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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자 축전'에 당황…중국, 북한과의 66년 전보 교류사

기사입력 2015.10.0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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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달랑 두문장 뿐인 북한의 중국 국경절 축하전문에 중국도 '100자도 안되는 축전'이라며 적잖이 당황해하는 눈치다.

    전통적으로 전보 교환이 자국의 입장을 밝히는 중요한 수단이 됐던 사회주의권에서도 '혈맹'인 중국과 북한은 유달리 빈번하게 전보를 교환하며 지도자간 우의와 친선을 다져왔던 관계다.


    중국 관영 중국청년보는 2일 지난 66년간의 왕성했던 양국간 전보 교류사를 소개하며 양국 관계를 되돌아보는 기사를 게재했다.


    북한과 중국은 신중국이 성립된 1949년부터 건국, 또는 창당 기념일이나 북중우호협정 기념일, 지도자 생일, 지도자 교체시, 대규모 재해 발생시마다 관례적으로 전보를 교환하며 친선관계를 공고히 해왔다.


    양국은 신중국 성립 두달만인 1949년 12월 25일 '전보통신협정'을 체결하고 평양-베이징간 무선 전신과 함께 평양-선양(瀋陽), 신의주-안둥(安東), 청진-옌지(延吉)간 3개 유선망을 가설했다.


    양국은 전보를 보낼 때 한글, 중문, 암호화된 라틴문자 등 3개로 전송하기로 하면서 업무상 공문은 양국 언어로 병기하되 정무적 내용의 전신은 암호를 사용해 검사를 거치지 않도록 했다.


    가장 중요한 전보로는 5년, 또는 10년 주기의 건국 기념일에 맞춰 보내는 축전이 꼽힌다.


    2008년 9월9일 북한 건국 60주년을 맞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연명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에게 축전을 보냈다.


    여기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해 9월30일 중국 국경절인 신중국 성립 65주년을 축하하는 전문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발송하는 것으로 답했다.


    이번 신중국 건립 66주년을 앞두고 김 제1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축전을 보낸 것에서 보듯 5년, 10년 주기가 아닌 건국 기념일에도 축전 발송은 잦다.


    이와 함께 각각 10월 10일과 7월 1일인 북한 노동당과 중국 공산당의 창건 기념일에는 5년, 10년 단위로 축전이 오가며 새 지도부가 들어설 때에도 축하전문이 교환된다.


    2011년 12월31일 후 주석이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자격으로 김 제1위원장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직을 맡게 된 데 대해 축전을 보냈다. 김 제1위원장은 2012년 11월15일 당 총서기, 중앙군사위 주석에 선출된 시 주석에게 축전을 보내 답했다.


    북중 우호협정 기념일에도 양국은 축전을 교환한다. 1976년 7월10일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은 김일성 주석에게 축전을 보내 북중우호협력상호조약 체결 15주년을 축하했다.


    북중 양국 지도부는 또 1976년 탕산(唐山) 대지진, 2004년 북한 룡천역 폭발사고, 2007년 북한 홍수재해, 2008년 쓰촨(四川) 대지진 등 대형 재난을 당했을 때에도 전보를 보내 서로를 위로하고 지원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쓰촨대지진 발생 1주일후 중국이 피해자들을 추도하는 묵념 시간에 북한도 평양에서 사이렌을 울려 함께 묵념을 올리기도 했다.


    양국 지도자들은 상대 국가를 방문한 이후 감사 전문을 보내기도 하며 지도자의 생일 때에는 축하 전문을 보내기도 한다.


    2001년 9월5일 장 주석은 평양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김정일 위원장에게 "성대하고 극진한 대접에 충심으로 감사한다"는 내용의 전문을 발송했다. 김 위원장도 2004년 4월22일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후 주석에게 감사 전문을 보냈다.


    또 김정은 제1위원장이 2013년 6월15일 시 주석의 생일에 맞춰 축전을 보내 "중국과 안정적이고 공고한 관계를 수립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2013년 2월16일 김정일 위원장이 사후 첫 생일을 맞았을 당시엔 중국 지도부의 축전은 없었다. 대신 멍젠주(孟建柱) 공안부장은 직접 북한을 방문, 후 주석 등 지도부의 축하 인사를 전달했다.

    14437686793002.jpg북한과 중국을 잇는 압록강대교(연합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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