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 수상작·화제작 연말에 개봉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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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문화

칸 영화제 수상작·화제작 연말에 개봉 '러시'

'토니 에르트만'은 내년 2월말 개봉…美 아카데미 수상 기대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올 칸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거나 화제를 모았던 영화를 연말쯤이면 국내에서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가 영화제 때 첫선을 보이는 '월드 프리미어'여서 아직 자국에서조차 개봉일이 잡혀 있지 않은 데다가 연말이 영화 성수기인 점이 고려돼 대부분 이 시기로 국내 개봉일이 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영화 수입업계에 따르면 칸 영화제의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받은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12월께 국내에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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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로치 감독.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좌파 성향의 영국 거장 감독 켄 로치가 은퇴를 번복하고 만든 영화다.


평생 목수 일을 하다 건강 악화로 일을 못 하게 된 다니엘 블레이크가 실업보험을 받으려고 애쓰는 과정을 그리며 영국의 관료주의를 비판한 작품이다.


절차와 규정에 집착하는 영국 관료들의 행태를 코믹하게 꼬집으면서 블레이크와 그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싱글맘의 연대를 따뜻한 시선으로 표현했다.


주인공인 다니엘 블레이크를 연기한 데이브 존스는 코미디언이기도 하다. 그가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인간으로서, 한 시민으로서 대우해 달라'고 천명하는 마지막 장면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준다.


2등 상인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단지 세상의 끝'도 12월 말로 개봉 시기를 조율 중이다.


엣나인필름 관계자는 "극장가 성수기 때 힘있게 가려고 연말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프랑스와 캐나다에서 먼저 개봉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단지 세상의 끝'은 캐나다 출신 '칸의 총아' 자비에 돌란 감독이 2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전 세계를 떠돌던 작가가 죽음을 앞두고 12년 만에 집으로 돌아와 가족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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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에서는 수상 당시 논란이 됐다. 영화의 만듦새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영화제 기간 평점을 공개하는 양대 매체인 스크린 데일리는 이 영화에 4점 만점에 1.4점을, 르 필름 프랑세즈는 2.1점을 줬다.


하지만 자비에 돌란 감독의 열성팬이 국내에도 적지 않아 '단지 세상의 끝'이 어떤 파란을 일으킬지 기대된다.


영국 출신 여성 감독 앤드리아 아널드가 연출한 '아메리칸 허니'는 잠정적으로 연말께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심사위원상을 받은 이 영화는 미국 전역을 돌며 잡지 방문판매를 하는 빈민가 출신 10대 소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감독상을 받은 프랑스의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이 연출한 '퍼스널 쇼퍼'도 연말에 개봉한다.


프랑스 개봉일이 10월인 점이 고려됐다고 이 영화를 수입한 찬란 측은 전했다.


찬란은 아울러 각본상과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세일즈맨'의 내년 2∼3월 국내 개봉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수상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세일즈맨'은 이란 출신 아쉬가르 파르하디가 연출했다.

칸 영화제 당시 화제작이었던 '토니 에르트만'은 내년에 가서야 국내 영화팬들이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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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수입한 그린나래미디어가 개봉 시점을 내년 2월 말께로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일즈맨'과 마찬가지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수상을 기대하고 있어서다.


독일의 마렌 아데 감독이 연출한 '토니 에르트만'은 칸 영화제에서 상영 후 강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부상했으나 폐막식 날 어떤 상도 받지 못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토니 에르트만'은 장난기 넘치는 아버지가 일밖에 모르는 딸의 일터에 깜짝 방문해 벌어지는 일련의 소동을 그린 영화다. 예측불허의 극 전개와 아버지와 딸 역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가 일품이다.


유현택 그린나래미디어 대표는 "'토니 에르트만'이 독일 대표로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의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며 "올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사울의 아들'을 2월 말에 개봉했는데, '토니 에르트만'은 내년 2월쯤 개봉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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