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교체 시끌 무한도전, '정공법' 이번에도 통할까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멤버교체 시끌 무한도전, '정공법' 이번에도 통할까

길·노홍철 논란 끝 하차에 새 멤버 광희엔 '악플 세례'
토요 예능 시청률·영향력 굳건 "무플보단 악플이 낫다" 증명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걸까.

지난해부터 잇따른 멤버 하차로 홍역을 치른 MBC TV '무한도전'이 이번에는 새 멤버 광희에 대한 비난 여론과 맞닥뜨렸다.

 

지난해 길과 노홍철이 음주운전으로 하차하면서 시작된 '무한도전'의 혼란은 1년 넘게 이어지는 셈이다.

 

7인 체제에서 5인 체제가 된 '무한도전'은 10년간 이어져 온 탄탄한 팀워크로 한동안 빈자리를 메우지 않고 방송을 이어갔다.

 

그래도 5명으로는 역부족이었을까. '무한도전'은 결국 시청자들에게 새 멤버 후보를 추천해달라며 야심 차게 새 멤버 영입 프로젝트 '식스맨'(Sixth Man)을 시작했다.

 

하지만 프로젝트 도중 후보 중 한 명인 개그맨 장동민이 과거 인터넷 라디오방송에서 했던 여성 비하 발언으로 하차했고 그 여파로 새로 합류한 광희에 대한 비난이 터져 나왔다.

 

지난 9일 새 멤버 광희가 처음으로 합류한 '무한도전'은 지금껏 그래 왔듯 '정면 돌파'를 택했다. 시청률은 11.3%,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지만 여전히 토요일 저녁 예능 1위를 지켰다.

 

14317354448214.jpg

 
◇'무한 사과'된 무한도전

 

무한도전의 '1인자' 유재석은 지난해부터 '사과 머신'이 됐다.

 

지난해 4월 길이 음주운전으로 하차할 당시 길과 무한도전 전부를 대신해 사과를 했던 유재석은 6월 노홍철의 짝을 찾아주기 위한 특집 '홍철아 장가가자'가 여성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심어준다는 비판에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11월에는 노홍철이 음주운전으로 하차했다. 길의 음주운전을 사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유재석은 똑같은 일로 또다시 사과를 해야 했다.

 

멤버들이 인기에 취해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5인 체제를 굳히는 듯하던 '무한도전'은 결국 새 멤버 합류로 분위기 전환을 꾀했지만 그마저도 암초를 만났다.

 

시청자에게 '무한도전'의 새 멤버를 추천받으며 시작한 '식스맨' 프로젝트의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유병재, 강균성, 최시원 등 그동안 '무한도전'에서 볼 수 없었던 '뉴페이스' 후보들에 시청자들은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환호했다.

 

하지만 프로젝트 진행 도중 후보였던 개그맨 장동민이 인터넷 라디오에서의 '막말 논란'으로 하차하며 분위기는 일순간에 꺾였다. 일각에서 장동민의 하차는 광희의 소속사인 스타제국의 모략이라는 음모론이 나오면서 상황은 악화했다.

 

14317354686586.jpg
 
토요일 저녁 시청자에게 웃음을 줘야 할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게는 가혹한 상황이 이어졌다.

 

그래서일까. 지난해 10월 방송 400회, 올해 4월 방송 10주년을 맞는 등 경사가 이어졌지만 '무한도전'에서는 축제라기 보다는 부산한 '사고 수습'의 냄새가 풍겼다.

 

◇위기는 곧 아이템…'무한도전'의 정공법

 

2005년부터 10년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무한도전'의 저력은 위기극복법에서 나온다.

 

무한도전은 논란을 피해가기보다는 잘못한 것을 즉각 인정하는 정면돌파를 택해왔다.

 

'홍철아 장가가자'가 여성의 외모, 나이로 평가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을 때는 출연진과 제작진이 곤장을 맞으며 사과하고 남은 분량을 방송하지 않는 단호한 결정을 내렸다.

 

시청률이 하락했던 지난해 5월에는 차세대 리더를 뽑는 '무한도전 선택 2014'로 반전을 이뤘고 멤버 2명이 하차해 위기론이 일자 아예 멤버를 뽑는 특집을 마련했다.

 

이렇듯 무한도전에게 위기는 곧 아이템이다.

 

14317354936700.jpg
 
새 멤버 광희에 대한 비판 여론에도 '무한도전'은 같은 방법으로 대응했다.

 

반대 여론을 외면하거나 날을 세우며 반박하는 대신 '무한도전'은 광희의 첫 출근길에 그의 합류를 반대하는 1인 시위자를 배치하는 '몰래카메라'를 준비했다.

 

'독이 든 성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담스러운 '무한도전'의 새 멤버 자리 거기에 온라인에서 광희의 합류를 반대하는 서명운동까지 벌어진 상황을 그대로 아이템으로 활용하면서 단숨에 여론을 뒤집었다.

 

'몰래카메라'라는 형식은 광희가 그간 논란을 겪으면서 느꼈던 감정과 소문에 대한 해명, 각오를 시청자에게 직접 털어놓을 수 있게 하는 동시에 새 멤버 광희의 '신고식'이 됐다.

 

지난주 방송에서 광희가 '기계탈수 대 인간탈수' '자동세차 대 인간세차' '자연배수 대 인간배수' 등 과거 '무한도전'의 무모한 도전들에 도전하며 몸 개그와 입담을 선보이면서 광희에 대한 비난 여론은 점차 사그라지고 있다.

 

◇'무플 보다는 악플이 낫다' 영향력 여전

 

올해 초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를 통해 90년대 복고 열풍을 이끌며 20%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던 '무한도전'의 지난주 시청률은 11.3%.

 

같은 시간 방송되는 KBS 2TV '불후의 명곡' SBS TV '놀라운 대회 스타킹'의 시청률 6.8%(두 프로그램 동률)에 크게 앞서며 동시간대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종합엔터테인먼트기업 CJ E&M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가 공동개발한 소비자 행동 기반 콘텐츠 파워 측정 모델인 CPI(Content Power Index) 지수 순위에서도 '무한도전'은 4월 다섯째주(4월27일~5월3일) 257.3을 기록하며 4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CPI 지수는 주간 단위로 프로그램 관련 온라인 뉴스 구독자 수, 프로그램 직접 검색자수, 소셜 미디어 버즈량 등 3가지 실측 데이터를 200점 기준 표준점수로 환산하는 방식으로 산출하는 방식으로, TV 이외의 매체로 방송을 접하고 인기가 온라인 세계에 반영되는 요즘 세태를 반영한다.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는 말이 지수에 반영된 셈이다.

 

14317355223779.jpg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게시판이 악플(악성댓글)로 도배되는 등 곤욕을 치르는 '무한도전'도 악플을 외면하기보다는 활용하며 시청자와 소통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방송에서 '식스맨' 후보 8인에게 악플 읽기 미션을 줬고 지난 9일 방송에서도 광희에 대한 악플을 언급했다.

 

광희는 "욕을 하시더라도 한 번 보고, 보고 하셨으면 좋겠다"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많은 이들의 우려에도 쾌활하고 씩씩한 모습으로 첫 방송부터 '무한도전'에 활력을 불어넣은 광희가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이겨내고 '무한도전'의 위기 탈출에 일조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무한도전'은 16일 방송에서 '롤러코스터에서 짜장면 먹기' 등 과거 도전에 재도전하며 광희를 위한 '무한도전 속성코스' 강의를 이어간다. 

 

chomj@yna.co.kr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