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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물막이 10년> ① 글로벌 경제특구로 '시동'

기사입력 2016.05.22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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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관광·농업 복합공간 개발 밑그림 착착 진행
    한·중 경협단지 성패가 새만금사업 성공 관건

    <※ 편집자 주= 한반도 지도를 바꾼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올해 4월 21일 10년을 맞았습니다. 세기의 대역사(大役事)인 새만금 간척사업은 치열한 찬반 양론 끝에 시작했습니다. '단군 이래 최대 국토 확장'과 '사상 최악 생태파괴'라는 게 두 진영 논리였습니다. 우여곡절을 거쳐 물막이를 끝내고 지금은 종합개발계획을 완성했습니다. 농지를 조성하려던 애초 목적을 바꿔 산업·관광·농업을 아우르는 복합공간으로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동북아 경제중심지를 넘어 글로벌 경제특구로 발전한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연합뉴스는 새만금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조망하기 위한 기획기사 3꼭지를 송고합니다.>


    (전주=연합뉴스) 홍인철 기자 = 새만금사업은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전북 군산∼김제∼부안 앞바다 33.9㎞를 잇는 세계 최장 방조제를 쌓아 땅 100ha(1억2천만평)를 새로 만드는 공사다. 여의도 면적의 140배 수준이다.

     

    1987년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가 대선 공약으로 내세워 1991년 11월 착공됐다.


    1999∼2001년에는 환경오염을 따져보려고 2년간 방조제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시화호 오염사건이 터지면서 환경 논쟁이 불거진 탓이다.


    이후 공사가 재개돼 2010년 4월 '바다의 만리장성'으로 불리는 세계 최장 방조제가 완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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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 3조원이 투입된 이 방조제는 세계 최장이던 네덜란드 주다치 방조제(32.5㎞)보다 1.4㎞ 더 길다.

    기네스에도 공식 등재됐다. 밑넓이가 평균 290m(최대 535m), 높이가 36m(최대 54m)에 달하는 대형 둑이다.


    방조제 도로 개통으로 군산∼부안 간 거리가 약 50㎞ 단축됐다. 종전에 1시간 30분가량 걸리던 시간이 20∼30분 정도로 단축돼 지역민 생활ㆍ경제에 큰 도움이 됐다.


    투입 인력은 총 237만 명, 동원 장비는 덤프트럭, 준설선 등을 합쳐 연 91만대다.


    전체 토석은 총 1억2천300만㎥다. 경부고속도로 4차선(418㎞)을 13m 높이로 쌓을 수 있는 양이다.


    이 방조제가 대한민국 국력과 기술 결정체로 평가받는 이유다.


    방조제 안쪽에 형성된 1억2천만평은 산업과 관광, 농업을 아우르는 복합공간으로 활용된다.


    방조제 건설이 1단계라면 새만금사업은 이제 내부개발이란 2단계 사업에 시동을 건 셈이다.


    방조제로 가뒀지만, 여전히 물에 잠긴 땅도 있어 이를 메워가면서 당장 개발이 가능한 곳부터 내부개발을 해야 한다.


    내부개발 논의는 새만금사업이 애초 농지 위주에서 복합용도 개발로 전환되면서 본격화됐다.


    쌀 자급률이 2000년 이후 100% 이상 달성되자 더는 농지가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내부개발 계획은 첫 번째 밑그림인 새만금 내부토지개발 기본구상안(2007년)에 이어 농지와 기타 용지 비율이 7대3에서 3대7로 바뀐 새만금 내부토지개발 기본구상 변경안(2008년)을 거치면서 구체화했다.


    2010년에는 새만금 내부개발 기본구상 및 종합실천계획이 발표됐다. 이어 용도별 토지이용과 기반시설 구축 등 개발계획이 한층 세부화된 종합개발계획(MP)이 그 이듬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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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 밑그림이 착공 20년 만에 완성된 것이다.


    개발 목표도 '동북아 경제중심지'에서 '초국적 경제협력 특구'로 확장됐다.


    종합실천계획에는 기반시설 계획 및 수질목표와 함께 새만금사업 조기 가시화를 위한 5대 선도사업이 제시됐다. 국내외 접근성 확보를 위해 신항만 건설, 내부간선도로 구축, 새만금 단선철도 구축 등 개략적인 교통계획도 포함됐다.


    국토해양부, 문화체육관광부, 지식경제부, 환경부, 전북도 등 7개 기관은 용지별 개발 주체로 선정돼 단계별 개발을 맡는다.


    총 사업비는 국비, 지방비, 민간투자를 합쳐 총 20조8천억원으로 추정됐다.


    용도별로는 용지 조성 13조원, 기반시설(도로·철도·항만 등) 4조8천억원, 수질 개선 3조원 등이다.


    종합개발계획은 새만금을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조성해 국가발전을 견인하는 명품도시로 개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다양한 기능이 배치된 명품복합도시를 비롯해 탄소 프리도시, 신재생에너지 메카, 랜드마크로 조성 계획 등이 주된 내용이다.


    수질보전은 최대 쟁점이다. 목표 수질은 도시용지 3등급, 농업용지 4등급으로 차등 적용했다. 쓰레기와 기름 성분 등 이물질·불쾌한 색깔이나 냄새·거품 등이 없어야 한다는 '심미적 기준'도 더했다.


    종합개발계획은 투자자 관심을 끌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2014년 9월 종합개발계획을 바꿨다.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고 새만금사업의 조기 가시화를 위한 경제협력특구 조성, 용지체계 개편, 공공부문 참여 등이 핵심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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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경된 종합개발계획에서는 ▲ 한중 경협단지 조성 ▲ '사람이 모이는 새만금' 조성(관광명소화) ▲ 새만금 기반시설(동서 2축, 남북 2축, 신항만 등) 조기 조성 ▲ 글로벌 수준의 규제 완화 ▲ 새만금 수질 관리와 만경강ㆍ동진강 하천정비 ▲ 공공부문의 선도적 참여 추진 ▲ 사업추진을 촉진할 거점별 선도사업 추진 ▲ 농생명 용지의 역점 추진 등 8대 선도사업으로 제시됐다.


    새만금 경제협력 특구는 국내 처음으로, 2014년 7월 열린 한·중 정상회담의 의제로 포함됐던 것이 계기가 됐다.

     

    경제협력 특구는 FTA 체결과 한류 확산, 광활한 부지 등 강점을 활용해 세계 최고수준의 중계생산·무역·관광 중심으로 조성하려는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한중 경제협력단지를 가시화해 중국 진출의 교두보로 활용한 후 미국과 EU 등으로 경협특구모델을 확산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업종 중심의 8대 용지체계는 경제협력 단지 조성에 유리한 6대 용지체계로 개편됐다.


    다른 개발특구와 비교해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네거티브 규제시스템(규제혁파 시범지구) 등 탈규제, 인센티브 특화 등 새만금만의 차별화된 투자환경 조성을 위한 방안들이 마련됐다.


    한·중 경협단지 외에도 한·일 경협단지, 한·미 경협단지, 한·유럽연합(EU) 경협단지 등도 조성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의 거대 경제권 기업들을 유치해 무관세 교역이 이뤄지는 자유무역 허브로 만든다는 게 핵심이다.


    새만금사업의 성패는 한·중 경협단지의 성공 여부에 달린 셈이다.


    중국 기업이 새만금에서 제품을 생산했을 때 '메이드 인 코리아'로 중국에 역수출하거나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수 있고 반대로 한국 기업이나 유럽·미국 기업이 새만금에 들어와서 FTA(자유무역협정) 환경을 이용해 중국의 커다란 내수시장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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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새만금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한·중 산업협력단지, 규제 특례지역 등에 필요한 새로운 제도를 마련돼야 한다"면서 "특히 거대 수요자인 중국의 입맛에 맞는 맞춤형 특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기업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 외에도 노동력 공급 문제, 카지노 허용 문제, 의료법인·학교 등 여러 가지를 국가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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