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좋은 연기가 살려낸 '세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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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새영화> 좋은 연기가 살려낸 '세레나'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 대공황기 노스캐롤라이나의 삼림. 열정적이고 야망 넘치는 목재 사업가 조지(브래들리 쿠퍼)는 시내로 내려갔다가 만난 여자 세레나(제니퍼 로런스)와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세레나와 곧바로 결혼해 함께 숲으로 돌아온 조지는 '오른팔' 뷰캐넌과 벌목장 직원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목재업에 밝은 아내를 현장에 들인다.

 

뷰캐넌과의 관계가 틀어지는 가운데 조지가 결혼 전 잠깐 즐겼던 여자가 조지의 아들을 안고 부부 앞에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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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출신 감독 수사네 비어가 미국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세레나'는 스산한 분위기의 멜로 시대극이다.

 

사랑에 빠진 남녀는 남성성과 여성성이 충돌하는 아름답고 음습한 삼림에서 서로 엇갈린 욕망을 끄집어내면서 파열음을 내기 시작한다.

 

불 같은 사랑에 뛰어든 남녀가 파멸을 향해 달려가는 정통 멜로물로서 이야기에 색다른 점이 없고 인물들이 갑자기 의외의 선택을 하는 바람에 곳곳에서 "왜?"라는 의문이 떠오르기도 한다.

 

영화 전반에 깔린 음침한 공기와 피비린내도 엔딩 크레디트가 다 올라간 뒤까지 관객을 괴롭힐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첫눈에 호감이 가지는 않지만, 어두운 매력을 분명히 지니고 있다.

 

그 공은 대부분 타이틀 롤을 맡은 배우 제니퍼 로런스에게 돌려야 할 듯하다.

 

로런스는 자신감 넘치는 매력적인 여성에서 사랑에 집착하며 독을 품은 여자로 돌변하기까지 감정선을 미세하게 잡아내며 영화의 빈틈을 메운다.

 

그는 자신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긴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서의 연기와는 또 다른, 섬뜩한 매력으로 스크린을 지배한다. 

 

브래들리 쿠퍼 역시 로런스에 크게 뒤지지 않는 존재감을 보여준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과 '아메리칸 허슬'에 이어 세 번째로 함께 연기한 두 배우의 호흡은 화면을 꽉 채우는 아름다운 배경과 함께 이 영화의 큰 장점이 된다.

 

어둡고 묵직한 영화인 터라 관객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 만하지만, 끝까지 이 매혹적인 풍경과 배우들로부터 고개를 돌리기는 어려울 듯하다.

 

23일 개봉. 109분. 청소년 관람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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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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