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뒷이야기> 명량 다큐영화에 연출 아닌 배 12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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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새영화 뒷이야기> 명량 다큐영화에 연출 아닌 배 12척이…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전남 장흥에 있는 회령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를 인도받고 명량해전의 준비를 시작한 곳이다.

작년 1천7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역대 흥행수익 1위로 등극한 영화 '명량'의 프리퀄(전편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 다큐 영화 '명량: 회오리 바다를 향하여'에는 놀랄 만한 장면이 나온다.

 

영화 명량의 김한민 감독과 배우 오타니 료헤이, 이해영, 장준녕 등 4명이 이번 다큐영화 촬영을 위해 회령포에 도착했는데, 바다 위에 어선 12척이 전투 진용을 갖춘 것처럼 나란히 떠 있었던 것.

 

거짓말 같은 상황에 감독과 배우뿐 아니라 스태프들도 모두 놀라 한참 동안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봤다는 후문이다.

 

영화에서도 언급되지만, 이 장면은 연출된 것이 아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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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의 수군재건로 곳곳에 숨겨진 극적인 사건들을 95분의 긴 호흡으로 풀어낸 이번 영화 촬영 중에는 이런 '계시적인' 일화가 하나 더 있다.

 

제작진과 출연진이 의병과 153명의 화엄사 승병이 힘을 합쳐 왜적과 싸운 곳이자 이순신의 주요 수군 재건로 가운데 하나였던 전남 구례의 석주관성에 가기 전날이었다.

 

김 감독과 배우 등 4명은 화개장터에 들러 석주관 '칠의사의 묘'(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목숨을 던져 나라를 지킨 의사들의 묘)에 올릴 제사용품을 직접 샀다고 한다.

 

전남 구례군과 경남 하동군의 경계에 있는 화개장터는 영·호남 주민의 만남의 장소이자 화합의 상징으로 전통 5일장이 번성한 곳이다.

 

이상하게도 출연진이 다녀간 다음 날 화개장터는 전체 점포 80개 가운데 41개가 소실되는 큰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사고였으나, 영화 출연진과 제작진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한민 감독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영화 명량이 작년에 잘 됐지만, 사실 어떤 굉장한 느낌이 나를 짓눌렀다. 단순히 흥행이 잘된다고 즐거워할 스코어가 아니라, 뭔가 굉장히 계시적인 메시지가 숨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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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개봉한 이 영화는 명량해전의 승리가 과장됐다는 일본의 역사 왜곡과 사관을 바로잡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야기 전개 방식은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 임명교서를 받은 뒤 16일에 걸쳐 무기와 군사를 모으며 이동했던 수군 재건의 행적을 난중일기에 맞춰 따라가는 형식이다. 경남 하동 노량마을부터 전남 진도 벽파진까지 총 450㎞에 이르는 충무공의 여정을 추적했다.

 

당시 인간적 고뇌를 느꼈을 장군의 행적이 긴박했던 정유재란의 전황과 맞물리며 그 시대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이번 작품은 섬세한 컴퓨터그래픽(CG)과 삽화를 통해 역사적 지식과 재미를 모두 얻을 수 있는 '에듀테인먼트 영화'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지리산 둘레길, 보성강, 낙안읍성, 화엄사, 백사정, 회령포 등 한국의 아름다운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장소를 헬리캠(드론)으로 항공 촬영한 웅장하고도 생생한 영상미도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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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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