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 음식, 담백·고소한 가을철 별미 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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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문화

맛난 음식, 담백·고소한 가을철 별미 대하

(홍성=연합뉴스) 이창호 기자 = 가을은 풍성한 맛으로 온다. 가을 진미로 꼽히는 대하(大蝦)의 담백, 고소한 맛은 가을철 빼놓을 수 없는 별미이다. 인천 앞바다에서 전라남도 앞바다까지 서해안 전역에서 잡히는 대하는 서해안의 대표 먹을거리. 서해안을 따라 움직이면 조그맣고 이름 없는 항에서도 어김없이 대하를 맛볼 수 있다. 

14443560587686.jpg(홍성=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대하의 맛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곳으로는 충남 홍성군 남당항이 제격이다. 안면도와 마주보고 있는 남당항은 싱싱한 해산물이 넘쳐 나는 ‘맛의 항·포구’로 통한다. 천수만을 끼고 있어 봄에는 주꾸미, 가을에는 대하, 겨울에는 새조개가 많이 잡히는데, 9∼10월이면 제철 대하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인다. 특히 10월 초 ‘남당항 대하축제’ 때는 맨손 대하잡이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14443560618293.jpg<< 충남 홍성군 남당항 >> (홍성=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대하를 즐기기에 제격인 충남 홍성군 남당항.

남당항 대하는 천수만에서 잡아 올린 자연산이다. 대하는 요즘 살이 통통하게 오른 상태라 씹는 맛이 좋다. 대하는 몸집이 큰 새우라는 뜻으로 살이 많고 맛이 좋은 고급새우를 가리킨다. 대하는 저칼로리 고단백 식품으로 스태미나에 좋고 키토산과 무기질 함량이 풍부해 가을 영양식으로도 손색없다.


4∼5월에 알에서 깬 대하는 가을 무렵 10∼15㎝ 정도까지 자란다. 11월이 되면 대하는 깊은 바다로 들어갔다가 이듬해 봄에 천수만으로 올라와 산란을 하고 죽는다. 따라서 대하가 가장 맛있고 크기도 적당한 시기는 보통 9월 중순부터 10월이다. 이곳에서 맛보는 제철 대하의 맛은 대형마트에서 파는 수입산 냉동 대하와는 완전히 다르다. 수입산은 대하 특유의 고소한 맛이 없고, 속살이 뻑뻑하게만 느껴진다.


김용태 남당항 대하축제추진위원장은 “천수만 갯벌은 대하에게 풍부한 영양을 제공해 살이 통통하고 그 맛이 담백하다”며 “10월이 되면 대하가 어른 손바닥만해지고 맛도 더 진하다”고 자랑한다.


대하를 먹는 방법은 구이, 회, 튀김, 탕, 찜 등 다양하다. 이중 토실토실한 속살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소금구이를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프라이팬에 굵은 소금을 깔고 대하를 올린 뒤 뚜껑을 덮고 불에 올려놓으면 된다. 구이에서는 특히 소금이 중요한데, 서해에서 나온 입자가 굵은 천일염만을 사용한다. 보통 소금은 간수를 빼기 위해 미리 구입해 저장했다가 가을에 쓴다.

14443560642331.jpg(홍성=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대하를 너무 오래 구우면 살이 껍질에 달라붙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 뒤집어줘야 한다. 8분 정도 지나면 대하 특유의 비린내가 없어짐과 동시에 불그스레 익는다. 초고추장이나 고추냉이 간장에 찍어 먹기도 하는데 소금구이로 간이 어느 정도 돼 굳이 안 찍어 먹어도 된다. 빨갛게 익은 대하의 껍데기를 살짝 벗기고 탱글탱글한 속살을 한 입 베어 물면 입 안에 착 붙는다. 그리고 가을 바다 냄새가 입안 가득 번져온다.

14443560664421.jpg(홍성=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횟집 수조에 있는 대하는 거의 양식이다. 양식산 구이는 대하가 퍼덕거리기 때문에 불소금 위에 올리자마자 유리 뚜껑을 덮어줘야 한다. 머리 부분은 버리지 말고 몸통을 먹고 난 뒤 바싹 익혀 껍질째 먹어야 제맛이라고 한다. 특히 맥주 안주로 그만이다.


붉게 물든 서해 낙조와 함께 대하를 맛볼 수 있는 ‘바다나라’의 김연숙씨는 “자연산은 전반적으로 흰빛이 도는 가운데 약간 불그레한 자갈색을 띠는 반면 양식 새우는 검은빛이 강하다”며 “자연산이 좀 더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있지만 양식과의 맛 차이는 일반인이 구분하기 쉽지 않다”고 말한다.

14443560545848.jpg<< 자연산과 양식 대하 >> (홍성=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자연산은 전반적으로 흰빛이 도는 가운데 약간 불그레한 자갈색을 띠는 반면 양식 새우는 검은빛이 강하다.

대하의 맛을 그대로 즐기려면 회가 좋지만 자연산 회를 맛보기는 어렵다. 성질이 급한 대하는 잡히는 즉시 죽기 때문에 바로 얼음을 채워 아이스박스에 담기는 탓이다. 대하 회는 대부분 양식으로 머리와 껍질만 대충 떼어내 초장에 찍어 먹는다. 탱탱하고 오독오독하게 씹히는 맛이 입안을 감싼다.


남당항에서 판매되는 자연산 대하 가격은 9월 중순 1㎏에 3만5천원이다. 대하는 위판 가격에 따라 날마다 가격이 달라지는데, 더 커지는 10월이면 4만∼5만원까지 오른다.


요즘 남당항에 가면 대하뿐 아니라 ‘집 나간 며느리가 전어 굽는 냄새를 맡고 돌아올 정도’로 별미 중의 별미로 꼽히는 전어도 맛볼 수 있다. 가장 맛 좋을 때가 9월 말부터 11월 초까지이고, 15㎝ 정도의 전어가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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