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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이상윤의 "함부로, 애틋하게"…'공항 가는 길'

기사입력 2016.10.1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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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륜 논란 매몰되지 않고 잔잔한 인기 누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가을과 멜로는 제법 잘 어울린다.


    올가을 초입에 시작한 정통 멜로 '공항 가는 길'(KBS 2TV)이 잔잔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SBS TV '질투의 화신'이나 MBC TV '쇼핑왕 루이'가 포복절도하는 웃음을 안겨주는 것과는 달리, '공항 가는 길'은 가슴 아린 사랑 이야기로 가을밤을 물들이는 중이다.

     

    14764962821119.jpgKBS2 '공항 가는 길'

    ◇ 사람 관계 밀도 있게 포착

    항공사 승무원 최수아(김하늘 분)와 건축가 서도우(이상윤)는 '효은 엄마'와 '애니 아빠'로 처음 만났다.

    말레이시아에서 효은과 함께 유학 중이던 13살 애니가 갑자기 숨지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얽히게 된다.

    각각 남편 박진석(신성록)과 아내 김혜원(장희진)이 곁에 있지만, 두 사람은 서로 끌리는 감정을 어쩌지 못하는 중이다.


    이 드라마가 발화성 높은 불륜 논란에 매몰되지 않는 것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밀도 있게 그리는 데 주력하기 때문이다.


    최수아나 서도우는 예민한 감수성과 선한 품성의 소유자라는 점이 똑 닮았다.


    독재자로 군림하는 남편과 자기주장이 강한 딸 사이에서 쩔쩔매다 삶에 회의를 느끼는 최수아와 딸을 잃고서도 슬퍼하지 않는 아내에게 거리감을 느끼는 서도우는자신과 닮은 상대를 통해 위안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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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2 '공항 가는 길'의 김하늘

    김철규 PD는 지난달 제작발표회에서 "최수아와 서도우 관계가 불륜이냐 아니냐는 애매하게 그려진다. 그보다는 그 관계 속에서 두 사람이 위로를 얻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영화 '봄날은 간다'의 이숙연 작가는 특히 설렘과 죄책감, 충만감과 불안이 교차하는 여주인공의 심리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특유의 '하늘하늘한' 분위기로 이를 살려내는 건 김하늘의 역할이다.


    서도우의 딸 애니와 인간문화재 매듭장인 어머니가 차례로 세상을 뜨던 순간, 이들을 마지막으로 목격한 사람은 최수아라는 설정도 두 사람의 관계에 일종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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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2 '공항 가는 길'

    ◇ 남자 배우들 연기는 아쉬워

    발화성 높은 불륜도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다가온다는 것은 최근작 '애인 있어요'(SBS TV)에서도 확인한 사실이다.


    이 멜로는 그림엽서를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영상미와 서정적인 음악을 만나 특별해진다.

    애청자들은 김우빈·수지 주연의 전작 드라마 제목을 빌려와 "이 드라마야말로 '함부로, 애틋하게'"라고 외친다.


    손끝 정도 살짝 스치거나 '보고 싶다'는 고백도 조심스레 꺼내던 두 사람이 7, 8회에서 애욕을 숨기지 않으면서 드라마는 전환점을 맞았다.


    6회에서 평균 9.1%(닐슨코리아)까지 치솟았던 시청률이 7, 8회에서 7%대로 내려앉은 점은 기혼자의 사랑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일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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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2 '공항 가는 길'

    남자 배우들 연기는 '공항 가는 길'에서 아쉬운 점이다.


    여전히 소년 같은 얼굴에 지성미를 갖춘 이상윤은 서도우 역에 제격이다.


    그러나 서도우가 극진히 아꼈던 애니의 죽음을 대하는 장면 등에서 문득문득 느껴지는 것처럼(아무리 애니가 친딸이 아니라고 해도) 감정 연기의 깊이가 부족해 보인다.


    신성록이 연기하는 박진석 캐릭터는 현재까지는 최수아의 흔들림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주로 활용되는 점도 아쉽다.


    '공항 가는 길'의 종착점은 어디일지 짐작하기 어렵다.


    김혜원과 애니 모녀를 둘러싼 미스터리를 비롯해 아직도 풀어야 할 이야기 실타래가 많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기획의도에서 밝힌 '위로와 공감, 궁극의 사랑' 중 '궁극의 사랑'이 어떻게 귀결될지도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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