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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그리움으로 불타는 상사화의 계절

기사입력 2014.09.2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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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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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부터 21일까지 영광 불갑산에서 축제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획위원 = 수수한 듯 깜찍하고, 화려한 듯 친근하다.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9월 하순을 전후해 활짝 피어나는 상사화. 그 붉은 꽃 바다에 풍덩 빠지고 싶은 충동이 문득 이는 계절이다.

    전남 영광의 불갑산 자락은 국내 최대의 상사화 자생지다. 불갑사로 가는 길은 물론 산언덕에도 핀 맑고 아름다운 상사화 꽃무리는 싱그러운 가을바람에 살랑살랑 흔들거리며 지나는 길손을 슬그머니 유혹한다.

    이곳 불갑사 일대에서는 해마다 이맘때에 불갑산상사화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14회째. 이번 축제는 '아름다운 상사화! 그리움이 번진다'라는 주제로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계속된다.

    주제와 꽃이름이 함축하는 것처럼 상사화(相思花)는 이루지 못하는 사랑에 대한 안타까움과 절절한 그리움을 나타낸다. 한자어 뜻 그대로 서로를 향한 사무친 열정이 꽃말이다. 상사화의 우리말 이름은 '꽃무릇'이다.

    상사화의 잎과 꽃은 때를 달리해 따로따로 나온다. 5월 하순 무렵에 잎이 지고 나면 9월께 꽃이 피어나 서로 만나지 못하는 것. 꽃이 지면 한 달 뒤쯤 잎이 다시 나온다. 다시 말해 잎이 있을 때는 꽃이 없고 꽃이 있을 때는 잎이 없는 엇갈림이 계속된다. 한 몸에서 났으면서도 죽도록 서로를 보지 못하는 그 안타까움이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적 사랑의 아픔을 떠올리게 한다.

    축제는 꽃말과 관련된 사랑의 설화를 재연한 연극 등의 공연과 '나의 이상형 찾기' 등의 각종 행사로 진행된다. 사랑의 정원 만들기, 사랑의 향수 만들기, 상사화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KBS의 '전국노래자랑' 방송 녹화도 20일 오후 1시 진행된다.

    <자료사진>
    <자료사진>

    불갑사 관광지구 일대를 돌다보면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 끝없이 펼쳐지는 상사화의 자태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자생면적이 약 170만ha에 이른다는 게 영광군청 관계자의 설명. 특히 불갑사 입구에는 드넓은 상사화밭이 조성돼 있고 축제기간에는 인파와 차량들로 길과 도로가 넘쳐난다.

    하지만 함초롬히 피어나는 상사화의 아름다움은 인간의 손때가 타지 않은 산기슭에서 더 뭉클하게 느낄 수 있다. 계곡 곳곳에 숨은 듯 피어난 꽃들이 저 홀로, 혹은 또래 친구들과 더불어 그 붉고 순수한 꽃잎을 조용히 피워내고 있는 것이다.

    상사화의 진수를 완상하려면 축제 끝난 뒤가 오히려 더 낫다는 얘기도 있다. 꽃이 막 필 때 축제가 시작하니 끝나고 나더라도 꽃자태는 여전히 절정이라는 것. 게다가 인적이 뜸해진 터여서 산길을 조용히 거닐며 꽃들과 차분히 만나기에 딱 좋다.

    축제를 즐기러 온 김에 높이 516m의 불갑산을 가볍게 올라보는 것도 좋겠다.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천연기념물 제112호인 참식나무 군락지가 있을 정도로 식생이 풍부하다. 또 불갑수변공원과 백수해안도로, 백제불교최초도래지까지 둘러보면 금상첨화다.

    ▲ 관련사이트 : 영광 불갑산상사화축제(http://tour.yeonggwang.go.kr/s4/s6.php)

    ▲ 문의 : 불갑산 상사화축제추진위원회(☎061-350-5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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