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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준비 충실히…" 초중고 '12월의 졸업식' 확산

기사입력 2015.12.2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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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자료사진>>
    "우린 졸업생 없어 졸업식도 못해요", 일부 '나홀로 졸업식'

    (전국종합=연합뉴스) 매년 2월 봄방학을 앞두고 하던 각급 학교의 졸업식이 갈수록 앞당겨지고 있다.

    일부 학교는 해가 바뀌기 전인 이달 졸업식을 하면서 올 2월에 이어 한 해에 두 차례 졸업식을 하기도 한다.


    학생이 계속 줄고 있는 농어촌 지역에는 졸업생이 한명도 없어 졸업식을 못하거나 1명의 졸업생이 '홀로 졸업식'을 하는 학교도 적지 않다.


    ◇ "졸업식을 앞당겼어요"…일부 학교 '12월 졸업식'

    중학교와 고등학교 병설인 강원도 평창 대화중·고등학교는 중학교 3학년 69명, 고교 3학년 55명의 졸업식을 30일 한다.


    지난 2월14일 전년도 3학년 학생들의 졸업식보다 크게 앞당겨진 것이다.


    이 학교 김수영 교무부장은 "졸업생들에게 상급학교 진학준비를 충실히 하는 동시에 직업체험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졸업식을 앞당겼다"고 말했다.


    이 학교에 이어 강원도에서 춘천 후평중학교 등 7개교는 31일 졸업식을 한다.


    졸업생이 393명인 후평중학교의 졸업식도 올 2월4일 전년도 3학년생 졸업식에 비해 크게 빨라진 것이다. 이들 학교는 이로 인해 올해 두 차례 졸업식을 하는 셈이 됐다.


    전북에서도 무주 적성중, 구천초, 적상초가 30일과 31일 졸업식을 한다.


    경기도에서는 수원 명당초가 30일, 구리 인창초등학교가 31일, 수원 효동초와 상율초 등이 다음달 5∼8일 졸업식을 한다.


    충북에서도 청주중이 다음달 5일, 충북공고와 호텔관광고가 같은달 6일과 15일 이른 졸업식을 할 예정이다.


    대구에서는 9개 중학교가 다음달 6∼8일 종업식과 동시에 졸업식을, 전남에서는 순천 삼산초교와 영광 중남중 등 32개 학교가 다음달 졸업식을 한다.


    이밖에 충남 천안 용소초교 등이 내달 6일, 대구에서는 9개 학교가 내달 6∼8일, 인천에서는 6개 중·고교가 같은달 8일 이전 졸업식을 연다.

      

    그러나 여전히 상당수 학교는 2월에 졸업식을 연다.


    졸업식을 앞당긴 학교들은 여름방학을 단축하는 등 수업 일수를 맞추려고 미리 연간 학사 일정을 조정했다.


    졸업식을 연말 또는 연초로 크게 앞당기는 이유는 졸업생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갖고 각종 체험이나 해외연수 등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위해서이다.


    교사들에게 신학기 교육과정 준비를 충실히 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한 취지도 있다.


    일부에서는 매년 고입 학력고사나 대입 수능이 끝난 뒤 각 학교가 3학년 학생들의 학사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졸업식을 앞당기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요즘은 교육과정 자율화로 모든 일정을 학교가 자체적으로 정하게 돼 있다"며 "학교별로 특성 있게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특별한 교육과정 없이 졸업식만 앞당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학사 운영의 내실화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졸업생 없어 졸업식도 못해요"…곳곳 '홀로 졸업식'도

    졸업생이 없어 졸업식을 개최하지 못하거나 졸업생이 1명에 불과해 '홀로 졸업식'을 하는 학교도 전국 곳곳에 있다.


    갈수록 학생이 주는 농어촌지역 소규모 학교 또는 분교가 대부분이다.


    전북에서는 초등학교 7곳, 중학교 1곳이 졸업생이 없어 졸업식을 열지 못한다. 지난해는 초교 2곳에서만 졸업식을 못했는데 많이 증가한 것이다.


    강원도에서도 졸업생이 없어 졸업식을 못하는 학교가 6곳, 졸업생 1명만이 졸업하는 학교가 23곳으로 집계됐다.


    충북에서는 회남초교와 산외초교 등 2개교, 제주에서는 비양도의 한림초교 비양분교가 졸업식을 못한다.

    앞서 올봄 전국 120여 학교는 신입생이 없어 입학식을 하지 못했고, 130여개 학교는 새내기가 1명뿐이어서 '홀로 입학식'을 했다.


    저출산·이농현상에 따른 학생 감소로 이같이 졸업식·입학식을 못하거나 홀로 졸업 및 입학을 하는 학교는 소규모학교 통폐합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한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졸업식을 못하는 전북 익산시 금성초교 최순임 교장은 "졸업식을 못하게 된 것은 개교 이래 처음이어서 섭섭하고 아쉽다"며 "졸업식은 지역민이 두루 참여하는 지역 축제이기에 주민도 안타까워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감소가 졸업식을 못 치르는 데 그치지 않고 폐교 위기로 이어지고 있어 더욱 답답하다"고 말했다.


    (노승혁 박재천 김준호 형민우 한무선 백도인 김선경 전지혜 신민재 김근주 이해용 이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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