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방탄소년단, 반석 위에 쌓아올린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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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문화

[리뷰] 방탄소년단, 반석 위에 쌓아올린 현재

[리뷰] BTS(방탄소년단), 반석 위에 쌓아올린 현재 (DNA)


[통통TV][https://youtu.be/ZJV68OhnafE]


(서울=연합뉴스) 앨범을 발매한 지 나흘 만에 공개된 방탄소년단의 'DNA' 무대는 높아진 그들의 위상만큼 역량 또한 성장했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합니다. 정국의 휘파람 소리로 시작된 무대는 뷔의 어둡지만 깊이 있는 음색으로 이어지고, 두 명의 멤버가 표현하는 투샷(2S) 퍼포먼스는 무대의 좌우뿐 아니라 앞과 뒤를 채우며 입체감과 깊이감을 더합니다.


카메라 한 대로 촬영되는 원테이크기법이 영상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멤버들 각각의 개성 있는 캐릭터와 해외 무대에 서며 체득한 세련된 무대 매너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특히 드롭 파트에서 EDM 사운드로 넘어가는 부분에 전개되는 퍼포먼스는 DNA가 표현하는 바를 정확히 형상화하는 데요, 7명의 멤버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의 손을 잡고, 같은 DNA를 공유한 듯 에너지를 주고받습니다. '케이팝으로는 가히 새로운 문법을 제시했다'고 소개한 드롭 파트의 과감한 사용은 비주얼 퍼포먼스와 만나 화학작용을 일으키며 이들이 지금껏 선보인 꾸준한 도전과 변화에 정점을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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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을 중심으로 하되 EDM 사운드를 과감하게 사용한 시도와 무대를 입체감 있게 표현하는 광범위한 퍼포먼스는, '윙스'를 기점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그룹이 된 방탄소년단이 현재에 머물고 있지 않고 꾸준히 도전하고 외연을 확장하는 아티스트임을 보여줍니다.
   

'이 모든 건 우연이 아니니까'라는 가사는 꾸준한 변화와 진화가 자신들이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선 이유라고 말하는 듯 들리는 데요, 그들이 지나온 성장의 길을 돌아보면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합니다.


방탄소년단의 시작은 어느날 갑자기 외계행성에서 떨어진 판타지 속의 소년들이 아니었습니다. 학교에 존재했던 멤버들은 또래들의 마음을 대변하며 제도권에 대항했고, 화양연화에서는 갈등하는 청춘을, 윙스에서는 아파하며 성장하는 어른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빌보드뮤직어워드에서 수상한 이후의 앨범에서는 소수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여주기도 했죠.


멤버들은 늘 그들이 있어야 할 현실에 발을 단단히 딛고 자신이 현재 해야 할 이야기를 주저 없이 펼치며 예민하게 깨어있었습니다. 빌보드뮤직어워드에서 수상한 이후에도 '우리 같은 사람들은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었다'고 한 슈가의 말은 데뷔 전부터 '연습벌레'로 알려진 방탄소년단의 변함없는 마음가짐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렇게 꾸준한 노력과 성장을 거듭한 그들이 이번 앨범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인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은 그래서 충분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성급히 쌓아올린 모래성이 아닌, 반듯한 반석 위에 스스로 힘으로 주춧돌을 올린 집처럼 방탄소년단은 그렇게 현재의 위치를 만들었습니다. 그 위상은 꽤 오랜 시간 유효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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