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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 전대> 오바마 "유리천장 깰 힐러리, 다음 대통령…나와 빌보다 훌륭"(종합)

기사입력 2016.07.29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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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힐러리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 최선봉에…8년전 '정적'에서 '킹메이커'로
    "트럼프, 해결책 없이 슬로건-공포만 내세워" "세상모르는 선동가 종국엔 실패"

    (필라델피아<美펜실베이니아주>=연합뉴스) 심인성 강영두 김세진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극찬하며 '대통령 만들기'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밤 펜실베이니아 주(州) 필라델피아의 농구경기장 '웰스파고 센터'에서 진행된 전당대회 사흘째 행사의 찬조 연사로 나서 클린턴 후보를 한껏 치켜세우며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14697401948231.jpg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AP Photo/J. Scott Applewhite)

    약 46분간에 걸친 오바마 대통령의 격정 연설은 클린턴 후보가 다음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와 더불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왜 미국 대통령의 자격이 없는지를 역설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클린턴을 언급할 때는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고, 트럼프를 거론하는 대목에서는 트럼프를 향한 야유가 흘러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먼저 "이번 대선은 역대와 마찬가지의 전통적 선거가 아니라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근본적 선택에 관한 것"이라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흑인, 백인, 라티노, 아시안, 인디언, 그리고 젊은이와 노인, 동성애자와 일반인, 남성과 여성, 장애인 등 모두가 똑같은 국기에 대한 맹세와 자랑스러운 깃발 아래 하나로 뭉치는 것이 미국이다. 함께 하면 더 강하다"면서 "이것이 내가 아는 미국이고, 이번 선거에서 그런 미래를 믿는 후보는 단 한 사람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한 가정의 엄마, 할머니로서 그런 가치를 위해 평생을 바치고 아이들의 번창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할 후보, 장벽을 허물고 유리천장을 깰, 또 모든 미국인을 위한 기회의 영역을 확대할 단 한 사람의 후보는 바로 힐러리 클린턴"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대통령 자리)이 어떤 것을 요구하는지는 결코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 "그 책상에 앉아보기 전까지는 글로벌 위기를 관리하고 젊은이들을 전장으로 보내는 일이 어떤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단언했다.


    힐러리 클린턴 지지연설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AP Photo/J. Scott Applewhite)

    이어 "그러나 힐러리는 그 집무실에 있어 봤고,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 함께 한 사람"이라면서 "그녀는 정부가 노동자 가정과 어르신, 소기업 운영자, 군인, 참전용사들을 위한 결정을 내릴 때 무엇이 중요한지를 안다"고 치켜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심지어 위기 상황에서도 그녀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냉정을 잃지 않으며 모든 사람을 공손하게 대한다"면서 "아무리 가능성이 작거나, 아무리 사람들이 무너뜨리려 해도 결코 중단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런 게 바로 내가 아는 힐러리고, 내가 존경하게 된 힐러리"라면서 "'남녀를 통틀어 힐러리만큼 미국 대통령의 자질을 더 잘 갖춘 사람이 없다. 나보다도, 또 빌(클린턴)보다도 더 훌륭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내가 자신 있게 말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누구를 선택할지는 고민할 필요도 없다", "임금인상, 공정과세, 노동자 목소리 확대, 월가 규제 등을 원한다면 힐러리에게 투표하라", "여러분이 나를 선택하고 밀었던 것처럼 이제는 힐러리가 같은 길을 갈 수 있도록 밀어달라"는 등의 발언을 쏟아내며 '열정'을 다해 클린턴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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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자서전이자 구호였던 '담대한 희망'(the audacity of hope)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 대통령은 "나는 이제 배턴을 (힐러리에게) 넘겨주고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냉소와 공포를 거부하고 힐러리를 다음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나의 노력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트럼프에 대해선 "진정한 해결책 없이 슬로건과 공포만 내세운다"면서 "지난주 (전당대회가 열린) 클리블랜드에서 들린 목소리는 공화당원도 보수도 아니었다. 우리가 들은 것은 서로를 향해 등을 돌리고 세상을 등지는 나라에 관한 비관적 전망이었다"고 개탄했다.


    14697402010393.jpg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美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연합뉴스 DB>>

    또 "트럼프는 계획이 있는 사람도, 사실에 기반한 사람도 아니다"라면서 "칠십 평생 노동자 계층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보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갑자기 여러분의 대변자가 되고 여러분의 목소리가 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울러 "파시스트와 공산주의자, 지하디스트, 그리고 '세상 모르는 선동가'(homegrown demagogues)에 관계없이 우리의 가치를 위협하는 사람은 누구든 종국에는 실패한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중간 팀 케인 부통령 후보를 띄우면서 "내 친구이자 형제인 조 바이든이 나를 더 좋은 대통령으로 만들었든 그도 힐러리를 더 나은 대통령으로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사건을 염두에 둔 듯 "힐러리도 마땅히 받을 만한 비판을 받았다. 그녀도 스스로 실수한 것을 안다"면서 "나도 그렇고 모두가 실수하듯 우리가 뭔가를 할 때는 실수가 일어나기 마련"이라며 클린턴 후보의 '약점'을 두둔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8년 전 정적'이었던 클린턴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데는 민주당 정권의 계승과 더불어 반세기만의 쿠바와의 외교관계 복원, 역사적인 이란 핵 협상 타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등 자신의 '레거시'(legacy·업적)를 이어가려는 포석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에어포스 원'(대통령 전용기)에 클린턴 후보를 태우고 노스캐롤라이나 주(州) 샬럿으로 이동해 첫 지원유세를 한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미 전역을 누비며 클린턴 후보 지원사격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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