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포트, 친러시아 우크라 옛정권 대미 로비서 막후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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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포트, 친러시아 우크라 옛정권 대미 로비서 막후 역할"

AP통신 "트럼프측 매너포트·게이츠 美로비회사 2곳 우크라에 소개해줘"
우크라 비영리단체, 두 회사에 24억5천만원 비밀리 지불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미국 워싱턴DC의 두 로비 회사가 2012년 당시 친(親) 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대변하는 미국 내 로비를 맡으면서 비밀리에 220만 달러(24억4천600만 원)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비를 의뢰한 쪽은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이끌었던 당시 집권당인 '지역당'과 가까운 비영리단체 '현대 우크라이나를 위한 유럽센터'이고, 의뢰받은 쪽은 미국 로비회사 '포데스타 그룹'과 '머큐리'라고 AP통신이 17일(현지시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현재 미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캠프 선대위원장인 폴 매너포트와 또 다른 참모인 릭 게이츠가 두 회사를 '유럽센터'에 소개하는 등 막후에서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매너포트와 게이츠는 당시 '지역당'을 위한 정치 자문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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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선후보 진영의 폴 매너포트 선대위원장.

두 사람이 친 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 집권당이 미국 정부·의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았다는' 요지의 이 같은 보도는 매너포트가 2007∼2012년 지역당으로부터 1천270만 달러(140억3천만 원)을 현금으로 받았다는 의혹이 최근 나온데 이은 것이다.


우크라이나에서 이들의 활동을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게이츠의 경우 정치자문 외에도 '유럽센터'의 운영에 도움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당시 갓 출범한 '유럽센터'는 처음에는 지역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포함된 위원회가 운영을 맡을 정도로 '친 야누코비치' 성향이 강했다.


이 단체의 로비 내용 가운데는 투옥된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정적 석방을 압박하는 미 의회의 결의안에 반대하는 것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로비 대상도 의회와 국가안보국(NSA), 국무부 등으로 광범위했다.


'유럽센터'는 그런 로비의 대가로 2012년 6월∼2014년 4월 '포데스타 그룹'에 113만 달러, '머큐리'에는 107만 달러를 각각 지불했다고 AP통신으 전했다.


게이트는 AP통신에 자신과 매너포트가 두 회사를 '유럽센터'에 소개했으며, 종종 우크라이나 정세에 대한 자문도 했다고 시인했다.


이 같은 로비 행위는 미 당국에 신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로비스트가 외국 정부나 정당을 대리하려면 이를 법무부에 신고해야 하고, 이를 어기면 최고 5년의 징역형이나 25만 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게이츠는 자신의 행동은 합법이며, 미국 연방법의 규정을 회피하려는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포데스타 그룹'과 '머큐리'는 자신들의 활동을 법무부에 신고해야 할 의무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매너포트와 게이츠가 '포데스타 그룹'과 손을 잡았다는 것은 다소 역설적인 점이 있다.


설립자인 토니 포데스타 회장은 현재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 대선캠프의 존 포데스타 선대본부장과 형제지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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