일 만이다. 기자들은 4층 선미부 객실을 거쳐 3층 로비 내부로 들어갔다.옆으로 드러누운 세월호는 수색로 확보를 위해 선미부 5층 천장과 바닥이 절단돼 3층 천장이자 4층 바닥까지 밖으로 드러났다.선미 외부 거푸집에서 수색로를 따라 불과 10여m를 나아가자 3∼5층 객실부 한복판인 3층 중앙 로비에 다달았다. 바닥이 벽면이 된 인양 후 세월호 내부 모습.짧은 거리를 움직였지만, 침몰 전에는 천장이었던 벽면에서 튀어나온 각종 설비와 발이 쉽게 빠질 수 있는 좌현부 벽체 철판 접합부위 틈은 이동 속도를 늦추는 여러 걸림돌이 됐을 것이다.내부를 안내한 장민호 코리아쌀배지 수습총괄팀장은 진흙과 지장물 틈에 숨겨져 있었던 이러한 장애물 탓에 여러 작업자가 상처를 입었다고 설명했다.기자들이 발 디딘 좌현부 쪽 창문은 침몰 당시 충격에 찌그러진 복도 벽체와 맞붙어 구멍이 메워져 있었다.장 팀장은 벽면을 따라 4m 높이로 구불구불 이어진 선을 비추며 객실 내부에 쌓였던 진흙이 만들어낸 경계선이라고 부연했다.수색은 이 진흙을 손으로 걷어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지장물 뒤엉킨 세월호 객실 내부.3층 중앙부 객실에서 왔던 길을 되짚어가자 지난 9일 사람 어깨뼈로 추정되는 유골 한 점이 발견됐던 주방으로 이어졌다.수색로 확보를 위한 절단 작업이 끝난 이곳에는 햇빛이 들어오고 있었다.3층 로비 수색로를 빠져나와 바로 옆 선미 구역 수색 거푸집을 오르자 단원고 조은화양 유골이 발견됐던 4층 객실이 나왔다.5층 바닥까지 뜯겨 나가면서 선체 외부로 드러난 4층 객실에는 참사 당시 충격에 찌그러진 철판 틈에 목재 마감재가 끼어 있었다.다시 두께 6㎜ 철판을 사이에 둔 3층 객실로 들어가자 장 팀장은 이곳이 일반인 미수습자 이영숙씨 유골이 나왔던 장소라고 말했다. 단원고 미수습자 조은화양 유골이 나온 4층 객실.해당 공간은 화물칸 수색로 확보를 위한 추가 절단 준비 작업으로 내부가 모두 치워진 상태였다.선미부 객실에서 나와 1.5m 높이 리프팅빔이 받치고 있는 좌현부 아래로 들어갔다.화물과 진흙, 지장물 무게를 버티지 못하게 찢어진 하부 철판의 모습이 드러났다.찢긴 철판 틈 사이로 차창이 깨진 승용차가 운전석 내부를 훤히 드러냈다.승용차 창문 옆에는 세월호 화물칸의 모습을 담던 CCTV 카메라가 고정돼 있었다. 찢긴 철판 사이로 드러난 세월호 화물칸 내부. 자동차와 CCTV 카메라가 보인다.좌현 하부 바닥은 화물칸에서 흘러나온 기름으로 곳곳에 얼룩 때가 묻었다.기자들은 마지막으로 워킹타워를 타고 22m 위 세월호 우현부로 올라갔다. 목포신항 전경이 한눈에 펼쳐질 정도로 높이가 아찔했다.우현부에는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스태빌라이저가 솟아 있었다. 인양 당시 수면 밖으로 가장 먼저 나왔던 날개 모양 구조물이다.화물칸 수색을 위한 가로·세로 2m 크기 구멍 아래에서 악취가 솟아 올라왔다.장 팀장은 진흙과 지장물을 모두 빼내기 전 객실에서도 비슷한 악취가 진동했다고 설명했다.차량과 화물이 진흙과 뒤엉킨 화물칸 수색은 다음 달부터 2달가량 이어질 전망이다. 22m 높이 우현에서 내려다본 세월호 화물칸 내부.미수습자 가족들은 남은 미수습자 5명의 흔적이 화물칸 어딘가에 남아있기를 기원하고 있다.화물칸 수색까지 끝나면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과 교사 14명, 일반승객 104명 등 모두 476명을 태우고 침몰한 세월호 내부 수색이 모두 끝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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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소리 났는데 몰랐다니" '초등생 사망' 버스 의혹 증폭사망사고 후 계속 운행 시내버스…숨진 초등생 애도 물결지난 15일 어린이 보호구역 도로변을 걷다 시내버스에 치여 숨진 초등학생을 애도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A(11)군이 변을 당한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 길가에는 그의 친구, 유가족, 이웃들이 가져다 놓은 과자와 꽃, 빨간색 우산이 놓였다. 2017.6.19 photo@yna.co.kr사고 당시 3초간 브레이크 밟아…유족 "기사 사고 알았을 것" 주장 "버스 우측 사각지대…차량 내부서 바깥소리 듣기 어려워" 반론도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스쿨존에서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하고도 운행을 계속한 시내버스의 블랙박스가 지워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고가 난 줄 몰랐다는 운전기사 주장를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 숨진 배모(11)군의 가족은 사고 당시 15m가량 떨어진 곳에서도 들릴 정도로 컸던 폭음, 버스의 운행기록장치 등을 근거로 운전기사가 사고가 난 것을 몰랐을 리 없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사고 당시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보면 A(60)씨가 몰던 시내버스가 길 가장자리를 걷던 배군을 들이받고 그대로 지나간 직후 주민 6명이 몰려든다. 사고 지점에서 약 15m 떨어진 곳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B(50·여)씨는 "가게 안에 있다가 '펑'하는 소리와 함께 버스가 지나가서 교통사고임을 직감했다"면서 "쓰러진 아이에게 달려갔더니 이미 버스는 한참을 지나간 뒤였다"고 전했다.B씨는 멀어져 가는 버스를 향해 "사고 났어요"라고 소리치며 30m가량 뛰어서 쫓아갔지만, 버스는 이내 시야에서 사라졌다고 말했다.다른 주민은 "평온하고 조용한 오후에 갑자기 '쾅'하는 소리가 났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사고 버스는 우측 앞부분으로 배군을 가격한 뒤 오른쪽 앞바퀴로 치고 지나간 것으로 조사됐다.숨진 배군의 아버지(47)는 "사고 당시 버스가 덜컹거리면서 소리가 났을 텐데, 운전기사가 사이드미러로 후방을 살폈다면 사고가 난 것을 충분히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가 사고 시점에 어떤 이유에서인지 브레이크를 밟은 정황도 드러났다.디지털 운행기록장치(DTG) 분석 결과, 사고가 발생한 지난 15일 오후 3시 25분 36초부터 38초까지 3초간 사고 버스의 브레이크가 작동된 것으로 확인됐다.이 3초간 버스의 속도는 시속 18㎞에서 시속 14㎞로 줄었다.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버스 기사가 돌발 상황을 인지하고 반사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을 수도 있지만, 단정 짓기는 어렵다"면서 "블랙박스 영상과 운행 기록 장치를 비교하면서 확인하면 정확한 정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런 의혹과 관련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시 버스를 운행하면서 이어폰을 끼거나 전화 통화를 하지 않아 주의력이 떨어지지 않았던 상황"이라며 "정말 사고가 난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그는 "당시 버스에 승객이 6∼7명이나 타고 있었지만, 이상하다며 얘기해 준 사람도 없었다"고 진술했다.청주 흥덕경찰서는 A씨가 받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혐의를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경찰은 운전기사 A씨가 사고를 인지했는지 여부를 밝힐 유일한 열쇠이자, 범죄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단서인 블랙박스 복원 작업을 벌이고 있다.사고가 난 뒤 버스회사로부터 넘겨받은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는 어떤 이유에서 인지 영상이 남아있지 않았다.A씨는 "블랙박스를 삭제하는 등 조작한 적이 없다"면서 "기기 오류로 영상이 모두 날아간 것 같다"고 주장했다.경찰 관계자는 "블랙박스 저장 장치 데이터 복구가 이뤄지는 대로 사고 당시 버스 내부 상황을 면밀히 분석할 예정"이라면서 "A씨의 표정과 승객 반응 등을 확인하면 단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지난 15일 오후 3시 25분께 배군은 청주 옥산면 도로 가장자리를 걷다 뒤에서 오는 시내버스에 치여 숨졌다.목격자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날 오후 4시 20분께 노선을 따라 정상 운행하던 A씨를 붙잡아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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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연구단체 Sports city-용인, 용인시 체육&관광 발전 방안 세미나 개최용인시의회 의원연구단체 Sports city-용인(대표 박원동)은 지난 16일 오후 대회의실에서 세미나를 열었다고 밝혔다.이날 세미나에는 Sports city-용인 회원들과 정책기획과장, 관광과장, 관광마케팅 팀장, 체육진흥과 체육진흥팀장, 용인시체육회 생활체육과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박선구 광화의료재단 이사장이 ‘용인시 체육&관광 발전방안’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박 이사장은 2016년 리우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주치의로 참가한 경력이 있으며, 대한배드민턴협회 주치의, (사)대한 스포츠 미디어 의료지원단장으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전 세계 최초로 스포츠미디어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의료지원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다수의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이날 세미나에서 스포츠, 관광, 문화, 의료의 융합과 글로벌 홍보마케팅을 통해 스포츠 문화 관광도시에 대해 강의하면서 스포츠 이벤트, 김천시와 양구군의 전지훈련 유치사례, 교류형 스포츠 관광,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스포렉과 같은 스포츠 재활 전문센터를 통한 의료관광 유치에 대해 소개했다. 또한, 완공을 앞둔 시민체육공원 활성화에 대해 중․장기적 과제로 스포츠 구단 유치 또는 창단을 통한 활용, 공연장 등 문화시설, 실내스포츠 시설 등 다양한 활용방안을 제시했으며, 특히 진천선수촌과 연계한 스포츠산업벨트 관점에서 경기장 숙박시설인 볼턴 마크론구장 내 화이트호텔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박원동 대표는 “용인시가 가지고 있는 스포츠 인프라, 유명인사 등 모든 자원을 활용해 세계적인 스포츠 도시로 조성하고, 체류형 스포츠 관광산업을 발전․육성하여 우리시 위상을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첫발을 내딛는 자리에 참석해 주셔서 고맙다”며 “용인시가 세계적인 스포츠 도시로 자기매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힘을 보태달라”고 말했다.한편, 「Sports city-용인」은 박원동(대표), 윤원균(간사), 남홍숙, 박만섭, 이건한, 정창진 의원(6명)으로 구성됐으며, 스포츠와 스포츠 의료, 관광을 연계하여 세계적인 스포츠 도시로 조성하고, 체류형 스포츠 관광산업을 발전 육성시킴으로써 용인시 위상을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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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리 폭로' 김부선 항소심…"누군가 얘기해야할 일" 울먹항소심서 무죄 주장…1심서 명예훼손·재물손괴로 벌금 150만원 지난해 촛불집회 무대에 오른 김부선[연합뉴스 자료 사진]난방비 비리 의혹을 폭로하면서 페이스북에 허위 사실을 올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배우 김부선(56)씨가 항소심에서 거듭 무죄를 주장했다.김부선 씨는 20일 서울동부지법 형사1부(김경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해 "아파트 비리는 누군가 얘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라며 재판부에 무죄 판결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김씨는 "올해로 3년째인데 힘들어서 때로는 후회하고 있다"면서 "피해자가 가해자로 바뀌지 않도록 재판부가 부디 무죄를 선고해달라"며 울먹였다.김씨는 2014년 아파트 난방비 비리를 폭로하면서 입주자 대표 관계자들이 돈을 횡령하고 자신을 집단폭행했다는 글을 써 명예를 훼손하고, 난방비 비리 의혹 폭로를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훼손한 혐의(명예훼손·재물손괴)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김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의 행위가 법의 테두리를 일부 벗어난 것은 맞지만, 아파트 비리를 밝히기 위한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생긴 일"이라며 공익적 목적이 크다고 주장했다.김씨는 재판을 끝내고 기자들과 만나 "아파트 비리는 누군가 용기를 내 폭로하지 않으면 잡기가 어렵다"면서 "무죄가 나와야만 사법부 정의가 살아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항소심 선고공판은 오는 7월 20일 오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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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 뚫고 막고 옮겨라"…휴일에도 물의 전쟁가뭄 속 관정파기, 하천용수 끌어올리기…2차 못자리 준비 휴일인 18일 오전 8시. 충남 홍성군 서부면 천수만 A지구 간척지에는 휴일 아침이라는 게 무색하게 농민 20여명이 분주히 모판을 나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 왔다. 가뭄으로 두 번째 못자리 만들기(홍성=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18일 오전 충남 홍성군 서부면 천수만 간척지에서 농민들이 못자리 만들기 작업을 하고 있다. 반대편 논에서는 오와 열을 맞춰 깔아 놓은 모판에 농민 네 명이 달라붙어 흰색 비닐을 덮고 있다. 못자리를 만드는 작업이다.이 지역 모내기는 지난달 이미 끝났다. 하지만 가뭄으로 모가 말라죽어 다시 모내기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간척지 특성상 논바닥에서 염분이 올라오면서 이 지역 염분 농도는 영농 한계치(2천800ppm)를 훨씬 초과해 4천ppm이 넘는다. 갓 심은 모가 말라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새롭게 못자리를 만들어도 앞으로 비가 오지 않으면 헛수고다. 모판을 옮기던 농민 최모(68)씨는 "비가 올 것으로 기대하며 못자리를 만든다"며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어렵게 만든 못자리도 쓸모없게 돼 올해 농사를 모두 망치게 된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옆 논에서는 트랙터로 논을 갈아엎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논 갈아엎기2차 모내기를 위해 말라 죽은 모를 갈아엎고 논을 평평하게 고르는 것이다.트랙터를 몰던 김모(65)씨는 "심은 모를 갈아엎는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며 "내 평생 농사를 지으며 모내기를 두 번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농민들은 역대 최악 가뭄으로 제한급수를 한 2015년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고 입을 모았다.당시에는 적어도 모내기를 두 번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은 없었다.가뭄이 지속하자 농민은 물론 행정기관, 군부대, 경찰에 민간 기업까지 나서서 휴일도 잊은 채 물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충남 서북부 지역에서는 관정파기 작업이 한창이다. 관정파기 성공'둥글게 판 우물'이라는 뜻의 관정은 지하수를 이용하기 위한 수리시설이다.서산시 고북면 한 저수지 인근에 옹기종기 모인 주민 7∼8명은 '펑'하는 소리와 함께 굴착 장비 사이로 물이 솟구치자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전날 500여m 떨어진 소하천 부근을 굴착하다가 적정수준 지하수가 나오지 않아 한 차례 장소를 옮겼기에 기쁨은 배가 됐다.수량조사 결과 하루 150t가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돼 전기시설 등을 갖추면 인근 농경지에 물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주민 정옥환씨는 "이곳은 저수지나 지하수가 완전히 말라버려 간월호 물을 썼는데 거의 바닷물에 가깝다"며 "물 한 방울이 아쉬워 쓰긴 하지만 어린 모가 누렇게 말라버려 하루빨리 신선한 물이 필요했다"고 말했다.관정개발 현장 관계자는 "작업하는 내내 동네 어르신들이 나와서 지켜봐 휴일도 반납하고 관정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충남 서해안 지역을 돌면서 관정을 개발하는데 가는 곳마다 까맣게 그을린 농민 얼굴을 보면 마음이 짠하다"고 말했다.갈라진 논에 물을 대는 작업도 계속했다.예산소방서는 소방차로 대술면 송석리와 광시면 장신리 등 4개 마을에 농업용수 100t을 실어 날랐다.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진 논은 소방차에서 물이 쏟아지자 기다렸다는 듯 빠르게 흡수했다.논에 물이 차기 시작하자 어두웠던 농민 표정은 한층 밝아졌다.농민 박모(72)씨는 "모가 말라 죽어가는 모습에 가슴이 타들어 가는 심정이었다"며 물을 공급해 준 소방관들에게 거듭 감사 인사를 했다.충남도는 이달 초부터 가뭄 심화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안희정 충남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가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있다.총괄상황반, 농업 분야 대책반, 상수도 분야 대책반, 공업 분야 대책반 등으로 구성한 대책본부는 분야별 피해 상황을 분석해 인력·장비 등을 적기에 지원하는 등 종합 컨트롤 타워로서 가뭄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하늘만 원망하며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며 "관정개발, 저수지 준설, 수중 모터 가동, 긴급 못자리 지원 등 가뭄을 극복하기 위한 모든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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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1호기 모든 기능 정지…원전해체산업 기여할 것"[그래픽] 고리 1호기 영구정지까지 주요 일지한수원 외부 전기공급 중단…원전 주민 아쉬움 속 환영 40년간 운전해온 고리1호기가 원자로를 제외하고 모든 기능이 멈췄습니다."국내 최초 상업용 원전인 고리1호기가 영구정지를 30시간 앞둔 17일 오후 6시 발전을 중단하자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한 간부는 이렇게 표현했다. 고리1호기 외부 전기공급 중단(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17일 오후 6시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전 1호기(맨 오른쪽)가 발전을 중단하고 외부로 전기공급을 끊었다. 2017.6.17고리원자력본부는 이날 오후 7시에는 원자로의 가동마저 정지시켰다. 사람으로 치면 심장이 멈춰 사망선고가 내려진 상황과 같다.박지태 고리제1발전소장은 "고리1호기는 어제까지 원자로 출력 100%, 발전기 출력 60만㎾로 운전하다가 오늘 오전 1시부터 한 시간에 5%씩 출력을 감소시켜 오후 6시 터빈을 수동으로 정지시켰다"고 설명했다.박 소장은 "오늘 오후 7시부터 고리1호기에 있는 냉각재로 원자로의 온도를 300도에서 90도까지 천천히 낮추는 작업을 한다"며 "원자로 온도가 93도 이하 저온상태를 유지하는 18일 자정이 되면 고리1호기가 영구정지 상태에 도달했다는 선언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고리원자력본부 직원들은 고리1호기에서 생산된 전기가 외부로 공급되는 것을 중단하는 계통분리 기념행사를 열었다.고리원자력본부 직원들의 얼굴에는 고리1호기 영구정지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새로운 기대를 엿 불 수 있었다.한 직원은 "40년간 운전한 고리1호기에서 발전을 중단하자 솔직히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며 "하지만 고리1호기가 우리나라 원전 해체산업에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고리1호기 영구정지 앞두고 발전중단(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17일 오후 6시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전 1호기(오른쪽)가 발전을 중단했다. 2017.6.17고리원전 주변 주민들은 고리1호기 영구정지와 관련해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고리원전에서 가장 가까운 길천마을에 사는 김흥자(68·여)씨는 "핵발전소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불안하지만, 정부와 원전 기술을 믿고 살아왔다"며 "고리1호기가 설계수명보다 10년 연장해 40년간 안전하게 가동하고 나서 영구정지된다고 하니 아쉬운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박갑용 고리민간환경감시기구 위원은 "고리원전이 40년간 가동하면서 국가발전에 기여한 공도 있지만, 부품위조 사건으로 주민에게 불안감을 가져다준 것도 사실이다"며 영구정지를 반겼다.탈핵부산시민연대는 "고리1호기의 영구정지는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 낸 우리나라 첫 핵발전소 폐쇄"라며 "부산을 비롯해 전국에서 많은 시민이 고리1호기 영구정지가 탈핵 에너지 전환을 향한 첫걸음이 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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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달리며 전기차 무선충전' 현실화되나스탠퍼드대 판샨후이 교수 연구팀, 기반기술 개발 몇 년 전부터 전기자동차가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 운행 거리가 그다지 길지 않아 충전이 여전히 큰 골칫거리다. 충전소가 흔치 않아 자칫하면 도로 한가운데에서 오도 가도 못 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무선충전 기술이 상용화돼 있으나, 휴대전화 등에만 쓰일 뿐 전기차에는 대안이 될 수 없다. 충전기가 있는 곳에 전기차를 주차해 둬야만 충전이 가능한 탓이다.그러나 움직이는 물체에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해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이 새로 개발돼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길이 열렸다. 이 기술이 보편화하면 전기차가 충전소에 들를 필요가 없으며, 도로에 깔린 무선 전력 공급 인프라를 통해 전력을 받으면 된다. 도로를 달리면서 충전이 되는 전기차 개념도 [스탠퍼드대 유튜브 공개 영상 캡처=연합뉴스]스탠퍼드대 전기공학부 판샨후이(Shanhui Fan) 교수와 대학원생 시드 아사와워라리트(Sid Assawaworrarit) 등은 이동 중에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기술에 관한 논문을 15일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 실었다. 이들은 약 1m 떨어진 거리 내에서 움직이고 있는 발광다이오드(LED)에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이번 논문에 나온 실험에서 무선으로 전달된 전력은 1 밀리와트(mW) 수준에 불과해, 전기차에 당장 사용하기에는 무리다. 현재 상용화된 전기차는 그 수백만∼수천만배에 달하는 수∼수십 킬로와트(kW) 수준의 전력 공급이 필요하다. 판 교수 연구팀은 이 기술로 전달할 수 있는 전력을 증가시키고 전력 전달 거리를 늘리며 효율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현재 상용화된 무선충전 기술이 자기유도(magnetic induction) 현상을 이용하며 몇 cm 수준의 짧은 거리에서만 작동하는 것과 달리, 많은 기업과 대학들이 연구 중인 중거리 범위(1m 안팎)의 무선충전 기술은 자기공명(magnetic resonance) 현상을 이용한다. 스탠퍼드대의 이번 연구나 그 기반이 된 2007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고정 상태 무선충전 기술 연구도 마찬가지다.자기유도나 자기공명 현상을 이용해 움직이는 물체에 전력을 전달하려면 물체의 움직임에 따라 주파수 등 특성을 계속 변화시켜야 하는데, 연구진은 이런 과정을 단순화하는 방법을 개발했다.이동하는 물체에 무선으로 전력 공급스탠퍼드대 대학원생 시드 아사와워라리트(Sid Assawaworrarit) 씨가 이동하는 물체에 전력을 공급해 LED를 켜는 시연을 하고 있다. [스탠퍼드대 유튜브 동영상 캡처=연합뉴스]판 교수는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충전하기 위해 차를 세울 필요가 없고 도로를 계속 달리고 있으면 전력이 공급되는 도로-자동차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도로에 무선 충전기 노릇을 하는 코일을 깔아 두고 이 도로를 전기차가 달리면, 전기차 바닥에 있는 코일이 자기공명을 통해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도로-자동차 시스템이 보편화하면 전기차의 생산 가격 중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는 대용량 배터리가 불필요하게 된다.또 이 기술이 공장 기계에 적용되면 전력 공급을 위한 선도 사라질 수 있다고 판 교수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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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직무수행 '잘한다' 83%…전주보다 1%P 더 올라[갤럽](종합)문재인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상승 (PG)[제작 조혜인]갤럽 "내각인선 야당 반대에도 3주 연속 역대 최고 긍정률"민주당 50%, 한국당 10%, 국민의당·정의당 7%, 바른정당 5% 문재인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83%에 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6일 나왔다.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성인 1천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 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83%로 1주 전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문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답변은 10%였고, 7%는 의견을 유보했다. 갤럽은 "내각 인선,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면서 야당의 반대와 여러 논란이 뒤따르고 있으나. 3주 연속 역대 대통령 직무 긍정률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연령별로는 직무수행 긍정 평가가 40대 이하에서 90%대 초반, 50대에서 73%, 60대 이상에서 69%로 각각 나타났다. 지지정당별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지지층에서 95% 이상을 기록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지지층의 약 80%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는 긍정률(37%)보다 부정률(45%)이 높았다. 무당층 평가는 긍정 69%, 부정 13% 등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직무수행 긍정 평가의 이유로 '소통 잘함·국민 공감 노력'(18%), '일자리 창출·비정규직 정규직화(11%), '인사(人事) 잘함'(11%), '서민 위한 노력·복지 확대'(7%), '공약 실천'(7%) 등을 꼽았다. 반면에 부정 평가의 이유로는 '인사 문제'(34%), '공약 실천 미흡'(13%), '독단적·일방적·편파적'(10%), '사드 문제'(6%) 등이 지적됐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50%로, 전주보다 2%포인트 올랐다. 한국당은 10%,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7%, 바른정당이 5% 등이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6·15 남북정상회담 기념식 참석한 문 대통령(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2017.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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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24층 아파트 대화재…6명 사망·70여명 부상(종합3보)[그래픽] 런던 24층 아파트서 큰 불…붕괴위험 속 참변 우려경찰 "사망자 더 늘어날 듯"…부상자 20명은 중환자실서 치료120가구 입주 서민 임대아파트 거의 불타 붕괴위험…화염 삽시간 번져화재경보기 안 울렸다는 증언 나와…'예고된 인재' 가능성 14일(현지시간) 새벽 영국 런던의 24층짜리 아파트 건물에서 원인이 파악되지 않은 큰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최소 6명이 사망했고 경찰은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밝혔다. 70명 이상이 다쳤다.화염이 건물 전체를 덮어 붕괴 위험이 닥친 가운데 대피하지 못한 일부 주민들이 갇혀 참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BBC 등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0시를 조금 넘어 런던 서부 래티머 로드에 있는 24층짜리 아파트 건물인 '그렌펠 타워'의 2층에서 시작된 불이 삽시간에 건물 꼭대기까지 번진 뒤 건물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런던 화재현장[AP=연합뉴스 자료사진]런던 소방당국은 소방차 40대와 소방관 200명을 출동시켜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 12시간이 넘은 오후 2시 현재 아직 잔불이 일부 남을 정도로 불기둥은 위력적이었다. 건물 대부분이 불에 타버려 건물이 무너져 내릴 위험도 제기되고 있다.런던경찰청 스튜어트 쿤디 국장은 이날 낮 "지금 단계에서 6명이 사망했음을 확인할 수 있지만 앞으로 며칠에 걸쳐 진행될 복잡한 수습 과정에서 사망자 수가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74명이 병원으로 이송된 가운데 이중 20명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BBC와 스카이뉴스 등은 전했다.데니 코튼 런던소방대장은 "수많은 희생자가 있었다"며 하지만 건물 규모와 복잡한 구조 때문에 정확히 사상자가 어느 정도인지 말할 수 없다 그는 "전례 없는 규모다. 29년 소방관 생활 동안 이런 규모의 화재를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아직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이들이 많다고 밝혀 이들 실종자 중에도 희생을 당한 이들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특히 창가로 나와서 구해달라고 절규하는 주민들을 봤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이 잇따랐다.런던에 큰불, '타워링 인페르노'(서울=연합뉴스) 서부 런던의 한 고층 건물에서 불이 나 소방차 40대, 소방관 200명이 출동했다고 영국 런던 소방당국이 1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화재 장소가 런던 화이트 시티, 라티머 로드에 있는 24층짜리 그렌펠 타워라고 보도하며 '타워링 인페르노'(고층의 큰불)라는 제목으로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다. 2017.6.14 [데일리 메일 캡처=연합뉴스] 또 '집안에서 화재가 발생한 경우가 아니면 집 안에서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평소 화재 대응 지시를 따랐다가 미처 탈출하지 못한 주민들이 있을 수 있어 수습 과정에서 희생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켄싱턴·첼시 구청 소유로 민간이 위탁관리한 이 임대 아파트는 120가구가 거주한 서민 아파트다. 화재 원인 조사가 시작된 가운데 화재경보기가 울리지 않았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 또 아파트 입주자협회는 수년 전부터 건물의 안전문제에 대한 우려를 건물관리업체 등에 제기해왔지만 무시됐다고 주장하는 등 '예고된 인재'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입주자협회가 운영하는 한 블로그는 "우리의 경고들을 그들이 귀담아듣지 않았다. 이런 대참사가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경고했었다"고 밝혔다.아울러 지난해 리모델링 과정에서 외벽에 부착된 단열 효과를 지닌 알루미늄 합성 피복이 삽시간에 화염이 번진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런던 화재현장[AP=연합뉴스 자료사진]화마가 건물을 집어삼킬 당시 입주자들은 갇힌 채로 창문에서 비명을 지르며 도움을 호소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창문으로 대피하려고 침대보로 줄을 만들고 있는 주민을 봤다는 목격자 증언도 나왔다. 런던 화재현장[AP=연합뉴스 자료사진]화재 목격자인 조지 클라크는 BBC방송 라디오5 인터뷰에서 "가슴 아프다"며 "건물 꼭대기에서 (살려달라고) 불빛을 흔드는 사람을 봤는데 탈출하지 못한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다른 목격자 하딜 알라밀리는 "꼭대기층에서 누군가 뛰어내리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 빅토리아 골드스미스는 "꼭대기층에 두 사람이 갇혀 있었고 그들이 휴대전화를 갖고 있었는데 구조 신호를 보내려고 했다. 소방관들이 그들에게 접근하지 못했고 불길이 계속됐고 휴대전화 불빛이 꺼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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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기억 더듬어 성폭행 피해 밤늦도록 진술했는데…"가해자 출국해 기소중지…"수사기관·출입국사무소 공조체계 부실" 성범죄 혐의를 받는 중국인이 강제퇴거 조치에 따라 출국하는 바람에 사건 수사가 중단되고 처벌 기회를 놓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 200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수사기관과 출입국사무소 간 공조체계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캄보디아 출신의 근로자 A(28·여)씨는 전 직장 관리자였던 B(29·중국인)씨로부터 성폭행과 추행을 당한 사실을 용기를 내 고발하려고 했다.A씨의 법률 대리인을 맡은 원곡법률사무소의 최정규 변호사는 강간 및 성폭력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B씨를 지난 1월 10일 의정부지검에 고소했다.이어 같은 달 26일 A씨는 안좋았던 기억을 더듬어가며 의정부 성폭력피해자통합지원센터에서 조사를 받았다.오후 2시에 도착해 약 한시간 반 뒤 진술을 시작했고, 조사는 6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후 진술조서를 열람한 뒤 이날 오후 10시 반이 되어서야 일정이 끝났다.2015년 경기도 포천 소재 회사에 입사해 그해 여름부터 이듬해 9월까지 B씨로부터 상습적으로 추행과 성폭행을 당한 기억을 꺼내 하나씩 진술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매우 힘든 일이었다. 통역도 거쳐야했기에 쉽지 않았다.그런데 황당하게도 B씨는 이미 앞서 1월 20일 강제퇴거 조치로 본국으로 출국한 뒤였다. 가해자를 검거할 방법이 요원한 상황에서 A씨는 아무것도 모른 채 조사를 받은 것이었다.A씨 측은 이러한 내용을 이달 초 의정부지검의 고소·고발사건 처분결과 통지서를 받고서야 알게 됐다.의정부지검은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고 알려왔다. 기소중지란 피의자의 소재 불명 등을 이유로 사건 수사를 중단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A씨를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던 B씨는 지난 1월 11일 의정부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돼 강제 출국했다.출입국관리법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에게 강제퇴거 명령을 내리도록 규정한 데 따른 조치였다.사건 접수 이후 피의자 소재 파악을 하지 않은 사이, B씨는 그 사이 원칙대로 본국으로 돌아가 버린 것이었다.A씨는 "힘들게 기억을 더듬어 밤늦도록 진술했는데 처벌을 못 한다니 너무 화가 나고 허무하다"며 억울해했다고 한다.최 변호사는 "수사기관과 출입국관리사무소의 공조체계를 통해 피의자가 자진출국하는 걸 막지는 못하더라도 강제퇴거는 시키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국내 거주 외국인 200만명을 돌파하고 외국인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공조체계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폭행(일러스트)제작 이소영(미디어랩) 아이클릭아트 그래픽 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