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비를 내려 주소서"…마른장마에 농민 속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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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소식

"제발 비를 내려 주소서"…마른장마에 농민 속탄다

강원 영동·경북 일부 강우량·저수량 예년보다 적어
장마전선 남부권에 머물러…배 운항 중단에 기우제까지

(전국종합=연합뉴스) "당장 큰 피해는 없으나 가뭄이 지속하면 밭작물이 말라서 망가질 겁니다. 비가 한 번 쏟아지면 괜찮을 텐데 안 올까 봐 걱정입니다."


강원 춘천 주민 고창월(69)씨는 최근 장마 기간임에도 비가 많이 오지 않는 '마른장마'에다 폭염이 이어지자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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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주머니 매단 가로수(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최근 영동지방에 가뭄 현상이 나타나자 속초시는 지난달 조성한 동해대로 중앙분리대 화단에 심은 가로수에 물주머니를 설치하는 등 응급조치에 나섰다.

강원도에는 영동이 가뭄이 심한 편이다.


영동지역 최근 2개월 강우량은 90.8㎜로 평년 같은 기간 167.5㎜의 54.2% 에 그쳤다.


강릉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현재 38.5%로 예년 70.1%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속초 학사평 저수지 저수율은 현재 23.3%로 예년 71.4%보다 턱없이 적다. 경북 저수율도 평균 57.0%로 평년 65.5%와 비교하면 낮다.


올해 들어 22일까지 강우량은 322.4㎜로 평년 370.6㎜보다 적다.


포항은 지난해 6월 1일부터 28일까지 87㎜의 비가 내렸으나 올해는 52.2㎜에 그쳤다.


안동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129.6㎜이었으나 올해는 43.4㎜만 내렸다.


경북에는 지난 24일 비가 내렸으나 장마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장마전선은 제주, 경남, 전남 등 남부에만 영향을 줄 뿐이다.


안동시는 안동호 수위가 낮아져 27일부터 안동 도산면 서부리와 예안면 천전리를 오가는 도선 운항을 중단했다.


비가 적게 내리자 박선규 강원 영월군수는 지난 12일 영월 봉래산 정상에서 기우제를 지냈다.


일부 농작물 생육에도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충북 청주 상당구 미원면 월용리 일대는 가뭄이 심해 어린 배추와 참깨가 말라죽고, 수확을 앞둔 옥수수 잎이 햇볕에 그을려 누렇게 말랐다.


경기지역도 봄에 비가 많이 와서 당장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최근에 비가 충분히 오지 않아 농민은 콩, 깨, 고추 등 밭작물 생육에 지장이 있을까 봐 우려한다.


농민 박노준(56)씨는 "장마라고 하지만, 마른하늘에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스프링클러 등으로 쉼 없이 물을 뿌려대도 그때뿐이다"며 "며칠 더 비가 내리지 않으면 농사를 포기해야 할 판이다"고 말했다.


충북도농업기술원 홍성택 작물연구과장은 "요즘은 벼보다 콩, 고추 등 밭작물에 물이 많이 필요하다"며 "아직 큰 문제가 없으나 마른장마가 앞으로 열흘가량 이어진다면 피해가 날 수 있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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