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은희 장관 "다문화가족 피부에 와닿는 정책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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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은희 장관 "다문화가족 피부에 와닿는 정책 만들겠다"

대구 다문화가족대회 참가자 격려… "다문화 자녀 인재로 키우는데 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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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이 29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전국다문화가족대회에 참석해 연합뉴스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2016. 8. 29
 

(대구=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전국 217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사자 여러분, 어려운 여건에서도 헌신적으로 힘써주신 것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이 현장에서 활동하며 짜내신 아이디어와 제안을 받들어 다문화가족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강은희(52) 여성가족부 장관이 29일 오후 대구 인터불고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0회 전국다문화가족네트워크대회에 참석해 다문화가족 도우미들을 격려했다.


'다함께 그리는 희망 대한민국'이란 주제 아래 여성가족부와 대구광역시가 주최하고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이 주관한 이날 대회에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사자를 비롯해 다문화 관련 단체 직원, 현장 활동가, 학계 인사, 전문가, 다문화가족 자조모임 회원 등 500여 명이 참석했으며 30일까지 계속된다.


강 장관은 개회식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유공자들에게 표창장을 전달하는 한편 홍보 부스를 둘러보며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다음은 강 장관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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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29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전국다문화가족네트워크대회에서 강은희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홍보 부스를 둘러보며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의 전통음식을 맛보고 있다. 20016. 8. 29

-- 전국다문화가족네트워크대회가 10회를 맞았다. 올해 대회의 특징을 말해 달라.

▲ 이 대회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종사자를 비롯한 다문화가족 도우미들과 다문화가족 당사자들이 참석한 잔치다.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는 동시에 경험을 나누고 성과를 공유하며 발전을 모색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몇 해 동안 당일 행사로 치러져 오다가 올해부터는 1박2일로 기간을 늘렸다. 참가자 간의 소통과 화합이 더욱 잘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오늘 개막 행사와 홍보 부스를 보니 종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다문화가족정책이 제 궤도에 오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종사자들의 노력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 정부가 다문화가족 정책을 수립해 시행한 지 올해로 만 10년을 맞았다. 앞으로 10년의 다문화정책 방향을 설명해 달라.


▲ 지금까지는 결혼이주여성들이 낙오하지 않고 한국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어제 이자스민 전 국회의원의 아들이 입대한다는 보도가 나온 것처럼 결혼이주여성들이 낳은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진학하고, 군대에 가고, 직장을 얻고 있다. 이제는 다문화가족 자녀들이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소중한 인재로 성장하는 데 중점을 둘 방침이다.


-- 다문화 자녀들이 지닌 이중언어라는 장점을 잘 살릴 수 있으면 좋겠다.


▲ 매우 중요한 지적이다. 그러나 여건은 녹록지 않다. 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중국 다문화가정 학생이 중국어를 배우고 있기에 "왜 어머니에게 중국어를 배우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어머니는 일을 나가야 하기 때문에 바쁠뿐더러 한국어를 잘하지 못해 배우지 못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아이는 엄마 나라 말을 배우고 어머니는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 다문화 인식이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아직 부족한 형편이다. 심지어 외국인이나 다문화가족에게 거부감을 드러내는 반(反)다문화 정서도 고개를 들고 있어 우려를 자아내기도 한다.


▲ 다문화 수용성 조사 결과를 보면 다문화 접촉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다문화 수용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을 만나봤거나 다문화가족과 어울려본 사람들은 거부감이 눈에 띄게 줄었는데, 만나 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막연한 생각으로 반다문화 정서를 품는 것이다. 다문화가족과의 접촉면을 늘리면 자연스레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고무적인 현상은 나이가 적을수록 다문화 수용성이 높다는 것이다. 갈수록 나아질 것이다.

     

-- 이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 결혼이주여성이나 외국인이 한국 사회에 잘 정착하려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배워야 한다. 반대로 우리도 이들과 잘 어울려 살려면 이들의 문화를 배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 문화에 동화시키려는 게 아니라 이들의 특성과 장점을 인정한 채 함께 화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다문화가족에 대한 지원이나 사업도 이들을 따로 떼어내 시혜를 베푸는 방식에서 벗어나 함께 어우러지도록 하려고 한다. 전국에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각각 150개와 217개가 있는데, 지난해부터 통합 작업을 추진해 지금까지 82개가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로 새 출발했다.


-- 다문화가족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 다양성 측면에서, 법무부와 고용노동부는 출입국이나 고용 정책 측면에서 다문화가족 정책을 펼치고 있다. 실질적으로 많은 지원과 사업이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전체적인 방향을 제시하며 각 부처의 정책과 지자체들의 지원 사업을 조율하고 있다. 특히 현장의 목소리가 잘 전달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정책과 지원의 대상자와 수혜자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귀를 기울이며 관련 부처와 기관들이 활발히 소통하다 보면 그런 지적이 줄어들 것이다.

   

-- 다문화가족정책 주무 부서로서 국민에게 당부의 말을 한마디 한다면.

▲ 우리가 외국에 나갈 때 그 나라의 문화에 적응하려고 애쓰는 것처럼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의 문화도 이해하려고 힘써야 한다. 이들은 대한민국이 글로벌 사회로 도약하기 위해 준비하도록 우리를 돕는 사람이기도 하다. 다문화가족에게 마음을 열고 먼저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여유와 배려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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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29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전국다문화가족네트워크대회에서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다함께 그리는 희망 대한민국'이라고 적힌 조각보를 만드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20016.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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