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최재웅 "문근영이 일관성 있게 극 끌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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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문화

'마을' 최재웅 "문근영이 일관성 있게 극 끌어줬다"

14497148247182.jpg미소짓는 최재웅(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배우 최재웅이 9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12.10 scape@yna.co.kr
복장도착증·연쇄살인범 '아가씨'역…연이어 뮤지컬 공연 "힘들지만 즐거워요"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사실 제 분량이 많지는 않았는데 많이 나온 걸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여장도 몇 번 안했는데…. 배우로서 이렇게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도 받고 화제도 되는 작품을 하게 된 게 감사하죠."


배우 최재웅(36)은 SBS TV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을 끝낸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극중에서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쥔 복장도착증 환자이자 연쇄살인범 강필성 역을 맡았다. 핏빛 드레스에 짙은 화장을 하고 첫 등장을 한 탓에 주로 극중 별명인 '아가씨'로 불렸다.


백골로 발견된 김혜진(장희진 분)의 죽음과 그 죽음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쳐 가는 이 드라마에서 '아가씨'는 김혜진의 동생 한소윤(문근영)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때마다 힌트를 하나씩 주며 극을 풀어간다.

어릴 적 집을 나간 엄마로 인해 복장도착증에 걸렸고, 결국 그 삐뚤어진 마음은 여성들을 '행복하게 해주겠다'는 이유로 연쇄살인까지 저지르는 '나쁜 놈'이지만 이 아가씨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가고 애처롭기까지 하다.

14497148307560.jpg사진=SBS

9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최재웅은 "'아가씨'는 그냥 이상한 놈"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다만, 좋게 보면 순수한 면이 있기 때문에 다른 영화나 드라마 속의 무자비한 연쇄살인범처럼 그려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은 있었다"고 말했다.


중저음이지만 크지는 않은 목소리, 조금은 피곤해 보이는 모습의 최재웅은 "'대풍수'에서 인연을 맺은 이용석 감독이 '와라'해서 갔고 '여장해라'해서 했다"고 캐스팅 비화를 털어놨다. 이미 뮤지컬 '헤드윅'에서 여장 경험이 있던 터라 여장 연기는 대수롭지 않은 듯 했다.


모든 것을 알고 있던 '아가씨'와 달리 최재웅은 자신이 연쇄살인범인 사실도 촬영을 시작하고 한참 뒤에야 알았고, 김혜진을 죽인 범인은 촬영 당일에야 알았다.


"배우들끼리 범인을 추리하고 시청자분들의 추리를 지켜보면서 재미있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을'이 '범인 찾기'로 끝나지 않아서 좋았어요. '누가' 김혜진을 죽였느냐가 아니라 그 죽음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는 결말이었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었죠."

14497148379349.jpg밝은 미소의 최재웅(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배우 최재웅이 9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기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12.10 scape@yna.co.kr

최재웅은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의심, 의혹을 덮으려고만 하던 마을 사람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가영(이열음)이 죽고 가영의 엄마가 경찰서로 가서 20년 전의 성폭행을 신고하는 장면을 꼽기도 했다.


또 "여러 인물들이 워낙 임팩트 있게 그려져서 조금 가려진 측면이 있지만 주인공인 문근영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있게, 기둥같은 느낌으로 잘 중심을 잡아줬다"며 "그 덕에 15회, 16회에서 이 작품이 전하려고 했던 메시지가 설득력을 발휘한 것 같다"고 주인공 문근영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계원예고-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쭉 배우의 길을 향해 걸어온 최재웅은 2003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했다.


이후 '그리스' '쓰릴 미' '주유소습격사건' '날 보러 와요' '헤드윅' '그날들' 등 뮤지컬과 연극 무대를 오갔고 2009년 '불꽃처럼 나비처럼' 2012년 '페이스 메이커'로 스크린에 얼굴을 비췄다.


'마을'은 '대풍수' '왕가네 식구들' '리셋'에 이은 4번째 TV드라마 작품이다.


18일엔 뮤지컬 '오케피' 개막을 앞두고 있다. '마을' 촬영과 뮤지컬 연습이 겹쳐 전북 완주에서 드라마를 찍은 뒤 뮤지컬 연습을 위해 서울로 왔다가 다시 완주로 내려가기도 했다. 그야말로 쉼 없이 달리는 셈이다.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해요. 하지만 무대에 서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 다행히 저한테 계속 기회가 주어지고, 가끔 좋은 영화나 드라마도 할 수 있는 지금이 정말 즐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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