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재 "드라마 '용팔이' 덕분에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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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문화

조현재 "드라마 '용팔이' 덕분에 새로운 시작"

"첫 악역 반응 좋아 기뻐…이제 연기 즐기겠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제가 처음 시도한 악역 캐릭터인데 반응이 좋아서 뿌듯합니다. 악역 연기에 대한 개인적인 부담은 없었지만, 주변에서는 제가 악역과 어울릴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최근 막 내린 SBS TV 드라마 '용팔이'에서 악역인 한도준을 연기한 배우 조현재(35)는 5일 서울 강남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30대 중반에 이런 캐릭터를 만나서 정말 감사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드라마 '용팔이'에서 주인공 김태현(주원 분)과 한여진(김태희)을 돋보이게 한 것은 다양한 악역 캐릭터다.


그중에서도 회사를 차지하고자 여동생을 죽음으로 모는 일도 서슴지 않는 한도준은 악랄함으로 시청자들을 분노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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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팔이'는 연기 생활을 시작한 지 올해로 15년째인 조현재에게 유독 각별한 작품이다.


곱상하고 선한 얼굴의 조현재는 MBC TV '러브레터'(2003), SBS TV '햇빛 쏟아지다'(2004), KBS 2TV '구미호외전'(2004), SBS TV '서동요'(2005) 등에 내리 출연했지만,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용팔이' 전까지만 해도 조현재를 맑은 눈망울의 안드레아 신부('러브레터')로 기억하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았다.


그렇게 점점 존재감을 잃어가던 조현재는 시청률 20%를 돌파한 '용팔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전에는 순수하고 반듯한 청년 이미지가 강했다면 (용팔이를 기점으로) 그런 이미지가 벗겨지고 지금부터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지금까지 연기하면서 늘 악역을 희망했지만 제 이미지 때문에 그런 제의가 들어오지도 않았고, 회사에서도 안 시켜주는 쪽이었어요."


서자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한도준은 그룹 회장직을 움켜쥐고자 배다른 여동생 여진을 강제 식물인간 상태에 빠뜨린다. 그러다 결국 여진의 복수극으로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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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재는 자신이 악인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의 표정과 눈빛, 목소리 등을 곱씹으며 연구했다. 날카로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헬스장에서 살다시피 하며 몸무게도 크게 감량했다.


그는 "'용팔이'를 본 주변 사람들이 한도준이 무섭다고 이야기할 때마다 연기 칭찬인 것 같아 기쁨을 느꼈다"라면서 "특히 한도준이 컵을 집어던지는 장면이 도준의 정상적이지 않은 성격을 제대로 드러낸 것 같아 애착이 간다"라고 말했다.


"한도준은 정말 사랑하는 아내에게서 사랑을 얻지 못한데다 '서자새끼'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명예와 돈만 집착하는 친아버지로부터 늘 소외당했어요. 한도준이 악행을 저지르기에 적합한 환경에 처했던 것은 사실이죠."


조현재는 이번 작품을 통해 '구미호 외전'에 함께 출연했던 김태희와 11년 만에 원수 남매로 재회했다.


그는 특별한 일화를 기대하는 질문에 "둘 다 말이 없는 성격인데다 이번에도 별로 마주칠 일이 없었다"라면서 "차라리 직접 경쟁하는 장면이 더 많았다면 보여 드릴 게 있었을 텐데 아쉽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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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이채영 역을 맡은 채정안에 대해서는 "정안 누나가 사람을 워낙 편안하게 하는 스타일"이라면서 "한도준과 이채영의 멜로가 급격하게 전개되기는 했지만, 누나 덕분에 그래도 둘이 잘 어우러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조현재는 자신의 20대를 "미숙하고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었던 시절"이라고 표현했다.

  

데뷔 직후부터 요양원에 있었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건강이 좋지 않았던 어머니 때문에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해야 했고, 어린 나이에 큰 배역을 내리 맡아서 부담도 컸다고.


"이제 연기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20대에 지금의 지혜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죠."


차기작을 논의 중이라는 조현재는 "다음 작품에서는 밝고 위트 있는 캐릭터도 하고 싶고 특히 어리바리한 남자 연기는 정말 자신 있다"라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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