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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마리텔' PD "인터넷 방송, TV로 구현하느라 애먹어"

기사입력 2015.05.0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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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어린이와 동물, 아니면 이국 문물로 가득 찬 요즘 TV 예능가에서 이제 겨우 두 걸음(2회 방송)을 뗀 MBC TV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마리텔'에서는 아이돌 가수와 트레이닝 코치, 요리연구가, 방송인 등 스타들이 1인 인터넷 생방송을 진행한다.

     

    각자 채팅창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누리꾼들의 댓글을 보면서 교감하고, 또 그 시청자수를 늘려 대결에서 이기는 방식이다.

     

    이미 인터넷에서만큼은 '마리텔'이 장안의 화제로 자리잡았다.

     

    '마리텔' 아이디어를 냈고 기획한 박진경(33) PD를 최근 전화로 인터뷰했다.

     

    2007년 입사한 박 PD는 MBC의 간판 예능 '무한도전'과 '일밤'에서 오랫동안 조연출을 맡았다. '마리텔'은 그의 이름을 내걸고 본격적으로 선보인 첫 작품이다.

     

    박 PD는 "인터넷 반응이 뜨거워 놀랐다"면서 "스타들이 인터넷 생방송이라는 새로운 문물 앞에서 더듬대는 모습과 회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박 PD와의 일문일답.

     

    -- '마리텔' 아이디어를 어떻게 구상했나.

     

    ▲ 무엇보다 안 해 본 TV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컸어요. 그리고 외국에서는 프로게이머들이 그렇게 인터넷 방송만으로도 먹고살 정도로 잘 되거든요. 프로게이머들이 게임을 하는 걸 보여주면서 사람들이랑 채팅창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인데 그런 걸 보면 채팅창에서 자기들끼리 정말 재미있게 지내거든요. 그런 방송을 자주 본 것도 이 프로그램 기획에 연결된 것 같아요.

     

    -- 처음에 아이디어를 냈을 때 사내 평가는.

     

    ▲ 처음 기획안을 쓰고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도 혹시 다들 (콘셉트를) 이해하지 못할까 봐 많이 걱정했어요. 그런데 뜻밖에 다들 이해하고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는 반응이었어요. 다만, 1인 인터넷 방송을 어떻게 지상파 예능으로 연결지을지에 대한 걱정들이 많았죠.

     

    -- 가장 어려웠던 점은.

     

    ▲ 고민이 많았죠. 일단 지상파 주시청층인 중장년층은 1인 인터넷 생방송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분도 많잖아요. 그리고 1인 인터넷 방송시 컴퓨터 앞에서 돌아가는 구조 자체를 TV 프로그램에서 표현하기도 쉽지 않아서 애를 먹었어요. 진행자 앞에 컴퓨터 모니터만 보이는 상황에서 눈으로 보이지 않는 수만 명(누리꾼들)과 대화하는 느낌을 살려야 하니깐요.

     

    -- 제작시 가장 주안점은.  

     

    ▲ 인터넷 생방송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시청자들이 받는 느낌이 최대한 비슷하도록 하는데 공을 많이 들였어요. 채팅창 상황이라든지 돌아가는 분위기에 대해 시청자들이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포장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누리꾼들의 반응을 보여주고자 화면 하단에 캐릭터를 깔고 채팅창 뜨는 소리를 삽입해 주목도를 높이는 식으로 했죠.

     

    -- '마리텔' 숙제는.  

     

    ▲ '마리텔'의 매력은 신선함이지만 그 점이 도리어 우리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우려되는 부분도 있어요. 인터넷 사용자들, 젊은이들이 '마리텔' 주 수용자인데 이들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신선한 걸 좋아하잖아요. 가령 일부 출연자가 누리꾼들로부터 '노잼'(너무 재미 없다)이라고 폭탄 공격을 받았는데 우리 프로그램에도 그 공격이 돌아올 가능성이 있죠. 노파심일지 모르겠지만, 우리도 콘텐츠나 캐스팅, 진행 방식 등에서 신선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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