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희망 찾아온 이들에게 관심을"…미얀마 난민 네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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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희망 찾아온 이들에게 관심을"…미얀마 난민 네 가족

입국 6개월만에 생활 공개…법무부, '난민 어울림 마당' 행사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한국어 실력이 빨리 늘지 않아 고민입니다. 농업에 관심이 제일 많지만,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미얀마 정부군을 피해 태국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다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온 재정착난민 쿠 투(45)씨는 한국생활 적응기를 이렇게 밝혔다.


부인, 아들과 함께 온 푸쵸(33)씨도 가구 제작이란 취미를 살려 가구공장을 운영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재정착 난민제도'에 따라 쿠투씨 가족을 포함한 미얀마 출신 네 가족 22명은 작년 12월 한국땅을 밟았다. 난민법 시행 2년 만에 첫 입국한 재정착 난민이었다.


재정착 난민제도란 해외 난민캠프에서 한국행을 희망하는 난민을 유엔난민기구(UNHCR) 추천을 받아 심사 후 수용하는 제도다.


1950년대부터 UNHCR이 추진해왔으며 미국, 호주, 일본 등 28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관련 규정을 담은 난민법이 2013년 7월 시행됐고, 법무부가 지난해에 향후 3년간 매년 30명 이내에서 난민을 시범 수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한국에서의 새 삶을 꿈꾸는 이들 재정착 난민이 우리 사회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따뜻하게 격려하고 서로 어울리는 장이 마련된다.


법무부는 20일 오후 인천 영종도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에서 16번째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난민어울림 마당' 행사를 연다.


2014년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 개청 이후 3번째 행사다.


나비드 사이드 후세인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대표부 신임 대표를 비롯해 입주 난민 등 130여명이 참석한다.


행사는 세계 난민의 날 기념식과 입주 난민·퇴소 난민·자원봉사자가 함께하는 공연 등으로 구성된다.


난민들은 한국 동요·미얀마 전통노래를 함께 부르고, 아프리카 전통춤을 선보일 예정이다. 센터에 대한 감사의 편지도 낭독한다.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는 난민법 제45조에 근거해 설치된 난민지원시설이다. 22명의 재정착난민을 포함해 총 51명이 입주해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센터에서 한국어·한국문화 교육 및 취업·복지지원을 받는다. 자녀들은 공립다문화학교인 '인천 한누리학교'에서 위탁교육을 받고 있다.


올 9월부터는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각자의 정착 예정지, 희망 취업직종 등을 고려해 지역사회에 정착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난민들이 한국어 습득·문화 적응 속도가 다소 더디다며 이들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선 전문적 상담뿐 아니라 국민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우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기념사에서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인도적 지원이 절실한 인도적 체류자 10명을 우선 선정해 '인도적 지원사업'을 시범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후세인 대표는 "국제적 기준에 부합한 난민 인권 보호와 국내정착 지원을 위해 한국 정부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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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난민 "반가워요 한국"(영종도=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재정착 난민제도'에 따라 23일 오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미얀마인들이 입국심사장으로 향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이들은 입국 후 난민인정자 지위를 부여받고 국내에서 거주자격(F-2) 비자로 체류한다. 초기 6∼12개월간은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에서 머물며 한국어, 기초 법질서 교육 등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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