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안심전환대출 '인기'…일부 지점 새벽부터 대기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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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안심전환대출 '인기'…일부 지점 새벽부터 대기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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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몰려든 '안심전환대출' 가입 희망자들(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안심전환대출'이 출시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은행 본점에서 안심전환대출 가입 희망자들이 전용 창구에서 상담을 하고 있다.

도심·주거지역 개점 전 10여명씩 줄…오전 10시 현재 7천800억원 대출
은행들도 비상대책반 가동…윤종규 국민은행장 직접 고객들 만나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김동호 홍국기 박초롱 기자 = 연 2.6%대의 안심전환대출이 출시된 24일 은행 지점 창구들은 대출을 신청하려는 사람들로 북적댔다.


은행권 최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은행 문을 열기 전부터 10여명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 광경이 흔치 않게 펼쳐졌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밀집지역에서는 새벽부터 대기자들이 줄을 섰다.


◇ "조기 소진 우려된다"…지점 문 열기 전부터 긴 대기 행렬


꽃샘추위로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숭례문 인근 신한은행 본점 주변에는 오전 9시 은행 문이 열리기 수십분 전부터 고객 10여명이 은행 개점을 기다리며 서 있었다.


직장인 서모(46)씨는 "현재 4.3% 변동금리로 4억원 가까운 대출이 있는데 이걸 안심전환대출로 바꾸려고 한다"며 "1.7%포인트 정도 금리가 내려가게 되니까 대충 계산해도 1년에 수백만원 정도 이자가 절감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은행 본점 직원인 김태연 대리는 "안심전환대출 발표가 있은 뒤부터 하루에 스무통 넘게 전화 상담을 한 것 같다"며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고객들이 개점 전부터 이렇게 기다리실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인근 KB국민은행 남대문지점에서도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하려는 사람들 10여명이 한 손에 서류봉투를 들고 개점 전 영업점 문 앞에 서있었다.


셔터가 올라가자마자 창구는 금방 만원을 이뤘고, 자리를 잡지 못한 손님들은 번호표를 빨리 뽑으려 서두르는 모습이었다.


인근 회사에 다니는 김모(46)씨는 "회사에 얘기를 하고 잠깐 은행에 들렀다"며 "지금 받아놓은 1억원 대출이 연 3.28% 변동금리인데,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해 2.65% 금리가 적용되면 1년에 200만원 정도는 아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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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전환대출, 출시(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안심전환대출'이 출시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은행 본점에서 안심전환대출 가입 희망자가 상품설명서에 개인정보를 기입하고 있다.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도 문을 열기 전부터 12명의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가 개점하자마자 안심전환대출 상담 창구로 달려갔다.

   

윤종규 국민은행장은 창구를 직접 찾아 고객들과 상담 직원들을 만나고 상담 진행 상황 등에 대한 얘기를 듣기도 했다.


윤 행장은 "고객들이 불편을 겪지는 않는지, 상담은 원활하게 진행되는지 살펴보러 나왔다"며 "안심전환대출은 장기 고정금리대출로 가계부채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상품인 만큼 고객들에게 적극 권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비상대책반을 가동하면서 본점 직원 200여명을 각 지점에 내보내 안심전환대출 접수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각 시중은행의 서울과 수도권에 소재한 아파트 밀집지역에서는 안심전환대출의 조기 소진 우려로 고객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도 연출됐다.


남편과 함께 이날 은행 창구를 찾은 김모(45·여)씨는 "장안동에 사는데 1억원을 연 4%대의 변동금리로 대출받아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면 금리가 연 1.4%포인트나 낮아진다"며 "한도가 소진되기 전에 서둘려 갈아타려고 일찍 지점을 찾았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인 고종수(51)씨는 "안심전환대출에 대해 어제 전화로 문의했는데 좀 더 심층적인 상담이 필요한 것 같아 최대한 빨리 지점을 찾았다"며 "대상만 된다고 하면 오늘이라도 무조건 대출을 갈아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각 시중은행의 수도권 지점인 동탄, 수지, 김포 등에서도 고객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서 은행 개점만을 기다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 "나 먼저 받자" 승강이…고정금리대출자 "난 왜 안 되나"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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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받는 '안심전환대출' 가입 희망자들

안심전환대출을 먼저 신청하려고 승강이를 벌이거나, 대출 대상이 되지 않아 안타까워하는 고객들의 모습도 보였다.


이날 오전 국민은행 남대문지점에서는 서로 먼저 안심전환대출 상담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뒤엉켜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순서가 밀린 고객들이 번호표를 들고 창구에서 항의하자, 은행 직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늘 (대출 한도가) 소진되지는 않는다. 안심하시고 앉아서 기다려달라"며 상황을 정리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에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하러 온 40대 초반의 한 여성은 "변동금리로 1억원을 대출받아 안심전환대출 대상이 되는지 확인하려고 왔다"며 "아쉽게도 대출한 지 아직 1년이 지나지 않아 자격 조건이 안 된다고 한다"며 아쉬워했다.


우리은행 본점영업부에서 상담을 받은 최모(52.여)씨는 "2%대 대출이자를 적용받을 수 있다고 해서 아침부터 서둘러 상담받으러 왔는데 지금 기존 대출이 고정금리라서 안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최씨는 "현재 4%대 이자를 내는데 신규 대출의 대출이자가 자꾸 떨어지는 걸보니 속이 쓰리다"며 "고정금리 대출자는 왜 구제가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신한은행 장안동지점 창구 직원은 "2%대 금리만 보고 상담하러 오셨다가 기존 대출이 금리 혜택이 있는 보금자리론, 적격대출 등의 기금 대출이어서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얘기를 듣고 아쉬워하면서 돌아가시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안심전환대출로 승인된 건수는 5천941건, 승인액은 7천810억원을 기록했다.  


건당 평균 대출액은 1억3천100만원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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