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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허' 삼수는 기본…취득비용 100만원 넘기 일쑤

기사입력 2017.04.1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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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화된 면허시험 합격률 53.4%…T자코스서 줄줄이 고배
    "운전대 잡으면 멘붕…포기하고 환불받고 싶어" 하소연

    인천시 서구에 사는 정모(20)씨는 지난달 13일 총 4번의 고배를 마신 뒤에야 겨우 운전면허를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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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씨의 운전 면허시험 기록.

    학과 시험에서는 두 번째 도전만에 합격했지만, 장내 기능시험에서 세 번의 실패를 맛봤다.


    기어 변경 실수, 방향 지시등 미사용, 속도 초과 등 불합격 사유도 매번 달랐다.


    출발과 동시에 5점씩 점수를 잃다가 최대 난코스인 'T자 코스' 장벽을 넘지 못하고 실격 처리되기를 반복했다.


    장내 시험장에만 들어서면 식은땀이 줄줄 흐르기는 강모(22·여·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씨는 마찬가지다.


    지난달 초 청주 운전면허학원에 등록한 강씨는 한 달 넘도록 1종 보통 면허 시험에 도전하고 있지만, 아직 면허를 따지 못했다.


    강씨는 "기능시험에서 4번 떨어져서 이제 차만 타면 '멘붕' 상태에 빠진다"면서 "학원비, 시험접수비로 100만원이나 썼는데 다 포기하고 환불받고 싶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그는 운전 학원에서 65만원을 내고 장내기능 4시간, 도로주행 6시간 교육을 받았다.


    기능시험에서 연거푸 낙방하면서 응시료로만 7만4천원을 지불했다.


    면허시험장의 1·2종 보통 장내기능시험과 도로주행 응시료는 각각 1만8천500원, 2만5천원이다.


    기본 교육 이외에 낙방으로 인한 추가 학원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한 시간에 4만∼5만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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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자료사진]

    9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2일 새 면허시험 제도 시행 후 지난달 21일까지 장내 기능시험 합격률은 53.4%로 나타났다.


    장내 기능시험 주행거리는 50m에서 300m로 늘어났고, 과거 대표적 난코스로 꼽힌 경사로와 'T자 코스'가 부활해 난이도가 높아졌다.


    T자 코스, 경사로가 없었던 '물면허' 시험의 합격률은 92.8%에 달했다.


    합격률이 낮아지면서 재도전에 나서는 불합격자들은 학원비와 시험응시료로 100만원을 넘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부산시 수영구의 한 운전면허 학원의 수강료는 장내기능 4시간, 도로주행 6시간에 58만원이다.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추가 교육(기능 4시간, 도로주행 2시간 추가)을 합하면 수강료는 95만원에 달한다.


    이 학원 관계자는 "추가 교육을 받아야 합격률이 70∼80%가 나오기 때문에 신규 등록자 절반 정도는 '과외수업'을 받는다"고 전했다.


    기본 교육만으로는 합격률 50%대의 '불면허' 시험에서 낙방하는 경우가 많아 추가 교육을 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학원비는 100만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고 학원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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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찰 관계자는 "시간이 갈수록 응시생이 바뀐 시험에 적응하면서 합격률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학원비도 학원 간 경쟁을 통해 점차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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