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슬기 "제가 고삼이라면 이도와 조선에 남는 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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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문화

김슬기 "제가 고삼이라면 이도와 조선에 남는 길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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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보조개'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배우 김슬기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에서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24 scape@yna.co.kr
조선 배경 타임슬립극 '퐁당퐁당 러브'로 인기
"원래 입시학원서 이도와 재회하는 설정…빠듯한 일정에 불발"
"귤 알레르기에 약 먹으며 촬영…시즌2에도 출연하고 싶어요"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MBC TV 드라마 '퐁당퐁당 러브'를 보다 보면 여주인공 고삼이에게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게 된다.


동글납작한 얼굴에 초롱초롱 빛나는 눈빛을 가진 이 정체 모를 '내시'는 이도뿐 아니라 누리꾼들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이도는 세종의 본명이다. '퐁당퐁당 러브'는 조선시대로 간 '수포자'(수학 포기자) 여고생 단비가 세종에게 미래 지식을 전수하고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단비는 세종에게 자신을 고3이라고 소개했다가 졸지 간에 고삼(거세한 남자), 즉 내시로 대접받게 된 웃지 못할 사연이 있다.

  

'퐁당퐁당 러브' 인기가 식지 않은 가운데 '고삼이'로 사랑받는 김슬기(25)를 최근 서울 종로구 수송동 연합뉴스 사옥에서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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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비 캐릭터에 제 모습 있어…쓸모없다 여긴 적은 없어"

다소 쑥스러운 얼굴로 "저도 공부에는 흥미가 없었다"며 이야기를 꺼낸 김슬기는 수학의 굴레에 갇혀 고통받는 단비 캐릭터에 자신의 모습이 많이 녹아 있다고 했다.


"그래도 단비와 좀 다른 점이라고 하면 제가 그렇다고 가치 없다거나 쓸모없다는 생각은 안 했던 것 같아요. 저 자신을 숫자(성적)로 평가하지는 않았어요. 대신 항상 '언제 어떻게 끼를 발산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죠.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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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은 미소'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배우 김슬기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에서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24 scape@yna.co.kr

10, 20대가 그야말로 꽂힌 단비 캐릭터의 핵심은 "평범함에 있는 리얼함"일 것이라고 김슬기는 설명했다. 연출자인 김지현 PD가 유독 신경 쓴 부분이기도 했다.


"화장하고 현장에 오면 김지현 PD에게 혼났어요. 아이라인도 보인다며 지우라고 하셨죠. 단비가 단벌 숙녀이긴 했지만, 운동복 차림으로 잠깐 등장할 때도 튄다 싶으면 허접한 옷으로 바꿔입었어요. 그런 부분이 고3 수험생 고충을 그린 이야기와 함께 공감을 많이 끌어내지 않았을까요."


◇ "저라면 조선에 남을 것…원래 입시학원서 재회하는 결말"


고삼이는 꿈 많은 헌헌장부 이도(윤두준 분)에게 연정을 느끼지만, 결국 "해가 뜨고 지는 한 내 옆에 있어달라"는 어명을 거절하고 미래로 돌아간다.

     

김슬기는 '만약 고삼이와 같은 상황에 놓이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물음에 "조선에서 '금수저'가 되는 길을 선택할 것 같다"며 까르르 웃었다.

 

"제 행복을 위해 불효를 저지르지 않았을까요. 부모님과 배우자를 두고 우열을 가릴 수 없겠지만, 저는 정말 배우자를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배우자는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족이기도 하고, 제 마지막 순간에 함께 있는 사람이니까요."


드라마는 단비로 돌아온 고삼이와 이도가 현생에서는 버스에서 우연히 재회하는 것으로 설정, 심통 난 누리꾼들 마음을 그나마 달랬다.


김슬기는 원래 결말이 두 주인공이 선생과 학생으로 재회하는 것이었다는 비화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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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즈 취하는 김슬기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배우 김슬기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에서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24 scape@yna.co.kr

"대본 말미에 '고삼이 3수 환영'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크크크. 원래 현생에서는 단비가 대학 입시 학원에 다니게 되고 이도가 학원 수학선생님으로 나타나는 것이었는데 너무 일정이 빠듯해서 결국 촬영을 못 했어요."


◇ "귤 알레르기에 약 먹으며 촬영…시즌2 출연 의향"

김슬기는 지난해 가을 '퐁당퐁당 러브'와 영화 '국가대표2'를 병행하면서 진정한 24시간 촬영이 무엇인지 실감했다고 털어 놓았다.

 

특히 '퐁당퐁당 러브'에서는 타임슬립 매개가 비(雨)다 보니, 촬영 환경이 더 녹록지 않았다. 말도 타고, 물에도 빠져야 하는 터라 시간을 쪼개 승마와 스쿠버다이빙까지 익혔다.


이도가 과외교사 고삼이를 어여삐 여겨 귤을 하사하는 장면에도 사연이 있다.


귤과 오렌지, 자몽 등에 피부 알레르기가 있는 김슬기는 귤 먹는 장면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고. 그러나 세종이 아끼는 나인이나 신하에게 몰래 줬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귀했던 귤을 대체할 과일이 없어 김슬기는 결국 약을 먹으며 촬영을 마쳤다.


이렇게 공들인 작품이 현재 네이버TV캐스트에서 공개 두 달도 안 돼 조회 수 800 만에 육박하는 데 대해 김슬기는 "고생했던 기억을 지울 만큼 작품이 잘 나와 뿌듯하다"며 활짝 웃었다.


김슬기는 온라인에서 빗발치는 시즌2 제작 요구에 대해 "시즌2 출연 제의를 받는다면 나올 의향은 있다"면서도 "(시즌2보다는) 김지현 PD의 새로운 작품에서 둘이 만나기를 기다리는 게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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