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지-고아라-혜리로 이어지는 '응답하라' 성씨 집안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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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문화

정은지-고아라-혜리로 이어지는 '응답하라' 성씨 집안 소녀

1997년 성시원-1994년 성나정-1988년 성덕선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1997년에는 성시원이 있었고, 1994년에는 성나정이 있었다. 그리고 1988년은 성덕선과 함께 찾아온다.


tvN의 간판 드라마 시리즈 '응답하라'의 '쌍팔년' 버전인 '응답하라 1988'이 드디어 오는 6일부터 달리기 시작한다.


지금으로부터 27년 전 서울 쌍문동을 배경으로 팔팔한 고등학생들과 그들 가족의 좌충우돌 인생을 오늘로 소환할 '응답하라 1988'의 주인공은 걸그룹 걸스데이의 혜리다. 1994년생으로 올해 스물한살.

'응답하라' 시리즈 세 편을 관통하는 가장 대표적인 공통점은 주인공의 부모를 성동일-이일화가 계속해서 맡는다는 점이다. 특히 극중 성동일의 직업은 계속 바뀌지만 그가 맡는 캐릭터의 이름은 실제 그의 이름과 같은 '성동일'.

이 때문에 극중 그의 딸들도 모두 '성'씨를 물려받는다. 1997년에는 성시원, 1994년에는 성나정이었던 성동일의 딸이 이번에는 성덕선이 됐다.


시대 배경은 다르지만 성동일의 딸은 모두 한 '성질'을 자랑하는 보통내기가 아니다. 성시원-성나정-성덕선으로 이어지는 '응답하라' 성씨 집안 소녀의 계보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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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7년 부산 여고생 성시원 - 정은지

실제 부산 출신 정은지가 부산 사투리를 제대로 구사하며 '똘기'와 '깡'으로 뭉친 1997년의 부산 여고생 성시원을 연기했다.


걸그룹 에이핑크의 정은지가 2012년 성시원을 연기할 때의 나이는 열아홉. 연기 데뷔작인 '응답하라 1997'에서 바로 주인공을 꿰찼지만, 정은지는 전혀 기죽은 기색이 없이 성시원을 대차게 연기해내며 '혜성처럼 나타난 스타'가 됐다.


부산 사투리 중에서도 할머니들, 남자 애들이 쓰는 걸쭉하고 거친 사투리를 쓰는 성시원은 그룹 H.O.T의 광팬으로, 그중에서도 토니 앞에서 죽고 못사는 '대책 없는' 왈가닥 여고생이다.


공부는 당연히 뒷전이고, H.O.T의 콘서트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쫓아다니고 부산 지역 H.O.T 팬클럽 간부를 맡는 게 소원인 철부지다.


당시 정은지는 "엄마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이 모두 제가 연기하는 것 같지 않다고 했다. 그냥 평소 제 모습을 보여준다고 한다"며 웃었다.

 

◇ 1994년 신촌 연대생 성나정 - 고아라

'응답하라 1994'는 마산에 살던 성동일 가족이 서울로 이사를 오며 시작한다. 마산 사투리를 맛있게 구사하는 성동일의 딸 성나정은 공부와 담쌓고 지냈던 전편의 성시원과 달리 연세대 신입생이다.


성나정의 학교 앞인 신촌에 새로운 터전을 잡은 성동일 가족은 연대생을 상대로 하숙을 치고, 성나정은 본격적으로 신촌 생활을 만끽하게 된다.


성나정은 농구스타 이상민의 '빠순이'로 농구장을 하도 쫓아다니다 어린나이에 허리병을 얻고 만다. 그가 연대에 기를 쓰고 진학한 것도 이상민이 연대 농구부 소속이었기 때문.


이전까지는 청초하고 얌전한 캐릭터만을 맡아오던 배우 고아라는 성나정을 통해 단번에 180도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다. 싹뚝 자른 단발머리에 발랄한 패션, 입안 가득 음식물을 집어넣고 우적우적 먹는 그의 사랑스러운 '먹방'은 성나정 캐릭터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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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8년 쌍문동 '특공대' 성덕선 - 혜리


성덕선은 쌍문동의 반지하방에 사는 17살 여고생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쪽수'가 많다는 1971년생이다) 한일은행에 다니는 아버지가 빚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다섯 식구가 반지하방에 옹기종기 모여 살게 돼버렸다. 심지어 그 반지하방 위에 세워진 번듯한 양옥은 성덕선의 동갑내기 남학생 집이다.


하지만 성덕선은 절대, 전혀 기죽지 않는다. 남자 친구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려다니며 1988년의 온갖 문화적 풍요로움을 즐긴다. 성적은 전교 999등. 별명은 '특공대'(특별히 공부 못하는 대가리)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녀의 뒤로 400명이 더 줄을 서 있기 때문. 또한 외모를 가꾸고 이문세가 진행하는 '별이 빛나는 밤에'와 전화 연결을 하는게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혜리가 '응답하라 1988'의 성덕선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에서는 거센 논란이 일었다. 그가 과연 '응답하라' 시리즈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겠냐는 의혹의 시선이 강했다.


이에 대해 '응답하라' 시리즈의 신원호 PD는 5일 간담회에서 "혜리가 뜨기 전부터 오랫동안 관찰했더니 성덕선 캐릭터에 가장 들어맞았고, 우리가 성덕선 캐릭터를 만드는 데 오히려 더 참고가 됐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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