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부산 해수욕장 흥행 비결은 '콘텐츠와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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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문화

올여름 부산 해수욕장 흥행 비결은 '콘텐츠와 날씨'

폐장 전까지 누적 피서객 4천만명 넘길 전망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여름 휴가철 대표 피서지인 부산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해수욕장이 살아남는 시대는 지났다.


부산의 해수욕장 7곳은 지난해 여름 궂은 날씨 탓에 여름 특수를 포기해야 했지만 올해는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는 개장 초기에만 잠시 비가 내렸고 폭염과 열대야 속에 피서객이 몰린 덕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아픔을 말끔히 씻어냈다.


부산의 7개 해수욕장 중에 해운대·송도·송정이 6월 1일에 조기 개장했고 광안리·다대포·일광·임랑이 7월 1일에 추가로 개장했다.


부산시가 18일까지 집계한 해수욕장의 누적 피서객은 모두 3천950만3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천185만1천명보다 80.7% 나 늘었다.


해수욕장 폐장 전까지 올해 누적 피서객 수는 2013년의 4천44만명을 거뜬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 해양산업과 황석호 주무관은 "올해 지역별로 해수욕장을 특화시켰고 폭염 등 날씨도 도와줘서 '성적'이 꽤 괜찮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날씨를 보면 7월에 17일간, 8월에 22일간 비가 내렸다.


올해는 7월 초에 비가 내렸지만 7월말 이후부터는 8월 중순까지 날씨가 좋은데다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졌다.


올해 부산 해수욕장의 가장 큰 변화는 해운대 해수욕장이 독보적인 우위를 점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18일 기준 광안리 해수욕장의 누적 피서객 수는 1천125만2천명이었는데 한 달 앞서 개장한 해운대 해수욕장의 1천339만8천명과 큰 차이가 없었다.


'만년 2등'이었던 수영구는 7∼8월 주말 밤마다 시행하는 '차 없는 문화의 거리'에 맞춰 광대연극제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배치했다.


수영구가 남구에서 분구한 1995년 이후 20년간 단 한 번도 인명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곳이라는 점도 한몫 거들었다.


해운대구도 이에 질세라 제20회 부산바다축제 때 피서객 3천여명이 신나는 음악에 맞춰 물 분사기와 물총을 쏘는 '물의 난장' 등 다양한 체험행사로 피서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서병수 부산시장도 물의 난장 행사장에 나와 직접 물대포를 쏘며 피서객들와 어울렸다.


우리나라 최초의 공설 해수욕장이라는 옛 명성과 달리 해운대와 광안리에 이은 '만년 3등' 해수욕장이었던 송도의 분발도 두드러졌다.


송도 해수욕장에서는 주말인 지난 7월 18∼19일 피서객 수가 40만명을 넘었는데 이 기간 19만여 명에 그친 광안리를 뛰어넘었다.


송도 해수욕장을 관할 하는 서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다이빙대를 설치했고 지난해부터는 백사장에 어린이 전용 수영장을 운영해 가족 단위 피서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특히 올해 거북섬 인근 바다 위에 길이 104m, 폭 2.3m의 구름산책로를 조성해 메르스 여파에도 인기가 식지 않았다.


다른 해수욕장에 비해 수심이 얕은 다대포 해수욕장은 해변에 물놀이장을 조성해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패러글라이딩과 서핑을 혼합한 익스트림 스포츠인 카이트 보딩을 내세웠다.


서핑에 최적인 바람과 파도를 자랑하는 송정 해수욕장은 전국적인 서핑의 메카로 떠올랐다.


일광 해수욕장은 갯마을 축제와 낭만 가요제, 임랑 해수욕장은 여름 음악페스티벌 등 해수욕장별 여건과 특성에 맞는 여름 바다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올해는 성범죄, 절도, 폭력 등 해수욕장의 범죄가 감소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해수욕장 개장 이후 17일까지 검거 실적은 지난해 33건에서 21건으로 36.3% 줄었다.


경찰력 배치 규모를 늘리고 SNS홍보 등에 힘입어 성범죄 검거는 지난해 22건에서 8건으로 감소했다.


부산시 해양산업과 황석호 주무관은 "올해 해수욕장 폐장 이후 성과분석 결과를 토대로 내년 여름 휴가철을 준비하는 계획을 수립해 흥행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수욕장 폐장일은 다대포·일광·임랑 8월 31일, 해운대·송도·송정·광안리 9월 1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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