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테러 총책' 아바우드 佛고속철 테러도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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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테러> '테러 총책' 아바우드 佛고속철 테러도 기획

벨기에 몰렌베이크 출신 모로코계 무슬림…13살 친동생도 납치해 IS 가담시켜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132명의 사망자를 낸 파리 테러의 총책으로 지목된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7)는 최근 프랑스 고속철 테러도 기획하는 등 호시탐탐 프랑스를 노려왔다고 뉴욕타임스(NYT)와 가디언 등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벨기에 몰렌베이크 출신으로 모로코계 무슬림인 아바우드는 한때 명문고 학생이기도 했으나 점차 다른 길로 접어들어 급기야 어린 친동생마저 테러조직에 끌어들이고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낸 냉혈 테러범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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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연쇄테러 지령자로 지목된 압델하미드 아바우드(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파리 도심 연쇄 테러의 지령자로 지목된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7). 올해 2월 유포된 이슬람국가(IS) 홍보잡지 '다비크' 7호에 인터뷰가 실렸다. 2015.11.16 << 다비크 >>
 

식료품점을 하는 모로코 이민자 출신 아버지 밑에서 6남매 중 한 명으로 자란 아바우드는 브뤼셀의 명문 생피에르 뒤클레 고등학교에 다녔다.


'이슬람 극단주의의 온상'으로 꼽히는 몰렌베이크와는 멀리 떨어진 브뤼셀 시내에 있는 학교다.


아바우드의 누나 야스미나는 "모스크에도 안 갈 만큼 종교와는 거리가 멀었다"고 동생을 기억했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바우드가 고등학교에서 나쁜 행실 때문에 퇴학당했으며 2010년 절도 혐의로 체포돼 교도소에 들어간 뒤부터 급진화됐다고 전했다.


2013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지는 아바우드는 2014년 1월 시리아로 떠났다.


이때 13살 난 동생 유네스까지 시리아로 데려가 아버지 오마르가 아바우드를 경찰에 고소하기에 이른다.


오마르는 "나쁜 애가 아니었고 좋은 사업가가 됐는데 갑자기 급진화됐다. 왜 그렇게 됐는지 매일 자문해봤지만 아직 답을 찾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아바우드는 그해 3월 훼손된 시신을 끌고 다니는 트럭에 탄 채 IS의 동영상에 등장해 벨기에 정보 당국의 추적을 받기 시작했다.


같은 해 8월 야스미나는 '동생이 순교했다'는 전화를 받았는데 정보 당국은 그 전화가 허위 정보를 흘리려는 것이었다고 보고 있다.


아바우드는 올해 1월 파리에서 일어난 '샤를리 에브도' 테러 직후 벨기에 동부의 베르비에 시에서 대규모 테러를 준비하다가 경찰의 급습으로 2명이 사살되고 15명이 체포되는 사이 포위망을 뚫고 시리아로 달아났다.


그는 이후 IS의 영문 홍보잡지 '다비크'와 인터뷰에서 "도주 중 검문을 받기도 했는데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며 자랑 섞인 무용담을 늘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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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연쇄테러 지령자로 지목된 압델하미드 아바우드(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파리 도심 연쇄 테러의 지령자로 지목된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7). 올해 2월 유포된 이슬람국가(IS) 홍보잡지 '다비크' 7호에 인터뷰가 실렸다. 2015.11.16 << 다비크 >> hskang@yna.co.kr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파리 테러를 막을 기회가 있었던 셈이다.


올해 7월 IS 조직원을 모집한 혐의로 기소된 그에 대한 궐석재판에서 벨기에 법원이 징역 20년형을 선고했지만 아바우드의 테러 기도는 멈추지 않았다.


4월 프랑스 파리 남부 비예쥐프 시의 교회를 공격하려던 대학생과 8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프랑스 파리로 향하던 고속열차에서 총격을 벌이려던 괴한은 모두 아바우드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파리 테러가 일어나기 전 아바우드는 시리아에서 돌아온 한 프랑스인에게 "콘서트홀 공격"을 언급하기도 했다고 한다.


IS와 전쟁 중인 시리아 정부 측은 아바우드가 지난 8월 IS의 수도 격인 시리아 락까의 남동쪽에 있는 데이르 알조르의 IS군 사령관에 올랐다고 밝혔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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