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이열음 "가영 죽음 의미있어 다행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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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이열음 "가영 죽음 의미있어 다행이었죠"

14492900744607.jpg포즈 취하는 이열음(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 출연 중인 배우 이열음이 2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12.6 ksujin@yna.co.kr
성폭행으로 태어난 고등학생역…"복선 깔려 있을까 대사 하나하나 집중"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가영이가 죽음으로써 여성들이 성폭력 피해를 감추는 게 단순히 수치심 때문이 아니라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였다는 점이 강조된 것 같아 의미 있었어요."

이제 막 소녀를 벗어난 20살의 배우지만 조근조근 한 그의 대답에서 어린 티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3일 종영한 SBS TV 수목극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서 여고생 가영 역을 맡은 이열음을 최근 광화문에서 만났다.


극중 가영은 엄마 경순이 성폭행을 당해 낳은 딸로, 의문의 죽음을 당한 김혜진(장희진 분)과 같이 희귀병을 앓고 있음을 뒤늦게 알게 되지만 결국 죽음을 맞는다.


평생 성폭행 사실을 감추고 살아온 경순은 가영의 죽음을 계기로 경찰에 자신의 피해를 신고해 성폭행범을 잡는 실마리를 제공하게 됐다.


"대본을 보고서야 가영이 죽는 걸 알았다"는 이열음은 "촬영 일주일 전쯤에 감독님이 '치료가 될까?'라고 힌트를 주시긴 했는데 진짜 죽을 줄은 몰랐다"며 "보안이 정말 철저했다"고 울상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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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과 지숙(신은경 분)의 관계, 성폭행범, 연쇄살인마, 김혜진 살인범 등 감춰진 내용이 많았지만 제작진은 출연자들에게도 힌트를 주지 않았다.


"촬영지가 전라북도 완주로 외진 곳인 데다 제작진이 누가 범인인지를 알려주지 않으니 배우들끼리 추리하느라고 많이 끈끈해졌어요.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니까 다들 자기 연기만 생각하는게 아니라 서로의 캐릭터를 배려하게 되더라고요."


이열음은 "별 것 아닌 것 같은, 지나가는 대사도 그게 나중에 어떤 복선이 될지 알 수 없으니까 더 신경써서 연기하게 됐다"며 "연기를 배우게 되는 작품이 있고 동료를 얻어가는 작품도 있는데 '마을'은 모든 걸 다 가져가는 작품"이라며 애정을 보였다.

14492900702847.jpg상큼발랄 이열음(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배우 이열음이 2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12.5 ksujin@yna.co.kr

학업과 광고 모델 활동을 병행하던 이열음은 고등학교 2학년 때인 2013년 JTBC '더 이상은 못 참아'로 데뷔했다.


전교 1등만 하다 전학생에게 1등을 빼앗기자 경쟁상대인 남학생을 유혹하는 도발적인 내용의 KBS 단막극 '중학생 A양'으로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기억을 떠올린 이열음은 "(이미 대본을 여러 번 봐서) 그 상황에 이입해 있는 상황에서 비난이 쏟아지니까 어리둥절했었는데 시간이 지나서 다시 보니 선정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더라"며 "그래도 결국 신선한 내용에 사회적 문제를 짚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서 저에게는 소중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tvN '고교처세왕', SBS '이혼변호사는 연애중', KBS 2TV '가족을 지켜라'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나가는 중인 그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엔 '존재감이 있는, 자신의 매력을 표현할 줄 아는 배우'라고 답했다.


그의 어머니는 KBS 공채 11기 탤런트인 윤영주. 어릴 때부터 엄마로부터 촬영장 이야기를 듣고 자라다보니 자연스레 배우를 꿈꾸게 됐다고.


촬영으로 바쁜 엄마 대신 친가와 외가를 오가며 자란 이열음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를 묻는 말엔 '엄마'를 꼽았다.


"초등학교 때 제가 촬영가야 한다는 엄마한테 '나도 엄마가 해주는 따뜻한 밥 먹고, 따뜻하게 살고 싶어'라고 했대요. 그 이후로 엄마는 더이상 배우 활동을 하지 않으셨어요. 지금 와서 생각하니 너무 미안하고 고마워요. 그런 엄마랑 같이 촬영장에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엄마 반응요? '너 열심히 해야겠다. 나야 땡큐지' 하시던데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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