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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과 아쉬움 교차한 머라이어 캐리 내한공연>

기사입력 2014.10.0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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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완연한 초겨울 날씨에 발밑 잔디에서 냉기가 올라왔지만 '팝 디바'의 등장에 무대는 금세 뜨거워졌다. 팝 음악계를 호령했던 스타의 방문에 팬들은 환호로 화답했다.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잔디마당에서는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의 단독 공연이 열렸다. 아쉽게도 기대 만큼의 무대가 펼쳐지지는 않았지만 그의 팬들에게는 충분히 즐길 요소가 많은 공연이었다.  

    1990년 발표한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으로 스타덤에 오른 캐리는 탁월한 가창력과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최고의 팝 스타다. 전 세계적으로 2억2천만 장이 넘는 앨범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무려 18곡을 빌보드 1위에 올렸다. 

     

    작곡, 프로듀서로서의 능력도 뛰어나 다섯 차례 미국 그래미상을 받는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2011년 쌍둥이의 엄마가 된 이후에도 변함없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 콘서트는 지난 5월 발매한 그의 14번째 앨범 '미. 아이 엠 머라이어…디 일루시브 샨투스' 관련 아시아 투어의 일환이다. 한국과 함께 일본, 중국, 싱가포르, 필리핀에서도 공연이 열린다.  

     

    캐리가 한국에서 단독 콘서트를 여는 건 지난 2003년 이후 11년 만이다. 2009년 앨범 홍보차 내한한 적은 있지만 그의 무대를 마주하기 위해 팬들은 10년이 넘게 기다려야했다. 사실 캐리가 월드 투어를 펼치는 것도 2006년 '더 어드벤처 오브 마이애미' 이후 8년만이다.

     

    이날 캐리는 오후 8시20분께 밴드의 리드미컬한 반주와 현란한 조명을 배경으로 무대에 등장했다. 1만2천여석을 가득 채운 캐리의 팬들은 10년의 기다림을 해소하겠다는 듯 열렬한 함성으로 그를 맞았다.  

     

    몸매가 드러나는 타이트한 드레스로 한껏 멋을 낸 캐리의 모습은 관객의 시선을 단숨에 끌었고, '디바'에 걸맞는 고혹적인 무대 매너로 호응을 유도했다.

     

    하지만 몹시 추운 날씨에 목이 덜 풀렸는지 감기에 걸린 것으로 알려진 목이 회복되지 않았는지 공연 초반은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노래 곳곳에서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고 고음이 필요한 절정 부분은 가성으로 간신히 넘기는 모습이었다.

     

    일부 곡에서는 집중을 방해할 정도로 가사를 얼버무리기도 했다. 기대했던 파워풀한 가창력이나 섹시한 음색이 전혀 들리지 않자 일부 관객은 다소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하지만 공연 30분 가량이 지난 시점에 펼쳐진 '마이 올'(My All) 무대가 끝나자 목이 풀렸는지 '디바'는 조금씩 본래 실력을 선보였다. 영상과 함께 펼쳐진 '허니'(Honey)나 '올웨이즈 비 마이 베이비'(Always Be My Baby) 등 무대에서는 마치 다른 사람처럼 무대를 휘어잡기도 했다.  

     

    이날 캐리는 2시간 동안 '판타지', '위 빌롱 투게더', '수퍼내추럴' 등 자신의 과거 히트곡과 최신곡을 망라해 20여 곡을 선보였다.  

     

    '히어로', '섬데이', '위드아웃 유' 등 한국팬에게 사랑받은 몇몇 노래가 빠진 것은 아쉬웠지만, 마지막 곡으로 선사한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가 크리스마스의 흥겨운 분위기를 미리 선사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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