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 휩쓰는 헤어진 쌍둥이 자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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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문화

드라마·영화 휩쓰는 헤어진 쌍둥이 자매 이야기

영화 '암살', 드라마 '애인있어요'·'후아유'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얼굴에 점 하나 찍고 나오는 1인2역(SBS '아내의 유혹')도 아니고, 도플갱어(SBS '가면')도 아니다.


이번에는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가 인기리에 소비되고 있다.

 

어린 시절 헤어져 서로의 존재를 몰랐던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가 잇따라 드라마와 영화에 등장하고 있다.  


영화 '암살'과 22일 시작하는 SBS TV 새 주말극 '애인 있어요', 지난 6월 막을 내린 KBS 2TV '후아유 - 학교2015'가 그렇다.  


최근 들어 여배우의 1인2역 도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남남이 아닌, 헤어졌던 쌍둥이 연기는 좀 더 드라마틱한 사연과 감정연기가 요구되는 설정이라 더욱 눈길이 간다.   


◇ 외모는 똑 같지만 성격은 전혀 다른 쌍둥이 자매

관객 1천100만 명을 넘어선 영화 '암살'에서 주인공 전지현이 태어난 지 며칠 후 생이별한 쌍둥이 자매의 두 가지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러한 설정은 영화 막판 이야기 전개에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되는데, 전지현은 전혀 다른 성격과 성장 배경, 가치관을 가진 쌍둥이 자매를 독립군 저격수로 활약하는 와중에 표현하느라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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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 감독은 외양적으로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여성상을 통해 자신의 '뮤즈'인 전지현의 각기 다른 매력을 동시에 보여줬고, 전지현은 막판 그 두 캐릭터를 바삐 오가며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김현주가 주연을 맡은 '애인 있어요'는 절망의 끝에서 30년 만에 운명적으로 재회한 극과 극 쌍둥이 자매의 파란만장 인생 이야기를 그린다.


김현주는 극중 야망 많은 재벌가 며느리 도해강과 그녀의 헤어진 쌍둥이 동생 독고용기를 연기한다. 


도해강의 본명은 독고온기로, 오직 상위 1%만을 위해 일하는 변호사다. 냉정하고 못된 캐릭터로 인정머리도 없다. 반면 그녀의 동생 독고용기는 생존을 위해 갑의 횡포에 맞서려다 생명까지 위험해진 만삭의 가난한 미혼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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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김현주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차가운 도시녀' 도해강과 부스스한 파마머리에 커다란 안경을 쓴 순진하고 착한 독고용기의 두 인물을 오간다. 도해강이 사고로 기억을 잃은 뒤 독고용기의 삶을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앞서 '후아유 - 학교2015'에서는 16세의 청소년 배우 김소현이 어린시절 보육원에서 생이별을 한 쌍둥이 자매 이은비와 고은별의 1인2역을 펼쳤다.


이은비는 부모 없이 보육원에서 사는 통영 누리고 왕따이고, 서울로 입양된 고은별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강남 자사고(자립형 사립 고등학교) 퀸카다.


외모는 똑같지만 자라온 환경과 성격이 달라 각자의 고등학교에서 처해 있는 상황이 정반대인 쌍둥이 자매는 우연한 기회에 이은비가 고은별 행세를 하게 되면서 운명이 뒤섞인다.  


김소현은 학교 폭력의 피해자 이은비와 방관자 고은별을 같은 얼굴로 오가며 청소년들의 복잡한 심리상태를 표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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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연성 있는 소재에 극성 강화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헤어졌던 쌍둥이 자매가 성인이 돼 재회하는 일은 드라마나 영화에만 나오는 게 아니다. 실제 현실에서도 벌어진다.


1987년 겨울 부산에서 태어난 쌍둥이 자매는 이듬해 생이별을 한다. '아나이스 보르디에'란 이름을 얻은 아기는 프랑스 파리로, '사만다 푸터먼'은 미국 뉴욕으로 떠났다.  


그렇게 26년이 흐른 후 자매는 인터넷을 통해 운명적으로 재회했다. 어느 날 아나이스가 유튜브에서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만다의 동영상을 봤고, 페이스북을 통해 연락하면서 이들 자매는 2013년 재회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페이스북이 선정한 2013년의 10대 이야기가 됐고, 이들 자매는 '어나더 미: 우리는 왜 기적이어야 했을까'라는 책을 출간하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트윈스터스'를 제작했다.

'암살'이나 '애인 있어요', '후아유-학교2015'는 이러한 개연성 있는 애틋한 소재에 쌍둥이의 차이점을 극대화해 극성을 강화했다.


이러한 설정으로 이들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은 얼굴은 같지만 전혀 다른 두 인물을 연기하는 도전에 더해, 쌍둥이라는 공통분모에서 나오는 닮음꼴과 미묘한 감정의 교류를 섬세하게 표현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웬만한 연기력이 아니고는 쌍둥이 연기를 해낼 수 없다고 제작진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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