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만 바라보고 있어요. 꼭 금메달을 따고 싶습니다."
카자흐스탄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팀은 지난 8일 막을 내린 알마티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여자 3천m 릴레이에서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여자 대표팀의 유일한 메달이었다. 이 과정에서 주역을 한 이는 지난 2014년 귀화한 김영아(25) 선수다.
김영아는 귀화 관련 행정절차와 국제빙상경기연맹의 규약에 따라 2년간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다 이번 대회에서 국가대표팀에 뽑혀 당당히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주 종목인 1천m, 1천500m에서는 아쉽게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그는 13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지난해 12월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에 카자흐스탄 국가대표로 처음 출전해 조3위로 예선 탈락했지만 국제대회 분위기를 파악했고, 이번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다"며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을 때 카자흐스탄의 카르스베코프 마드랄리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감독으로부터 좋은 훈련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받았어요. 당시 동계U대회를 유치한 카자흐스탄은 쇼트트랙 종목이 가장 취약했거든요. 이 종목에서 메달을 기대하며 저를 스카우트한 것입니다."
김영아의 이번 동메달 획득은 마드랄리 감독의 당시 판단이 주효했음을 증명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마드랄리 감독은 알리야(김영아 현지이름)가 과거 고려인이나 한국인 감독과 코치진들이 카자흐스탄의 쇼트트랙을 발전시켜온 것처럼 앞으로 대표팀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김영아는 현지인뿐만 아니라 카자흐스탄 11만여 명에 달하는 고려인에게도 큰 관심의 대상이다. 현지 한인일보 등 고려인 언론들은 그가 이번 동계U대회에 출전하기 전부터 인터뷰를 통해 소개하는 등 여러 소식을 전하고 있다.
"어깨가 무겁고, 부담감이 큰 만큼 합숙훈련도 열심히 참여하고, 전지훈련에도 빠지지 않습니다. 앞으로 여러 국제대회에 참가하면서 부담감을 떨쳐버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대회에서 만나는 한국 선수나 코치진들이 걱정하지 말라고 더 많은 격려와 조언을 해줘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는 한국과 차이가 나는 카자흐스탄의 자유스러운 훈련 분위기도 만족스러워한다. 무엇보다 마드랄리 감독이 부모처럼 잘 보살펴줘 불편함 없는 현지 생활이 안정감을 준다고 한다.
김영아는 오는 19∼26일 일본 삿포로(札幌)에서 열리는 동계아시안게임을 비롯해 각종 국제대회에 참가해 평창 올림픽대회 전까지 금메달 꿈을 키워 나갈 예정이다. 모든 인생 계획을 평창 이후로 늦춰놓은 것이다.
"대회가 임박하면 거의 걸어다닐 수 없을 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을 합니다. 많이 먹어도 살이 계속 빠질 정도죠.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까 지켜봐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