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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합니까> ①"가요계 영어사용, 외국진출에 필수"<안효진>

기사입력 2015.06.0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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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국내 가수들이 약 10년 전부터 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면서 우리 가요계에는 영어 사용이 일상화됐다.


    이제 소나무나 여자친구 등 한국어로 이름을 지은 그룹을 찾기가 어렵다. 노래를 만들 때부터 한글과 영어 제목을 함께 구상하고, 후렴구에 영어 표현을 넣는 일은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가요계에 갈수록 영어가 흘러 넘치는 현상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한 편에서는 국내 가요계의 영어 사용을 국외 시장과 팬을 염두에 둔 전략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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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에서 열정적인 공연 선보이는 샤이니

    영어로 된 가사나 제목이 세계 팬들이 케이팝에 더 쉽게 접근하고 콘텐츠를 이해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는 주장이다.


    다른 쪽에서는 영어가 과도하고 불필요하게 섞이다 보면 오히려 가사 흐름을 끊고 감정을 살릴 수 있는 여지를 막는다고 지적한다. 한국어로도 의미와 내용을 잘 전달할 수 있음에도 영어 표현을 고집할 이유가 없으며, 결국 영어 남용은 한류의 매력을 훼손한다는 지적이다.


    그룹 포미닛과 비스트가 속한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안효진 실장으로부터 4일 가요계 영어 사용을 옹호하는 입장을 청취했다.


    ◇ 안효진 큐브엔터테인먼트 실장  

    케이팝은 이제 한국에서만 소비되는 콘텐츠는 아니다. 가요계에서 노래에 영어 표현을 쓰는 일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케이팝 부흥기가 도래하면서 그런 흐름이 좀 더 본격화된 것 같다. 원더걸스 '텔미'나 '노바디', 투애니원 '론니'처럼 리듬감에 맞아떨어지는 영어 표현을 쓴 곡들이 많이 나오고, 또 이 노래들이 각국에서 인기를 끌면서부터다.

     

    요즘은 외국에서 사용되는 서비스와 플랫폼에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급하려면 기획 단계부터 영어 제목을 함께 만드는 건 필수적인 작업이 됐다. 일부 그룹은 노래 후렴구에 외국 팬들이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영어 가사를 반드시 넣는다고 들었다.


    국내에서 외국 영화가 개봉될 때 우리 정서와 문화 차이 등을 고려해 한글 제목으로 바꾸지 않나. 이처럼 케이팝에 영어를 쓰는 건 케이팝을 접하는 세계 팬들이 노래를 쉽게 이해하고 노래 콘셉트를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노력으로 봐야 한다. 외국에서 현지 케이팝 팬들을 자주 만난다. 이들이 케이팝에 매력을 느끼는 요인을 따져보면 음악적인 측면에서도 누구나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가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듣는 사람 누구에게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대중 감성에 호소하는 것이 가사의 가장 큰 역할이다. 한국어로만 가사를 짓는다고 해도 그 가사가 무조건 우리 어법에 맞거나 음악적으로 잘 된 가사라고 할 수 없다. 영어 가사라도 적재적소에 운율에 맞게 사용했다고 하면 더 전달력에서 뛰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곡 전체 가사 흐름을 방해하거나 아무런 맥락 없이 들어가는 영어를 사용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여전히 외국 팬 사이트 등에서 케이팝 가사 중 의미 없는 영어 표현이 있다고 지적하는 글들도 여러 차례 봤다. 외국인들도 알아듣지 못하고 앞뒤가 맞지 않는 영어 표현이나 단어를 쓸 때는 장르를 막론하고 문제가 된다. 케이팝 종사자들이 앞으로 그런 부분을 좀 더 개선해야 할 부분인 것은 맞다. 현재는 가사를 쓰는 작사가들이 잘못된 영어 표현에 대해서는 일차적으로 자체 검수를 한다. 그다음에 각 회사에서 외국 콘텐츠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2차 검수를 한다. 곡 느낌을 살려야 하기 때문에 작사가들 판단이 크게 작용한다. 그래도 영어 표현이 문법상 큰 오류가 있거나, 그런 의도가 아니었음에도 안 좋게 해석될 여지가 있으면 수정을 거친다. 예전보다는 검수 과정이 훨씬 강화됐다.


    영어가 많이 쓰이는 배경을 두고 가요계가 노랫말을 예전처럼 고민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지만, 가요계는 갈수록 치열하게 고민하고 가사를 쓴다. 단순히 영어 한두 마디가 가사 등에 포함됐다고 해서 그 진정성을 폄하 당하는 건 생각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물론 가요계가 한국어로도 노래 감성을 잘 전달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기울여야 한다. 공감대 형성에 도움될 수 있는 수준에서 영어 표현을 쓰고, 한국어 가사 부분에는 더 진정성을 담을 수 있도록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는 점은 동감한다. 하지만, 요즘은 꼭 발라드 장르가 아니더라도 한국어와 영어 가사 모두 기교를 부리거나 어법에 맞지 않는 합성어를 쓰기보다는 담백한 내용으로 승부를 겨룬다는 점도 알아줬으면 한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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