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림 "혼자 힘들어하는 여성들과 함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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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림 "혼자 힘들어하는 여성들과 함께하고 싶다"

여성 위한 토크 콘서트 올해도 개최…"수익금, 여성 위해 쓸 것"
"장도연·박슬기·하지영·하지혜, 대단한 후배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1999년 5월 17일 저녁 서울 대학로 라이브극장 주변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이들이 기다린 것은 바로 '스무 살' 박경림이 "가수들만 콘서트 하라는 법이 있느냐"라는 생각으로 기획한 토크 콘서트였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토크쇼와 콘서트를 결합한 이 행사는 대성공이었다.


모델 이소라와 가수 이소라, 트로트계 맞수인 태진아와 송대관, 유리상자와 일기예보, 이른바 '감자골 4인방'(김국진·김용만·박수홍·김수용) 등 당시 쟁쟁한 스타들이 박경림의 요청에 기꺼이 함께했다.  


"지금 그때를 생각해보면 참 어린 게 겁도 없었다 싶죠. 하하하"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에서 만난 박경림(36)은 "대학로 토크 콘서트는 허점이 정말 많았지만, 어릴 적 저의 그 도전 정신만은 높이 사고 싶다"면서 활짝 웃었다.  

박경림은 대학로 토크 콘서트 이후 15년 만인 지난해 가을, 토크 콘서트 '여자의 사생활'을 열었다.  


여자라는 이름보다 딸과 아내, 엄마, 며느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한국 여성들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한 이 행사는 큰 호응을 얻었다.


박경림은 올해에도 '여자의 사생활' 콘서트 시즌2를 준비했다.


'잘 나가는 여자들'을 화두로 한 올해 행사는 "(집을) 나가서 잘 놀고 싶은, 또 사회적으로 계속 잘나가고 싶은" 여자들의 꿈과 희망을 생각해보는 자리다.

 

박경림은 "저도 평소 스트레스받고 힘든 점을 지난해 행사에서 관객들과 공유하고 위안받아서 정말 좋았다"라면서 "우리 여자들이 울분이나 스트레스가 꽤 많다는 점을 깨달았다"라고 밝혔다.  


박경림은 올해로 데뷔한 지 18년째를 맞았다. 그는 10년차 주부, 7살 난 아들의 엄마이기도 하다.  


그는 여전히 손꼽히는 토크의 여왕이지만, 결혼과 출산 이후 활동이 주춤했던 것도 사실이다. 


박경림은 "출산이라는 건 큰 행복과 동시에 큰 상실감도 안겨준다"라면서 "저도 몰랐는데 우울증을 앓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걸 이겨내려면 자신이 겪는 일을 비슷한 또래와 공유하는 게 필요해요. 저도 주변 언니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죠. 그래서 혼자 힘들어하는 여성들과 함께하고 싶어요. '여자의 사생활' 콘서트를 여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서로 함께 응원하고 위안받을 수 있는 그런 자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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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사생활'은 행사는 10월 7일부터 닷새간 서울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열린다. 박경림은 이번 콘서트 수익을 여성들을 돕는데 쓸 계획이다.


박경림은 요즘 방송사나 영화사가 선호하는 제작발표회 진행자 1순위다.


그는 경쟁력을 묻는 말에 "영화로 치면 보통 짧게는 1년, 길게는 10년을 준비한 작품들인데 그걸 소개하는 행사 진행에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면서 "주연 배우들이나 감독들의 전작과 인터뷰 기사를 꼭 챙겨본다"라고 답했다.


평소 TV 진행자들을 유심히 본다는 박경림은 "리포터로는 박슬기(MBC TV '섹션TV 연예통신'), 하지영(SBS TV '한밤의 TV연예'), 하지혜(MBC TV '고향이 좋다')와 개그우먼 장도연이 정말 대단한 친구들"이라면서 "더 잘 됐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지금처럼 TV·라디오 프로그램이든, 토크콘서트든 대중들과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해요. 점점 나이가 들면 젊은이들과는 간극이 생기기 마련인데, 나이가 들어도 누구와도 대화에 막힘이 없었으면 하는 게 제 바람입니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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