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밖으로 나온 증강현실…CES 다크호스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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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문화

세상밖으로 나온 증강현실…CES 다크호스로 '우뚝'

ODG·소니 AR 스마트안경 주목…"2020년 시장규모 144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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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험난한 계곡에서 래프팅을 즐기는 커플. 남자 주인공이 거센 물길을 이기지 못하고 보트에서 떨어지는데 마치 나와 부딪질 듯 튕겨 나와 흠칫 놀랐다. 3D 영화다.

카메라 모드로 바꿨다. 공원 한가운데 오리들이 물장구치는 모습을 담고 싶어서다. 오토포커스 렌즈가 1080p 60fps의 고화질로 튀는 물방울까지 잡아낸다.


이번엔 게임센터에 들어가 '앵그리버즈'를 클릭, 3판의 결전을 치렀다. 친구들은 뭘 할까. SNS 모드로 전환, 접속 중인 친구에게 말을 건다. "뭐하냐. 나올래?"


증강현실 기기 전문업체 ODG(오스터하우트 디자인그룹)의 스마트안경 신제품(모델명: R-7 글래스)은 말 그대로 '요술안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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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 기기 전문업체 ODG의 스마트안경(R-7 글래스)

퀄컴의 스냅드래곤805 프로세서를 두뇌로 한 이 기기는 가속도 센서는 물론 자이로스코프, 자력계, 고도 및 습도 측정 센서도 탑재했다. 렌즈 중앙 하단부에는 별도의 투과형 디스플레이가 있는데 16:9 비율로 720p 화질을 보여준다.


가격은 2천750달러. 우리 돈으로 300만원이 훨씬 넘어가는 금액이지만 각국의 바이어들이 몰리는 바람에 제품을 체험하려면 20분은 족히 기다려야 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가전쇼 CES 전시장에서 만난 ODG 관계자는 "이제 증강현실 기기는 개인의 일상은 물론 대중교통, 헬스케어, 보안, 물류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응용할 수 있는 도구가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증강현실은 영어로 AR이라 불린다. 'A

ugmented Reality'의 약자인데, 말 그대로 현실에 있는 것들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현실과 가상현실(VR)이 뒤섞여 공존해 있는 것으로 보면 이해하기 쉽다.


아직 VR 산업도 채 여물지 않은 만큼 이보다 더 진보한 개념인 AR 분야는 이제 갓 태동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성장 속도는 VR 못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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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기관 디지캐피탈에 따르면 글로벌 AR 시장의 매출 규모는 2020년에 1천200억 달러(약 144조원)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조만간 수십억 개의 스마트폰이 AR 소프트웨어와 호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VR 업계에서는 오큘러스(리프트), 삼성전자[005930](기어VR), HTC(바이브)가 강력한 업체라면 AR에선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가 글로벌 선두주자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오큘러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VR은 물론 AR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무기는 게임기 '엑스박스 원(Xbox One)'이다. VR과 AR이 당장은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확장을 시도하는 만큼 재빠르게 대응한 것이다.


소니는 올해 CES가 처음 마련한 VR·AR 특별전시장에 별도의 부스를 꾸리고 AR 기기 '스마트아이 글래스'를 선보였다.

14522146204464.jpg소니의 AR 안경으로 생산공정을 체크하는 모습

언뜻 보면 다소 투박한 운동용 고글처럼 생겼는데 ODG의 'R-7 글래스' 보다는 훨씬 가벼웠다. 소니 특유의 산뜻하고 간결한 디자인도 돋보였다.


소니는 중장비 생산공장에서 이 스마트안경을 활용해 작업공정을 관리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전시장에서 시연하고 있었다.

 

소니 관계자는 "스마트아이 글래스는 길을 걸을 때는 만능 길잡이, 요리를 할 때는 레서피를 알려주는 훌륭한 셰프가 돼 줄 것"이라며 "증강현실 기기는 앞으로 개인 일상생활에 상상할 수 없는 편리함을 주는 마술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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