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 어수선해도 성탄은 성탄'…서울 도심 분위기 '만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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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문화

'시국 어수선해도 성탄은 성탄'…서울 도심 분위기 '만끽'

명동·홍대입구·잠실 등 명소·도로 혼잡…朴대통령 퇴진집회 계속
나들이객 몰려 귀경길 고속도로도 정체

성탄절인 25일 서울 시내 주요 명소에는 뒤숭숭한 시국 속에서도 크리스마스 기분을 느끼려는 시민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낮 최고 기온이 7도까지 오르는 포근한 날씨 속에 가족이나 연인 단위의 시민들은 다소 가벼운 옷차림으로 오랜만에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성탄절 대표 명소인 중구 명동에는 주요 길목은 물론이고 좁은 골목길 구석구석까지 발길이 이어지며 한 걸음 내딛기조차 쉽지 않을 정도였다. 일부는 차량을 몰고 명동거리로 들어와 혼잡을 더욱 부채질했다.


산타나 루돌프 사슴 복장을 한 상인들은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을 유혹했다.


매장도 오색 빛깔 전구와 성탄 장식 등으로 꾸며져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풍겼다. 매대에는 크리스마스트리 모양 컵케이크와 같은 성탄 관련 상품들이 고객의 손길을 기다렸다.


길가 곳곳에는 다양한 캐럴 소리가 울려 퍼졌다. 구세군도 종소리를 울리며 이웃을 향한 따뜻한 관심을 호소했다.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인 명동 우리은행 앞에는 10m 높이의 대형 트리가 설치돼 지나가는 시민들이 이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기에 바빴다.


포근한 날씨임에도 연인들은 서로 떨어질세라 바짝 붙어 인파를 헤쳐나갔다. 한쪽 손은 부모님의 손을, 다른 손으로는 주전부리를 든 어린이들은 들뜬 표정으로 성탄 분위기를 즐겼다.


다만 높은 미세먼지 농도 탓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에 나온 시민들도 다수 보였다.


셀카를 찍던 대학생 최욱성(23)·정혜영(22·여)씨 커플은 "평소 명동에 많이 오는데 중국인 관광객보다 우리나라 사람이 더 많은 모습은 오랜만"이라며 "시국이 어수선하지만, 오늘만큼은 축제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고 웃었다.


명동성당에는 미사 시간이 아님에도 신자들이 끊임없이 들어와 성호를 긋고 두 손을 모아 기도하며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했다.


성당 앞마당에는 2천16년 전 아기 예수의 탄생을 재현한 구유가 설치돼 시민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성당 앞에서 만난 백종철(50·회사원)씨는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성탄 분위기를 만끽하러 경기 용인 수지에서 아내와 아들, 딸과 나왔다"며 "성당에서 느껴지는 경건함을 가족들과 나눴다"고 말했다.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는 젊은이들이 물밀 듯이 밀려들며 병목현상까지 빚어질 정도였다.

국내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 회사 캐릭터 상품을 파는 한 상점에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려는 이들 수백명이 몰려 입장하려는 이들의 줄이 건물을 한 바퀴 휘감아 도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영등포구 여의도공원과 광진구 뚝섬 한강공원에서는 부모의 손을 잡고 눈썰매를 타러 온 아이들이 즐거움을 만끽했다.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함께 팝 아티스트들의 크리스마스 작품이 전시된 청계천 등지에서도 시민들은 기념촬영을 하며 성탄절 분위기를 한껏 냈다.


평소에도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명소와 백화점이 있는 명동, 놀이동산이 있는 잠실 일대 등은 오후에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서울 밖으로 나들이를 갔던 사람들이 귀경길에 오르면서 고속도로 곳곳에서도 정체가 빚어졌다.


오후 4시 현재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은 대관령나들목∼진부나들목, 평창나들목∼면온나들목 등 총 29.9㎞ 구간에서 자동차들이 서행 중이고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 양재나들목∼서초나들목 구간에서도 차들이 제 속도를 못 내고 있다. 

14826520268512.jpg명동으로 몰린 크리스마스 인파[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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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성탄절(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크리스마스인 25일 오후 서울광장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걷고 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권, 전북에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이라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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