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서 전우 구하다 지뢰밟아 다리잃은 이종명 대령 전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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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서 전우 구하다 지뢰밟아 다리잃은 이종명 대령 전역(종합)

14431587456196.jpgDMZ서 전우 구하다 지뢰밟은 이종명 대령 전역(계룡=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비무장지대(DMZ) 수색작전 때 위험에 처한 전우를 구하다가 지뢰를 밟아 두 다리를 잃어 '살신성인'의 표상이 됐던 이종명(육사39기·55) 대령이 37년간 군 복무를 마치고 24일 전역했다. 계룡대 연병장에서 진행된 전역식에 참가한 이 대령이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부인 김금란씨 "당신의 다리가 돼 힘껏 도울게요"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비무장지대(DMZ) 수색작전 때 위험에 처한 전우를 구하다가 지뢰를 밟고 두 다리를 잃어 '살신성인'의 표상이 됐던 이종명(육사39기·55) 대령이 37년간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했다.


육군은 24일 충남 계룡대 소연병장에서 장준규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이종명 대령을 비롯한 대령 10명의 전역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대령은 2000년 6월 27일 당시 중령으로 경기도 파주 인근 DMZ에서 수색작전을 하던 중 지뢰 폭발로 두 다리를 잃었으나 군에 남아 후학 양성을 위해 힘써왔다.


1983년 소위로 임관한 그는 1사단 수색대대장, 합동군사대학교 지상작전 교관 등을 지냈다.

 

그는 15년 전 DMZ 수색작전 때 위험에 처한 전우를 구하다가 지뢰 폭발로 두 다리를 잃었다. 당시 추가 폭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위험하니 들어오지 마라, 내가 가겠다"며 전우 사랑을 행동으로 실천한 참군인으로 평가받았다.


군은 당시 이 대령의 사례를 통해 신체장애를 당한 현역 군인이 계속 군에 복무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덕분에 이 대령은 2년 반의 치료 과정을 거쳐 군에 복귀해 정년까지 복무하고 이번에 전역했다. 


그는 전역사에서 "많은 고난과 시련, 위험도 겪었지만 보람과 감동, 임무 달성의 환호에 젖었던 수많은 일들이 파노라마로 스쳐 지나간다"며 감회에 젖었다.


이어 "지난 37년간 발전하는 조국의 국격을 높이는 데 동참해 그 대열에서 작은 힘을 보탰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언제 어디서든 필요할 때 가장 먼저 달려오는 예비전력이자 육군의 홍보대사로 힘을 더하겠다"고 다짐했다.

14431587484327.jpgDMZ서 전우 구하다 지뢰밟은 이종명 대령 전역

그의 부인 김금란 씨는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37년 군 생활을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전역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다른 사람들처럼 축하 메시지를 전할 수 없지만, 원치 않는 사고로 군 생활 절반을 불편한 몸으로 고통과 아픔을 모두 이겨내고 당당하게 전역하게 돼 감사하고 박수를 보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씨는 "늘 웃고 있지만 그 웃음 뒤엔 얼마나 힘들고 아프고 고통스러웠을까"라며 "지금 이 모습 이대로 나와 우리 아이들 곁에 큰 기둥으로 그 자리를 지켜줘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앞으로 당신이 원하는 대로 어렵고 힘든 이들에게 꿈과 희망 주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당신의 다리가 돼 힘껏 돕겠다"며 남편을 격려했다.


이 대령의 육사 동기회에서도 "DMZ 작전 중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희생정신을 발휘해 부하 장병의 추가 피해를 막고 위기상황을 극복한 참군인의 표상을 보여줘 자랑스럽다"는 글을 새긴 감사패를 전달할 계획이다.


장준규 총장은 "육군이 이만큼 발전하게 된 것은 책임감과 열정으로 그동안 육군을 이끌어온 여러분 덕분이라며 육군은 여러분이 흘린 땀과 고귀한 희생을 기억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 대령의 육사 3년 선배인 장 총장은 이 대령의 가입교 시절 소대장 생도로서 그를 지도했다. 장 총장이 이날 이 대령의 전역식을 주관함으로써 그의 군 생활 처음과 끝을 함께 한 셈이 됐다. 


1983년 육군 소위로 임관한 이 대령은 1989년에는 육군이 고(故) 강재구 소령을 기려 모범 중대장에게 수여하는 '재구상'을 받았다. 그는 1사단 수색대대장이던 시절 지뢰 폭발 사고를 당했으며 이후 육군대학과 합동군사대학 교관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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