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이주여성 근로조건 열악…성폭력 피해도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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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농업 이주여성 근로조건 열악…성폭력 피해도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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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제공]
공감·이주여성인권센터 조사…국회서 실태 보고회

이주여성 농업노동자 대부분이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일부는 성폭력 피해까지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공익인권법재단 공감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가 14일 밝혔다.


이들 단체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지난 5∼8월 베트남·캄보디아 출신 이주여성 농업노동자 2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상자의 65.9%가 하루 10시간 이상 일하고 있으며 76.8%가 월평균 휴일이 2일 이내라고 대답했다.


월급은 59.2%가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130만 원 이하라고 대답했고, 80.6%가 고용주가 제공하는 숙소에서 지내는 것으로 집계됐다. 숙소는 대부분 농장 안의 외딴곳에 있는데, 내부가 좁고 분리된 공간이 별로 없으며 위생과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농산물 재배 업종의 주거환경이 열악해 67%가 컨테이너나 비닐하우스 등 가건물에서 지내고 있고, 고용주 등이 마음대로 숙소에 드나든다는 답변도 35.7%에 이르렀다. 욕실이나 침실에 잠금장치가 없다는 답변도 각각 26.5%였다.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사례는 12.4%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64%가 한국인 고용주나 관리자에게 피해를 봤다.


심층 인터뷰에 응한 피해자 5명은 가해자가 어깨를 껴안거나 엉덩이를 만지거나 옷을 당겨서 속살을 들여다보는 등의 행위를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한국말이 서툰 데다 경찰서가 어디 있는지, 어떻게 신고해야 하는지 몰라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공감의 소라미 변호사는 "미국과 캐나다의 경우 이주노동자에게 제공하는 숙소가 정부 기준에 맞는지 사전에 반드시 검증받아야 한다"면서 "이주여성 농업노동자들도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누리고 성폭력 피해를 예방·구제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삼화(국민의당)·정춘숙(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감·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주관으로 이날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이주여성 농업노동자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 보고회'를 연다.


보고회는 인사말, 농업 분야 이주노동자 근로 실태를 다룬 영상물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 상영, 김지혜 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 교수와 김정혜 고려대 법학연구원 연구교수의 실태조사 결과 발표, 토론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전수안 공감 이사장이 좌장을 맡을 토론 순서에는 김선재 고용노동부 외국인력담당관실 사무관, 최창행 여성가족부 권익정책과장, 강성의 서울이주여성상담센터 센터장, 김현미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가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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