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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마임축제 도깨비어워드 선정작 발표

기사입력 2015.06.1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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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마임축제의 신진예술가 지원 프로그램, ‘도깨비어워드’의 선정작으로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를 통해 유지영의 <인체도>를 선정했다.

     

    올해 서류심사를 거쳐 도깨비어워드에 참가한 총 7개의 팀이 미친금요일 안에서 시연하였으며, 이 중 모든 심사단의 이견없이 유지영의 <인체도>를 주목했다.

     

    도깨비어워드는 40대 이하의 신진예술가를 발굴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2004년부터 도입된 프로그램이다. 이번 심사는 김소연(연극 평론가), 임인자(서울변방연극제 예술감독), 이경성(극단 크리에이티브 VaQi 대표, 연출가)와 함께 일반심사단 11명이 직접 공연을 관람하고 평가를 진행했다.

     

    본 선정작은 300만원의 상금과 함께 2016춘천마임축제에 ‘도깨비리턴’으로 초청되어 다시한번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 2015춘천마임축제 도깨비어워드 참가작

    no

    단체명

    작품명

    장르

    시간

    1

    유지영

    인체도

    무용

    2

    즉각반응

    12시부터 1시까지의 주영

    연극

    60분

    3

    Physical Theatre 박장대소

    Killing Time

    복합장르

    20분

    4

    댄스컴퍼니 명

    마음소리

    컨템포러리 댄스, 라이브드로잉

    25분

    5

    양병현

    상상공상공상상

    현대무용, 무용

    15분

    6

    작은극장H

    비행공포

    움직임, 이미지극

    20분

    7

    유해랑

    잔해

    마임, 오브제

    16분

    ※ 심사평

     

    2015년 춘천마임축제 도깨비어워드에는 서류심사를 거쳐 총 7개의 팀이 참여하였다. 양병현 <상상 공상 공상상>, 최명현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유지영 <인체도>, 즉각반응 <12시부터 1시까지의 전경>, Physical Theatre 박장대소 <킬링타임>, 작은극장H <비행공포>, 유해랑 <잔해>가 미친금요일이 벌어지는 조각공원 곳곳에서 공연되었다. 우선 여러 공연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미친금요일의 특성상 녹록치 않았을 공연환경에서 새벽까지 각자의 작품을 마쳐준 공연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참가자들의 열정과 노고에도 불구하고 아쉬움도 있었다. 도깨비어워드에 참가했던 작품들 중 상당수가 아직 아이디어의 단계에 머물고 있거나 각자가 출발점으로 삼고 있는 재료들이 충분히 실험되지 못한 채 공연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작품을 만드는 주체인 작가가 스스로를 객관화시키지 못하고 지나치게 관념적이고 거대한 주제를 안일하게 형상화 시켜버리거나 자신의 주관적 감정에 빠져 나르시스적인 자기고백의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들이 있었다. 순간순간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에서 발견되는 재기발랄함과 에너지가 느껴지는 공연들도 있었으나 한 단계 더 완성도 있게 작가의 시선으로 끌고 나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수장작으로 유지영의 <인체도>를 선정하는데에 심사위원 모두 이견이 없었다. 관객심사단의 심사결과도 이견이 없었다.

     

    인간의 신체를 다빈치의 인체도를 바탕으로 데이터화, 수치화하여 그것을 안무적 코드로 전환하는 발상이 신선하였고 그것을 바탕으로 또 다른 존재의 몸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돋보였다. 또한 7개 팀 가운데 작품과 장소가 가장 잘 어우러지기도 했다.

     

    군더더기 없는 구성과 과도한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고 중성적으로 움직임을 이끌어 나갔던 유지영은 <인체도>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그러나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르네상스적 인간, 이상화된 몸을 안무로 변환하는 데에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성공적이었으나 이상화된 몸에 대한 작가의 시선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반부 평면성을 강조한 움직임과 달리 남성무용수와 듀엣으로 진행된 후반부에서 작가의 시선을 기대했으나 전반부를 변주한 잘 짜여진 움직임에 그쳤다. 더 고민하고 발전시켜나가길 기대한다.

     

    그 밖에 언급된 작품으로는 즉각반응 <12시부터 1시까지의 전경> 유해랑 <잔해> 등이 있었다. <12시부터 1시까지의 전경>은 움직임은 관객 앞에서 실연되지만 소리는 녹음된 오디오 파일을 이어폰으로 듣게 하는 방식으로 청각과 시각을 분리시키고 있는데, 무대와 객석을 마치 소극장처럼 가깝게 배치하면서 예의 분리가 호수는 이야기의 배경에 머물고 청각의 분리는 음성정보를 전달하는 편리한(?) 도구에 머물고 말았다. 청각과 시각의 분리라는 공연의 형식을 더 적극적으로 해석했다면 야외공간을 시각적으로 충분히 끌어들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잔해>는 배우 자신을 중립적으로 지워버리면서 흥미롭게 한다. 신문지를 구겨 인형을 만드는 발상은 재료의 물성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새로운 감성과 이야기를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구겨진 신문지에서 탄생하는 인형이 캐릭터로 나아가지 못하고 공연의 구성도 인형의 나열에 머물렀다.

     

    작품을 아이디어 차원을 넘어 미학적 단계까지 끌고 가기 위해서는 창작자 스스로가 행위를 하고 있는 자신을 다시 객관화하여 바라볼 수 있는 외부적 시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다시 말해 자신이 엮고자 하는 내용과 형식의 논리성을 획득하는 것이며 에고를 넘어 타자에게 말을 걸 수 있는 통로를 구축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나 자신에게 갇혀 있는 상태가 아니라 나와 세계(사회)의 관계를 구축해나가는 사유를 통해서 가능해 질 것이다.

     

    향후 도깨비어워드에 참가했던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어느 날 다른 곳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대해 보며 그들의 이 번 도전에 다시 한 번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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