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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쟁명誌 "北,핵폐기대가로 평화협정·6천억불 원조 요구"(종합)

기사입력 2017.05.03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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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중, 작년 8월부터 비밀협상…中 외교가 "터무니없는 얘기"
    "中, 대북 무상원조 2015년 9월부터 반토막…요청의 10% 수준 급감"

    북한이 향후 10년 동안 매년 600억 달러(약 67조8천600억 원)의 무상원조를 제공받고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을 조건으로 핵을 폐기하겠다는 뜻을 중국에 내비쳤다고 홍콩 화교용 뉴스사이트 아보뤄(阿波羅)신문망이 현지 유력 월간지 쟁명(爭鳴) 5월호를 인용해 3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북중 양국이 지난해 8월부터 핵폐기를 위한 비밀협상을 벌여왔고, 그 결과 북한의 요구조건이 8개항에서 4개항으로 줄어든 가운데 북한이 이같이 요구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선 북한은 경제적으로 중국·미국·일본·러시아·한국이 10년 기한으로 매년 600억 달러의 무상원조를 제공하는 한편 유엔의 관련 대북제재 결의 철회와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조건으로 걸었고, 그게 충족되면 북한은 3년 기한으로 핵무기를 단계적으로 폐기하고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 중단 의지를 밝혔다.

    북한은 아울러 북-중, 북-러시아 최고지도자가 각각 협약에 서명하는 방법으로 정권의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요구를 했다고 쟁명은 전했다.


    쟁명은 현재 북중 양국이 협상에서 가장 첨예하게 매달리는 부분은 핵을 폐기하는 수순과 방식이라고 전했다.

       

    중국이 관련 당사국이나 유엔 전문가들로 사찰팀을 구성, 북한이 60일 내로 핵장치와 원료를 폐기할 것을 주장하면서 경제원조의 형식이나 금액도 다른 고려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홍콩 군사평론가 량궈량(梁國樑)은 소식통의 전언을 인용해 "중국이 북한에 3개월내 핵무기 폐기를 요구하면서 북한이 2∼3주내 이를 받아들이도록 설득하고 있는 중"이라며 북한도 이에 대해 경제적 이익, 안전 보장, 3년내 핵폐기 조건을 걸었다고 전한 바 있다.


    량궈량은 이 소식의 신뢰성이 매우 높은 편이라며 이 협상의 성공률이 절반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 조건을 최종 거부하게 되면 중국도 외교적 중재 노력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쟁명은 이와 함께 중국이 지난달 13일 주중 북한 대사를 불러 한반도 비핵화 목표 실현과 군사적 행동을 통한 한반도 긴장 고조 반대, 양자·6자 회담 등 평화적 방식 통한 문제 해결, 핵무기 재차 시험 발사·개발 불용, 북한의 타국 선제공격 반대, 북한의 사회주의 건설 평화노선 계승 희망 등 6가지 의견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또, 쟁명은 지난달 16일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에 실패한 직후 중국 외교부가 박명호 주중 북한대사관 공사를 초치해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벌일 경우 석유공급 중단, 북중 국경 폐쇄 등을 포함한 중국의 엄중한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쟁명은 중국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집권 후 매년 북한에 100억 위안(약 1조6천400억 원) 규모의 물품을 무상 원조하다가 2015년 9월 50억 위안(8천200억 원)으로 규모를 줄였다며 주로 석유제품과 의약품, 운송차량, 전자제품, 식품 등을 지원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은 북·중 관계가 비교적 정상적일 때 북한이 요구한 물자와 외화 중 3분의 1에서 4분의 1을 제공했지만, 최근 몇 년간은 요구의 10분의 1을 제공했으며 물자 종류도 중국이 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 시사월간지 동향(動向)도 쟁명의 보도와 비슷한 내용을 전한 바 있다.


    동향은 박명호 공사를 불러들인 자리에서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5가지 징벌 조치를 취하겠다는 최후통첩성 비망록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지지와 함께 석유공급 중단, 모든 경제협력 중지, 주북한 중국대사 본국 소환, 육상·해상 접경 봉쇄 방안을 거론하며 같은 자리에서 북중 군사동맹 조약인 '중조 우호협력 상호원조 조약'의 파기 가능성까지 내비쳤다고 동향은 전했다.


    쟁명과 동향의 보도는 사실 확인이 어렵지만 북중 양국이 표면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핵폐기를 놓고 막후 협상을 벌이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중국이 이처럼 북한에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며 압박하는 것은 북한의 핵 개발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판단 때문이다.


    중국이 파악한 정보로는 북한은 지하에 12∼15기의 핵장치를 보관하고 있으며 그 위력은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20배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중국, 특히 동북지역에 재난성 위협이 된다는 것이 중국의 판단이다.


    다만 근래 들어 북한의 핵개발 진전 속도가 다소 둔화했으며 현재 운반로켓 및 핵탄두 기술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 내 외교가에선 북한의 선(先) 핵무기 포기 및 미사일 개발 중단을 요구해온 미국 등의 분위기를 잘 아는 중국이 미국·일본·한국·러시아와 공동으로 10년간 6천억달러 원조 제공 약속을 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면서, 그런데도 북한이 6천억달러 제공요구를 했다면 '터무니없는 얘기'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4938177970633.jpg북한 핵 폐기 나설까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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