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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도심 폭발 현장 긴장감 '팽팽'…시민들 우려 '역력'

기사입력 2015.08.18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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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398689816793.jpg경찰, 에라완 사원·라차프라송 교차로 삼엄 경비

    (방콕=연합뉴스) 현경숙 특파원 = 도로 위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휴지, 돌, 쓰레기 조각. 곳곳에 설치된 통행 차단 줄. 폭발 현장을 겹겹이 에워싼 경찰들의 삼엄한 경비.

    18일 오전 방콕 도심에 위치한 힌두 사원인 에라완 사원 근처에는 긴장감이 팽팽하게 나돌았다. 


    전날 저녁 발생한 대규모 폭탄 폭발로 출근 길의 시민들 얼굴에는 걱정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들은 경찰이 설치한 통행금지 선 바깥에서 걸음을 멈추고 에라완 사원을 바라보거나 손으로 가르키며 방콕에 또다시 폭탄 테러가 빈발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나눴다. 일부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에라완 사원은 경찰의 통제로 인해 가까이 접근할 수 없었으나 멀리서 보기에 신도는 물론 이 사원을 지키는 승려도 없는듯 스산한 모습이었다. 폭탄 폭발 이후 평소 내부를 지키던 이들이 모두 소개된 것으로 보였다.


    경찰은 이 사원이 위치한 라차프라송 교차로로 통하는 4개 대로를 모두 차단했으며, 평소 '교통지옥'으로 불리던 이 도로들은 통행하는 자동차들이 없어 조용했다. 


    경찰과 군인들은 에라완 사원을 중심으로 2중, 3중의 통행 차단선을 설치해 행인들의 접근을 막은 채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다.


    출입이 통제된 방콕 도심 라차프라송 교차로(방콕=연합뉴스)

    에라완 사원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고가 통로도 통행이 금지돼 있었다.


    일부 경찰은 폭탄 폭발 흔적을 조사하는 듯 줄자로 도로 바닥을 측정하고 있었다. 


    폭탄 폭발 후 대부분의 큰 잔해들은 치워졌으나 휴지와 쓰레기들이 완전히 청소되지 않은 채 곳곳에 나뒹굴고 있었다. 


    도로 변에는 경찰 소속으로 보이는 승용차, 순찰차, 버스 등이 즐비하게 주차돼 있었고, 국내외 언론들의 취재 차량도 적지 않았다.


    라차프라송 교차로 주변에 밀집한 대형 백화점, 쇼핑몰 등은 영업 시간이 아니어서인지 굳게 문이 닫혀 있었고, 직원들만 출입시키고 있었다.


    경비 중이던 경찰은 현장 접근을 요청한 기자에게 출입이 금지돼 있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에라완 사원의 내부 상황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라차프라송 교차로 주변 사무실에 근무한다는 빠사요 왕윗(회사원·27)씨는 "근래에 보지 못한 큰 폭탄 폭발이어서 걱정이 많이 된다"며 "라차프라송 주변에서는 과거에 정치 시위가 많이 발생했는데 또 폭탄 공격이 일어나지 않을까 두렵다"고 털어놓았다. 


    에라완 사원에서 가까운 맥도널드 식당 앞은 쿠데타 직후였던 지난해 5월 말 시민 수 백명이 군인들과 대치했던 곳이기도 하다.


    라차프라송 교차로 일대 중심가에서는 지난 2010년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이른바 '레드셔츠'들의 시위가 격렬하게 일어나 군과 경찰이 진압하던 과정에서 90여 명이 숨지고, 1천700여 명이 다쳤다.


    에라완 사원은 평소 방콕 시민이 많이 찾을 뿐 아니라 도심에 위치해 중국인 등 관광객의 방문이 많다.

     

    전날 폭탄 공격은 인파가 많은 퇴근 시간 대에 일어나 인명 피해가 컸다. 인명 피해는 18일 오전까지 사망자 19명, 부상자 120여 명으로 늘어났다.


    현재까지 범행을 자행한 세력은 드러나지 않고 있으며, 태국 정부는 이번 공격의 동기나 성격을 현재로서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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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입이 금지된 에라완 사원.(방콕=연합뉴스)

    이번 공격은 프라윳 찬-오차 총리가 이끄는 군부 정권에 반대하는 세력이나 독립을 주장하는 남부 이슬람분리주의자들이 저질렀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방콕이 세계적인 관광도시인 만큼 테러로 국제적인 파문을 일으키려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관련 테러분자들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으나 이를 보여주는 실마리는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


    우돔뎃 시따붓 국방차관 겸 육군 사령관은 "이번 공격이 정치적 의도가 갖고 자행됐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현상황에서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다만 이런 공격이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군 당국은 다시 폭탄 공격이 일어날 우려가 있는 곳으로 방콕 시내 모든 센트럴 백화점, 라차프라송 교차로, 통로, 카오산로드, 실롬, 수쿰빗, 승리기념탑 등 10곳을 지목하고 시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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