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보우 "팬들도 '키워주고 싶다'며 안쓰러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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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팬들도 '키워주고 싶다'며 안쓰러워해요"

1년8개월 만에 새 앨범 '이노센트'…"6년 활동 더뎠지만 멤버 교체 없었죠"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레인보우(재경, 우리, 지숙, 노을, 승아, 윤혜, 현영)는 지난 2009년 DSP미디어에서 카라의 뒤를 잇는 걸그룹으로 주목받으며 데뷔했다.
 

그러나 같은 해 등장한 걸그룹인 투애니원, 포미닛, 시크릿, 티아라 등이 여러 히트곡을 내며 상승 곡선을 그리는 동안 뚜렷한 히트곡을 내지 못하고 활동이 부진했다.  

 

가요계에서는 '떠도 한참 전에 떴어야 할 그룹'이라 했고, 일부 네티즌은 '레인보우는 뜨는 것 빼고는 잘한다'는 댓글을 달며 안타까운 시선을 보냈다.

 

레인보우가 지난 2013년 6월 앨범 이후 1년 8개월의 공백을 깨고 23일 세 번째 미니앨범 '이노센트'(Innocent)를 발표했다.  

 

요즘 아이돌 그룹이 한해에 여러 장의 앨범을 내는 걸 고려하면 긴 공백이다. 그럼에도 지난 6년간 단 한 명의 멤버도 이탈하지 않은 이 팀은 여느 때보다 팀워크가 단단해졌고 독기와 의지로 똘똘 뭉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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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레인보우를 인터뷰했다.

 

후배 걸그룹들까지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마음고생도 꽤 했을 법했다.

 

"소속사와 상의해 기획하고 앨범을 내는데 그 결정이 더뎌 타이밍을 놓친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지난 6년간 쉴 새 없이 달렸더라면 몸만 어른이 되고 마음은 철들지 않은 채 나이를 먹었을 텐데, 저흰 내면적으로 좀 더 다지는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공백기에도 흥청망청 보내지 않았고 인생에 대해 참 많은 생각을 해 단단한 어른이 된 것 같아요. 하하."(멤버들) 

 

참 씩씩하게 말하는 멤버들은 "새 앨범이 나오는 것에도 감사한 마음이 됐다"며 "이런 모습이 안타까운지 팬들도 '키워주고 싶다'며 안쓰러워한다"고 웃어보였다.

 

수많은 그룹이 팀을 재정비하며 부침을 겪었지만 이들은 멤버 교체 한번 없었다.

 

노을은 "서로 믿음이 있어야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이 큰 것"이라며 "사이가 안 좋았다면 멤버 교체를 겪을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끼리 좋아서 팀을 나갈 생각조차 안 했다"고 말했다.  

 

재경과 윤혜도 "만약에 소속사에서 멤버를 추가로 영입하려 했다면, 우린 전원이 반기를 들었을 것"이라며 단합력은 으뜸이라고 강조했다.

 

그 사이 일부 멤버들은 개별 활동을 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재경은 뷰티 프로그램 MC를 맡았고 그림 실력이 뛰어나 '아이돌 화백'으로 주목받았으며, 윤혜는 드라마에 출연했다. 지숙은 '연예가중계' 리포터를 하면서 IT 제품 등과 관련한 글을 쓰는 블로거로 유명해졌다. 덕분에 LG전자 PC 모델이 됐고 소셜 LG사이트에서 칼럼을 쓰고 있다. 현영은 시트콤 '하숙 24번지'에 출연했고 계범주의 노래를 공동 작곡했으며, 승아는 뮤지컬 '그리스'에 출연했다.

 

개별 활동을 한 것도 컴백을 위한 것이었다. 다시 뭉쳐 출발선에 선 만큼 멤버들의 마인드도 많이 바뀌어 있었다.  

 

윤혜는 "다른 걸그룹이 잘 됐다는 기준이 1위라면 우린 새롭게 목표를 바꿨다"며 "앨범을 낼 때마다 성장했다는 칭찬을 받고 싶고, 우리를 바라봐주는 팬들을 더 많이 늘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팬들이 군대를 간 동안 레인보우도 공백이었으니 이제 제대해 우리와 함께 사회생활을 하시면 될 것 같아요. 하하하."(재경)  

 

새 앨범은 레인보우의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하기 위한 밑그림처럼 느껴진다.

 

보통 걸그룹은 '섹시'와 '청순'으로 뚜렷한 노선을 정하고 출발하는데 레인보우는 데뷔 시절 이러한 측면을 어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재경은 "데뷔곡 '가십 걸'(Gossip Girl) 때는 스타일리시하게 보이려 했고, 후속곡 '낫 유어 걸'(Not Your Girl) 때는 '센' 걸 시도했다"며 "팀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전에 여러 콘셉트를 시도한 것 같다. 이번엔 음악도 스타일도 자신 있다"고 말했다.

 

타이틀곡 '블랙 스완'은 몽환적인 도입부로 시작하지만 여느 때보다 후렴구 멜로디가 대중적이어서 귀에 쏙 들어온다. 시스루를 가미한 의상으로 여성미를 부각시켰고 골반을 이용한 춤도 '포인트 동작'이 뚜렷하다.

 

특히 노래 가사는 마치 이들의 지금과도 맞아떨어진다.

 

"'내면의 자아가 뭘까'라고 고민하는 내용인데 세상에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하는 곡이 됐으면 좋겠어요. 가사에서 '날 안아주세요, 날 받아주세요'란 부분이 포인트인데 대중이 레인보우도 안아주고 받아줬으면 좋겠습니다. 하하."

 

수록곡 '나쁜 남자가 운다'는 나쁜 남자로 인해 아파하는 여자의 모습을 그린 곡으로 현영이 시원하게 욕설을 녹음했는데 심의를 고려해 결국 빠졌다고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멤버들은 7명이 함께 나오는 것이 감사하다며 돈독한 우정을 거듭 강조했다.

 

"멤버들 나이가 어느덧 한국 나이로는 25살부터 28살이 됐어요. 함께 슬픔도 희화화하게 됐고 여전히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의견을 모으죠. 고민의 성격에 따라 맞춤 답안을 줄 멤버를 찾아 위로받기도 해요. 2월에 숙소 계약이 끝나 지금은 각자 살지만 다시 숙소 생활하라고 해도 모두 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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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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