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내년 경제 파고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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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내년 경제 파고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서울=연합뉴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우리 경제가 힘든 시기를 보낼 것이란 걱정이 벌써 나온다. 내수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 경제를 지탱해 온 수출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다. 정부와 국민이 어느 때보다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경제여건 변동에 현명하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가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준경 원장,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일형 원장, 금융연구원 윤창현 원장, 한국경제학회 김정식 회장, 한국경제연구원 권태신 원장, 현대경제연구원 하태형 원장, LG경제연구원 김주형 원장 등 주요 7대 경제연구원장을 상대로 경제전망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들은 내년 수출에 집중적인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성장 둔화, 일본과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가능성 등이 맞물리면서 한국 수출도 영향권에 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일형 원장은 "일본과 유럽의 성장세가 부진하고 신흥국도 저성장에 머물 것으로 보여 내년에도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온갖 대책에도 내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수출 엔진이 꺼질 수 있다는 것은 한국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내년에 경제성장률이 3% 중후반대를 지키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기업들이 보는 내년 경제 전망도 밝지 않다. 특히 기업들은 최근 우리나라 경제상황을 구조적 위기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을 정도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달 매출 기준 600대 기업 중 329개사를 대상으로 내년 경영환경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81.6%가 최근 경제상황을 한국 제조업 및 수출의 구조적 위기라고 답변했다고 30일 밝혔다. 국내 경제의 회복 시점에 대해서도 응답기업의 91.2%는 2016년 이후(48.1%), 또는 내년 하반기(43.1%)로 예측해 상당기간 경기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봤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정부 전망치(4.0%)보다 낮은 3.0∼3.5% 수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렇다 보니 기업의 내년 투자 전망이 긍정적일 리 없다. 응답 기업의 51.2%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고 확대(20.0%)보다는 축소(28.8%) 전망이 더 많았다. 기업의 투자 확대로 경제에 활력이 도는 것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는 뜻이다.  

 

우리 경제를 걱정하게 하는 것은 한둘이 아니다. 최근엔 우리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확산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1%대에 머물 것으로 예측되는데 따른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인 KDI가 한국에서 일본과 유사한 형태의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한국은행이 추가로 신속하게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최근 내기도 했다.

 

이미 1천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의 급증세도 걱정거리다. 특히 부채의 증가가 소비나 투자 증가로 이어지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경기 부진이나 부동산 침체가 지속돼 가계 부실과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면 큰일이다. 경제연구원장들은 어려운 경제상황을 돌파해 경기 회복의 불씨를 키우려면 확장적인 재정·통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규제 완화와 기업 구조조정 등 구조적인 개혁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부와 통화당국의 선제적이고도 정교한 정책 대응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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