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목사 '피살' 계기, 북중접경에 신변안전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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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조선족 목사 '피살' 계기, 북중접경에 신변안전 '공포'

집단탈출·대북제재 강화로 北 위해 가능성…"대응책 필요"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 지린(吉林)성 창바이(長白)현에서 탈북자 지원 활동을 해온 조선족 목사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북한의 소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북중 접경의 교민과 주재원 사이에 신변안전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중국에 있던 북한식당 종업원의 집단탈출과 최근 중국까지 가세한 대북제재로 궁지에 처한 북한이 보복 차원에서 한국 교민과 주재원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식당 종업원의 집단탈출에 맞서 북한 당국이 교민과 주재원을 유인, 납북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북중 접경의 교민과 주재원들이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북한과 인접한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한인상회 관계자는 2일 "북한식당 종업원 집단탈출 때문에 북한이 보복조치에 나서지 않을까 우려하는 상황에서 조선족 목사 사망사건이 난 걸 심각하게 여긴다"며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고 나서 자체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선양한인상회의 다른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경위를 알 수 없지만,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무엇보다 이번 사건에 북한이 관련됐는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선양에서 자영업을 하는 한 교민은 "중국 국적의 조선족 목사가 갑자기 변고를 당해 예사롭지 않다"면서 "가족에게 연락을 자주 하도록 하고 낯선 곳에 가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접경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선교사는 "탈북자를 도우면서 선교활동을 하던 교역자가 잔인하게 피살당한 사실에 주목한다"며 "선교사와 인도주의적 지원 사업을 하는 종교계 인사들이 테러의 타깃이 될까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북한 신의주와 압록강을 사이에 둔 단둥(丹東)의 교민들은 이달 6일 북한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뜻하지 않은 사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단둥의 한 교민은 "대북제재 여파로 북한식당 손님이 갈수록 줄고 북한 무역일꾼들은 당 대회를 앞둔 상납금 목표 달성이 잘 안 돼 몸이 달았다고 들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테러 등 의외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주 선양 한국총영사관은 지난달 29일 지린(吉林)성·랴오닝(遼寧)성·헤이룽장(黑龍江)성 등 동북 3성과 북중 접경에서 활동하는 선교사 등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총영사관은 위급상황 때 영사관(+86-138-0400-6338)이나 영사콜센터(+82-2-3210-0405)로 연락하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북한 혜산시와 접한 지린성 창바이현에서 장백교회의 한 모 목사가 숨진 채 발견돼 중국 공안이 수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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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린(吉林)성 창바이(長白)현에서 탈북자 지원활동을 펼치던 조선족 목사가 숨진 채 발견되자 북중접경에서 활동하는 교민과 주재원 등의 신변안전 불안감이 고조됐다.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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