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동성간 섹스로 지카바이러스 감염 첫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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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동성간 섹스로 지카바이러스 감염 첫 발생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미국에서 동성 간 성관계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14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밝혔다.

CDC는 텍사스 댈러스에 사는 한 남성이 지난 1월 지카바이러스 창궐지인 베네수엘라로 여행을 갔다 돌아온 뒤 자신의 남성 파트너에게 성관계를 통해 지카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다고 설명했다.


CDC에 따르면 이 남성은 현지에서 모기에 물려 감염됐으며, 항문성교를 통해 파트너에게 감염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파트너 남성은 지카 바이러스 유행 지역으로 여행 간 일이 없으며, 두 사람은 10년 동안 동성애 부부로 지내왔다.


두 남성 모두 발열, 상반신 발진, 결막염 증세를 보였으나 지속되는 합병증은 없었다.


그동안 성관계를 통해 감염된 사례는 미국에서 5건이 보고됐으나 모두 남성이 여성 파트너에게 옮긴 것이었다.


이번 항문성교를 통한 동성애자간 감염 사례 역시 CDC가 기존에 예방수칙에서 밝힌 감염 경로 중 하나인 '정액과 혈액을 통한 감염'을 재확인시켜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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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 바이러스(붉은색)의 모습.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제공.

미네소타대학 감염병연구 및 정책 센터의 마이클 오스터호홀름 소장은 "이번 사례는 지카에 감염된 사람과의 성적 접촉은 상대가 남성이든 여성이든 위험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허핑턴포스트에 말했다.


CDC는 14일 펴낸 '주간 질병과 사망 보고서'에서 "성관계가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면서 "또 지카 바이러스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DC는 지카바이러스 유행지역에 다녀오거나 감염의 의심스러운 최소 6주 이상 성관계를 하지 않거나 질, 항문, 구강 등 모든 성교 시 콘돔 등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이번 사례는 기존에 보고된 것보다 훨씬 더 성관계를 통한 감염이 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허핑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대부분 아무 증상도 나타나지 않거나 가벼워 감염 사실조차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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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사무실에 '모기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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