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 "스무살 작곡가로 시작한 음악…이제 노래도 잡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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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스무살 작곡가로 시작한 음악…이제 노래도 잡고 싶어요"

미국서 먼저 가수 데뷔, 최근 한국서 2곡 발표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스무 살 때는 작곡과 프로듀싱 쪽에 더 관심을 뒀어요. 하지만, 지금은 노래까지 다 잡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대중께서 저의 음악적인 부분을 먼저 봐 주시고, 그다음에 제 인간적인 부분을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작곡가 겸 프로듀서로 활동하다 올해 가수로 데뷔한 알앤비(R&B) 신예 딘(DEAN·23)의 음악에 관한 욕심은 대단했다.


평범한 학생이던 딘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취미로 랩을 만들고 노래를 끄적이기 시작했다. 그의 음악은 저스틴 비버의 노래와 엑소 '으르렁' 등을 만든 작곡가 신혁의 손에 들어갔다. 신혁이 이끄는 줌바스뮤직그룹에 합류한 딘은 20세 때부터 작곡가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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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은 빅스의 '부두 돌'(Voodoo Doll), 엑소의 '블랙 펄'(Black Pearl) 등 여러 보이그룹 노래를 작곡했고 지난해 매드타운의 미니앨범에 프로듀서로 참여하면서 작곡가로서 재능을 인정받았다.


가수 데뷔는 미국에서 먼저 했다. 올해 7월 첫 싱글 '아임 낫 소리'(I'm Not Sorry)를 미국에서 발표했고 9월에는 '풋 마이 핸즈 온 유'(Put My Hands On You)를 선보였다. 각각 미국 유명 알앤비 음악가인 에릭 벨린저와 앤더슨팍이 피처링했다.


이어 한국에서 최근 잇따라 발표한 신곡 '아이 러브 잇'(I Love it)과 '풀어'에는 스타 래퍼 도끼(Dok2)와 지코가 랩을 붙였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딘은 "데뷔는 미국에서 먼저 했지만, 고국인 한국에서 더 인정받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제 면에서나 가사로나 한국말로서 드릴 수 있는 즐거움이 더 많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곡들을 시작으로 앞으로 정말 많은 곡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번이 첫 단추가 되는 거니까 잘 끼웠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죠. 미국에서 먼저 시작했다고 한국을 쉽게 보진 않았어요."


한 번 곡을 만들기 시작하면 그 자리에서 무조건 작곡을 끝낼 만큼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는 딘은 "노래의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그림을 그려나가듯 곡을 쓴다"고 설명했다.


'아이 러브 잇'은 금요일 밤 10시 반에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풀어'는 사랑하는 여자에게서 상처받은 남자가 다른 여인을 만나며 고통을 잊으려 하는 이야기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썼다.


한국에서 발표한 노래는 미국 데뷔곡과 어떤 차이를 뒀는지 물었다.


"미국서 발표한 노래는 완전히 현지인을 타깃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음향 면에서나 보컬 면에서나 '저다운 색깔'을 내려고 신경을 많이 썼어요. 한국에서 발표한 곡은 제 음악의 가장 기본이 된 알앤비 흑인음악의 특징이 두드러졌죠. 대중이 '이 사람이 어디서 출발했구나'를 잘 알 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미국 음악인의 반응을 물어보니 "처음에는 동양인이 '흑인 같은' 느낌을 갖고 있는 것을 보고 많이 놀라고, 재미있어하는 분위기였다"며 "하지만 자주 만나고 나서는 서로 인종과 상관없이 존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풀어'에 래퍼로 참여한 지코, 그리고 또 다른 알앤비 신예인 크러쉬는 모두 1992년생, 딘과 동갑이다.


하나같이 무서운 신인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이들이지만 여전히 풋풋한 20대 초반 청년들이다.


"음악 하는 동갑내기 친구들하고 자주 만나요. 음악 얘기를 할 때도 있고 여느 남자애들처럼 의미 없이 놀 때도 있는데, 솔직히 의미 없이 놀 때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음악에 할애하는 시간이 가장 많지만, 술 마시고 노는 것도 좋아해요. 걸그룹도 좋아하고요. (웃음)"


그는 음악적 영감을 많이 받은 선배로 다이나믹 듀오를, 본받고 싶은 음악가로 카니예 웨스트를 꼽았다.

 

그는 "카니예 웨스트는 무엇보다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모습이 멋있다"며 "저도 그와 비슷한 방향을 갈지, 다른 방향을 찾아갈지 모르지만 자기만의 길을 개척한다는 점 자체가 좋은 본보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정규 앨범을 낼 계획인 딘은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다음에 어떤 음악이 나올까 궁금하게 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방송 출연도 좋지만, 공연으로 관객과 더 만나고 싶은 마음도 내비쳤다. 무엇보다 훌륭한 음악가로 인정받고 싶은 의지가 강했다.


"제 음악인생의 이정표는 '로'(raw), '레벨'(rebel), '루트'(root), 이렇게 세 가지예요. 앞으로도 언제나 신선한 것을 추구하고, 반항적인 행보를 보여주면서, 그 안에서도 제 뿌리를 지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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